열악한 환경 속 ‘영웅’ 소방관들, 처우개선 기대…내년부터 ‘국가직’ 전환

열악한 환경 속 ‘영웅’ 소방관들, 처우개선 기대…내년부터 ‘국가직’ 전환

  • 기자명 김지은
  • 입력 2019.11.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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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김지은 기자] 소방관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국가직 전환’이 드디어 시행된다. 전국 소방관을 내년부터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법안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2011년 국가직과 지방직을 일원화해 소방관의 처우를 개선하고 소방서비스의 지역 격차를 해소하자며 만든 법안이 처음 발의된 지 8년여 만이다.

국회는 19일 본회의에서 소방공무원법·소방기본법·지방공무원법·지방자치단체에 두는 국가공무원 정원법·지방교부세법·소방재정지원특별회계 및 시도소방특별회계 설치법 개정안 등 소방관 국가직화 법안 6건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 4월부터 지방직 소방공무원 5만1000여 명이 국가직으로 전환된다.

시·도지사 직속으로 소방본부를 두되, 소방청장이 필요한 경우 시·도 소방본부장과 소방서장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게 됐다. 시·도 조례에 따라 제각각 운영하는 소방특별회계는 법률로 격상돼 지방 소방재정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소방관 대부분(98.7%)이 지방직인 탓에 소방장비부터 처우까지 지자체 재정에 따른 국민 안전 격차가 문제로 지적돼왔다.

이에 2011년 이명방 정부 당시 유정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방관 국가직 전환을 골자로 한 법률 전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국회에서도 소방직 국가직화 필요성이 여러차례 제기됐고, 이명박 정부는 물론 박근혜 정부에서도 소방관 국가직화를 밀어붙였지만 법제화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전개된 것은 2014년 광주 소방헬기 추락사고 이후 소방관들의 열악한 근무 여건이 알려진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소방관들이 불이 난 현장에서 쓰는 장갑을 자비로 구입한다는 사실이 처음 알려졌다.

그해 10월 여야의 정부조직 개편 합의에 ‘단계적으로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큰 진전이 시간만 흘러갔다.

이후 지지부진하던 논의는 지난 4월 강원 산불을 계기로 다시 불붙었다. 대형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국가직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이다.

이를 계기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달라’는 제목으로 청원 글이 올라왔고, 사흘만에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인건비 문제는 국가직 전환과 소방관 충원에 드는 인건비를 소방안전교부세 증액으로 지원하기로 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기존 담배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 총액의 20%에서 내년에는 45%로 상향해 부족한 소방인력 확충을 위한 인건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소방청은 하위법령 입법 절차를 내년 3월까지 마무리한 뒤 4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장비나 처우 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문호 소방청장 이날 “국민이 가장 사랑하고 신뢰하는 조직이 소방인 만큼 더 열심히 노력해서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 청장은 “국민들로부터 너무 많은 성원을 받았다. 그 결과로 (국가직화가) 실현된 것으로 본다”며 “오랜 숙원 사업들이 해결된 만큼, 국비를 투여할 수 있는 좀더 좋은 여건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은 더 열심히 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김지은 webmaster@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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