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사기꾼’ 김봉현의 옥중편지에 담긴 노림수

‘희대의 사기꾼’ 김봉현의 옥중편지에 담긴 노림수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0.10.2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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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통 아닌 곁다리?…불구속 상태서 재판 받으려는 꼼수

▲ 지난 4월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는 김봉현 전 회장의 모습.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한창인 2020년 10월, 여의도 정치권과 서초동 법조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을 꼽으라면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아닐까 싶다.

김봉현 전 회장은 1조 6000억 원대의 피해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의 몸통 중 한명으로 지목된다. 검찰은 이런 김 전 회장에 대해 지난 5월 경기도 버스운송업체 수원여객 자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했고, 지난 8월에는 라임자산운용 자금을 투자받은 스타모빌리티 회삿돈 400억원과 재향군인회 상조회 자금 377억원, 보람상조에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매각한 대금 250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 1000억 원대의 횡령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그래서 집권당과 야당은 김 전 회장을 가리켜 ‘사기꾼’이라 입을 모은다.

그런데 작금의 대한민국은 사기꾼에게 놀아나는 모양새다. 사기꾼의 법정 진술로 집권당이 들썩이더니, 사기꾼의 옥중편지로 야당과 검찰, 특히 검찰총장이 우스운 꼴이 됐다. 나아가 사기꾼의 노림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라임 펀드 사기 수사를 지휘했던 서울남부지검장은 사의를 표명하기까지 했다. 결국 라임 펀드 사기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 방안이나 금융사들의 잘못은 뒷전이 되고 말았다. 이에 <더퍼블릭>이 정치가 검찰을 덮게 만든 ‘희대의 사기꾼 김봉현’의 노림수에 대해 짚어봤다.

 

판세 뒤집은 ‘사기꾼의 옥중편지’

진실과 허구의 절묘한 조합=과장

지난 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환승) 심리로 진행된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이날 김 전 회장의 법정 증언은 여의도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김 전 회장은 법정에서 “지난해 7월 27일 이강세 대표가 강기정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러 간다고 했다. (내가)이강세 대표를 보자고 해 집에 있던 돈 5만원권, 5000만원을 쇼핑백에 담아 (이 대표 집 근처 호텔 커피숍에서)넘겨줬다”고 증언했다.

광주MBC 사장을 지낸 이강세 전 대표는 김 전 회장을 정치권에 연결해 준 인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강기정 전 수석에게)금품을 전달했다고 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김 전 회장은 “네. 인사하고 나왔다고 했다”고 답했다.

이 대표에게 5000만원을 전달했다는 구체적인 증거에 대해서는 “호텔 CCTV가 있다면 다 찍혀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라임 사태 이전에 이 대표를 통해서 검찰 수사에 청탁을 시도한 적 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도 “네”라고 답했다.

김 전 회장의 이러한 증언에 대해 강기정 전 수석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력 부인했다.

강 전 수석은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에게 돈을 건넸다는 다음날인 7월 28일 자신의 청와대 집무실에서 이 대표를 만난 건 맞지만 돈이 오간 사실은 없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12일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을 위증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 위해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도착,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봉현 옥중편지 “기동민도 좋지만 꼭 강기정을 잡으라”

이런 호재성 이슈를 야당이 손 놓고 있을 리 없었다. 야당은 즉각 권력형 비리게이트로 규정했고,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강기정 전 수석의 금품수수 의혹에 앞서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도 김봉현 전 회장에게 돈을 받고 금융감독원의 라임 관련 문건을 전달한 혐의로 징역 4년이 선고됐고 ▶집권당 소속 기동민 의원의 경우 김 전 회장으로부터 3000여만원과 맞춤형 양복을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친노 인사인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은 라임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8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7월 구속 기소됐다.

이 외에도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과 이수진 집권당 비례대표 의원, 김갑수 전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등이 김 전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였다.

야당으로선 권력형 비리게이트로 규정할 여지가 충분했다.

수세에 몰린 집권당은 사기꾼의 일방적인 날조에 불과하다며 특검에 선을 그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역시 강 전 수석이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 국정감사에 출석한 추 장관은 “특정 정치인과 관련해 법정에서 돈을 교부했다는 진술이 나왔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이)조사를 했고, 돈을 받은 바 없다는 것이 조서에 자세히 기재돼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 전 회장이 ‘나는 경비를 아끼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이고 (청와대)민정수석실이고 다 내 사람’이라는 등 지인과 주고받은 문자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라임 사태가 권력형 비리게이트 의혹으로 확산되던 찰나, 김 전 회장의 옥중편지가 공개됐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6일 자필로 쓴 옥중편지를 언론을 공개했는데 ▶2019년 7월 A변호사와 검사 3명에게 청담동 소재 룸살롱에서 1000만원 상당의 술접대를 했고 ▶술접대 검사들이 추후 라임 수사팀을 만들 경우 합류할 검사들이라 소개받았으며 ▶A변호사로부터 ‘너가 살려면 기동민도 좋지만 꼭 청와대 강기정 수석 정도를 잡으라’는 얘기를 들었고 ▶검찰에 야당 정치인에 대해 진술해도 수사 진행이 안 되고 오직 여당 유력 정치인들만 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의 옥중편지는 지난달 21일 작성됐고,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이 한 달간 가지고 있다가 라임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 직전 공개됐다.


▲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통해 야권 인사에게도 로비를 벌였으며 현직 검사에게도 접대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이 입장문에는 지난해 7월 전관 출신 A 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1천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면서 회식 참석 당시 추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할 검사들이라고 소개를 받았는데, 실제 1명은 수사팀에 참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권력형 비리게이트→윤석열 검찰 비리 의혹

김봉현 전 회장의 옥중편지가 공개되자 판이 뒤집혔다.

권력형 비리게이트 의혹은 사그라지고, 윤석열 검찰의 짜맞추기식 표적수사 및 비리 의혹에 초점이 맞춰졌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면에 나섰다.

추미애 법무부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김 전 회장의 옥중편지가 공개된 직후 곧바로 감찰에 착수했고, 지난 18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야당 정치인 수사를 철저히 하지 않은 의혹이 있다’는 감찰 결과를 발표했으며, 다음날인 19일 추미애 장관은 윤석열 총장을 라임 사건 수사 지휘에서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을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야당에선 ‘사기꾼 편지 한통으로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했다’는 쓴 소리가 나왔다.

아들의 ‘황제휴가’ 의혹 사건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지만, 야당의 비판을 겸허히 경청하고 수용하는 건 ‘추미애 스타일’이 아니다.

추 장관은 지난 21일자 페이스북에서 “김봉현에 대해 그가 구속된 4월 23일 이후 석 달 사이에 무려 66회나 불러서 여권 정치인에 대해 캐묻고 회유하는 조사를 반복했다고 한다”며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피의사실이 언론을 통해 마구 흘러나온 반면, 야권 정치인과 검사들에 대한 향응제공 진술이 있었으나 (남부)지검장은 총장에게 대면보고에 그쳤고 그 누구도 알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김 전 회장의 편지내용을 사실이라고 전제하면서 자신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정당했음을 피력한 것이다.

 

▲ 법무부가 지난 19일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주장한 '검사 술접대 의혹'에 관해 서울남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2차 옥중편지 공개…“사실과 거짓을 살살 섞어 과장”

 

1차 옥중편지로 판을 뒤집는 재미를 본 뒤 아예 쐐기를 밝으려는 의도였을까. 


윤석열 총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하기 하루 전인 지난 21일 김봉현 전 회장의 2차 옥중편지가 공개됐다.

김 전 회장은 2차 편지에서 ▶자신과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도피 당시 검찰 관계자들로부터 도피 방법 등 권유와 조력을 받았다고 했고 ▶지난해 7월 A 변호사와 검사 3명에게 술접대를 한 건 사실이라고 강조했으며 ▶윤석열 총장이 A변호사에게 ‘청문회 준비팀을 도와주라’고 부탁하기도 했고 ▶이강세 대표가 강기정 전 수석을 만나고 온 건 사실이지만 둘 사이에 금품이 오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등 여권에 다소 유리한 주장을 폈다.

김 전 회장의 2차 편지에 대해 이강세 전 대표의 변호인은 “말이 계속 바뀐다. 신빙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 22일 서울남부지법서 이 전 대표의 재판이 진행됐는데, 이 전 대표의 변호인은 재판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봉현은 전과도 있고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말 바꾸면서 2차 (옥중편지를)또 써냈는데, 거짓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하면 안 믿어주니까 사실과 거짓을 살살 섞어 과장하고 있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김봉현의 ‘딜’
사기꾼 변호하는 LKB…‘초대 공수처장’ 후보

사의 표명한 서울남부지검장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

사실과 거짓이 섞인 것으로 의심되는 2차 옥중편지의 후폭풍은 라임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장의 사직으로 이어졌다.

박순철 남부지검장은 지난 22일 검찰 내부 통신망에 ‘라임 사태에 대한 입장’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다.

박 지검장은 검사 술접대 및 야당 정치인 비리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김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해 “(술접대 등)검사 비리는 이번 김봉현의 입장문 발표를 통해 처음 알았기 때문에 대검에 보고 자체가 없었고, 야당 정치인 비리 수사 부분은 5월경 전임 서울남부검사장이 격주마다 열리는 정기 면담에서 면담보고서를 작성해 검찰총장께 보고했다”며 “저를 비롯한 전·현 수사팀도 당연히 수사를 해왔고 그렇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은 있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추미애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선 “검찰총장 지휘 배제의 주요 의혹들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며 “(수사지휘권 발동은)검찰권 행사가 위법하거나 남용될 경우에 제한적으로 행사되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당함을 강조했다.

박 지검장은 “그동안 검찰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아 오지 못했다. 검사장의 입장에서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면서도 “다만, 정치와 언론이 각자의 프레임에 맞추어 국민들에게 정치검찰로 보여지 게 하는 현실도 있다는 점은 매우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 이제 검사직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사기 사건 수사책임자인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사의 표명을 한 다음 날인 지난 23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검찰청으로 출근하기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기꾼과 법무부 장관이 ‘원팀’으로 일하는 나라”

라임 사태 수사를 지휘해온 서울남부지검장 사직이라는 후폭풍까지 몰고 온 김봉현 전 회장의 2차 옥중편지에는 이런 내용도 담겼다.

라임 사태는 2019년 6월 이전까지의 펀드 운영상의 문제고, 자신과 주변 인물들은 2019년 6월 이후로 라임 펀드를 살리기 위해 뛰어든 사람들이라고 김 전 회장은 주장했다.

또 “이미 죽은 사람 살리겠다고 뛰어들어 인공호흡하던 사람들을 왜 라임 펀드 사기꾼과 비호세력을 몰아가는 것이냐”고 따져 물으며, 자신과 주변 인물들이 피해자들의 돈을 돌려주고 라임 사태를 수습할 적임자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나아가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드리려 하는데, 손발 다 잘라서 목에 인공호스 하나 꽂아 이런 곳(서울남부구치소)에 가둬놓고 무슨 손으로 눈물을 닦아드리란 말이냐”며 자신을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라임 사태의 몸통이 아니라 곁가지 중 하나”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김봉현이 편지 가지고 딜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지난 22일자 페이스북에서 “그 편지(2차 옥중편지) 읽어 보니 결국 자신을 몸통이 아니라 곁다리로 해달라는 요구”라며 “검찰개혁 프레임을 걸면 정부여당에서 솔깃할 것을 아는 것이고, 그래서 (자신의 법정)진술을 뒤엎고 여당 인사에게는 로비를 하나도 안 했다, 오직 검찰에게만 했다는 뻘소리를 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정부여당에서는 일단 이를 국면전환용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사태의 본질을 흐리는 교란작전”이라며 “수사방향을 곁가지인 검사들로 돌려놓고, 그것을 활용해 수사팀 다시 짜서 정작 몸통인 정치권 로비에 대한 수사를 못하게 방해하겠다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진 전 교수는 “그런데 패턴이 자꾸 반복되니 좀 싫증이 난다. 속이 너무 빤히 들여다보이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며 “잠시 국민의 눈을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진실은 드러나는 법. 저 난리를 치는 걸 보니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모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기꾼들이 의인 행세하는 세상이다. 정말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라며 “사기꾼과 법무부 장관이 원팀으로 일하는 나라는 적어도 OECD 국가 중에선 대한민국이 유일한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21일 2차 '옥중 입장문'을 공개했다.

회장님의 클라스, 변호사만 12명…폭로성 옥중편지 배후 가능성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드리려 한다’, ‘라임 사태의 몸통이 아니라 곁가지 중 하나’라고 주장하는 김봉현 전 회장은 그동안 5개 로펌 총 20명의 변호사를 선임했고, 중 2개 로펌(변호사 8명)이 사임해 현재는 3개 로펌 12명의 변호사가 그의 변호를 맡고 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의 구치소 접견 기록을 분석한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김 전 회장의 변호인 접견 시간을 보면 대부분 오전 10시~오후 4시로 나온다. 하루에 5~6회에 걸쳐 변호인 접견한 기록도 적지 않다”며 “김 전 회장의 폭로 자체가 배후 공작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기에 신속·정확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의 선임한 로펌 중에는 이광범 대표 변호사가 이끄는 엘케이비앤파트너스(LKB)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광범 변호사는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 연구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이자 초대 공수처장으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아울러 김 전 회장의 옥중편지를 언론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인물은 민변에서 활동했던 변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의 2차례 옥중편지에는 윤석열 검찰을 공격하고 여권 인사를 비호하는 등의 정쟁화를 통해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서 재판을 받으려는 노림수가 깔려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이러한 전략의 배후로 김 전 회장 변호인들이 지목되고 있다.

“권력에 빌붙으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선례”…“진실·정의가 먼저인가, 사기꾼이 먼저인가”

야권은 라임 사건은 물론 이낙연·이재명 등 유력 대권주자들이 거론되는 옵티머스 사건 전반을 수사할 특검 도입 법안을 지난 22일 발의했는데, 특검팀 파견 검사만 30명이고 파견 공무원이 60명에 달한다. 최순실 특검의 1.5배 규모라고 한다.

그러나 집권당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선 속도가 생명인데, 특검팀을 꾸리는데 시간이 걸리고 이렇게 되면 내년 3~4월께 수사결과가 나온다는 이유로 특검을 거부했다.

집권당 주장처럼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치권력에 예속되지 않은 특검이 그나마 진정성이 있고 중립적일 텐데,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까 두려운 것인지 또는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자칫 악영향이 미칠까 우려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집권당은 한사코 특검을 거부하는 실정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을 지낸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출신 김종민 변호사는 이렇게 지적했다.

“라임·옵티머스 사건은 합쳐서 2조원이 넘는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한 초대형 금융사기사건인데, 그 사기 사건의 실체를 파헤쳐야 할 수사가 사기꾼 김봉현의 문건 하나에 산으로 가고 있다”고.

김종민 변호사는 지난 22일자 페이스북에서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으로 검찰을 철저히 무력화 시키고 인사권과 수사지휘권을 남용해 정치권력에 예속시켰다”면서 “문재인 정권이 부도덕함을 넘어 사악한 것은 이러한 검찰의 무력화, 정권 예속을 강화시키려는 궁극적 목적 때문”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개혁은 허울이자 핑계고 바로 라임·옵티머스 사건 같은 초대형 권력형 비리를 뭉개 없애고 앞으로도 검찰의 수사 칼날이 권력을 향해 다가오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변호사는 “문재인 정권이 대한민국에 끼친 가장 큰 해악은 부패한 범죄세력 비호에 국가권력을 남용하고, 권력에 빌붙은 불법과 비리는 철저히 보호되고 처벌받지 않는다는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시 국민은 묻는다. 문재인 정권의 정의는 무엇인가”라며 “진실과 정의가 먼저인가, 사기꾼 김봉현이 먼저인가”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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