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주식투자”…증시 끌어올린 동학개미의 ‘힘’

“빚 내서 주식투자”…증시 끌어올린 동학개미의 ‘힘’

  • 기자명 김미희
  • 입력 2020.08.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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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코스피가 2년 2개월 만에 2400 선을 돌파하면서 동학개미들의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7월 31일 기준으로 47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약 27조원에 비해 약 70%가 늘었다.

지난 6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투자자 예탁금이 5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루 동안에만 무려 4조원이 넘게 유입된 것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 계좌에 입금된 금액으로, 예탁금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초 27조원으로 시작했던 예탁금은 직접 투자가 늘어나면서 꾸준히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공포로 주가가 급락했던 지난 3월에는 40조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열풍에는 SK바이오팜 등 바이오주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실제로 SK바이오팜은 지난 6월 23~24일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모주를 청약, 31조가 몰리는 기염을 토했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바이오주가 높은 기대를 받으면서 거래가 집중된 것이다.

또 대규모 펀드 환매 사태가 이어지면서 직접 투자를 하는 ‘머니무브’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상반기 '동학개미 운동'의 성공과 잇단 사모펀드 사태로 펀드 등 간접투자 수단에서 자금을 빼 직접 주식투자에 뛰어드는 개인 투자자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 6월 28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 원 이상 펀드의 현황을 집계한 결과 지난 25일 기준 국내 주식형·혼합형·채권형 펀드 1863개의 설정액은 총 86조5427억 원으로 연초 이후 12조9717억 원(13.04%) 감소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투자 사모펀드에서 지난 3월 이후 넉 달 간 빠져나간 금액은 4조9126억 원에 이른다. 특히 일부 펀드 등이 사기나 불완전 상품임을 알고도 판매했다는 것이 금감원 조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직접 투자하는 인원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의 투자성향 등 정보를 조작해 위험상품 투자 경험이 없는 고령층에게 DLF를 판매하는 등 불완전 판매 사례도 다수 확인돼 투자자 불신을 키웠다는 것.

이러한 증시 열풍은 당분간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대어급 공모주 청약 등을 고려하면 한동안 증시 주변에 머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처럼 풍부한 개인 투자자 자금풀이 당분간 개인 투자자의 활발한 증시 참여 추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로 투자자들이 이른바 ‘중위험·중수익’ 상품들이 실제로는 원금 전액 손실 가능성이 있는 ‘초고위험·중수익’ 상품이 될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부동산 규제 등이 강화되면서 부동산 시장 진입 장벽이 어려워진 만큼 당분간 증시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더퍼블릭 / 김미희 free_00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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