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화웨이 제재, 요동치는 반도체 시장…앞으로의 향방은?

美 화웨이 제재, 요동치는 반도체 시장…앞으로의 향방은?

  • 기자명 선다혜
  • 입력 2020.09.1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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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화된 제재가 15일 발동됨에 따라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소프트뱅크가 반도체 설계 부문의 공공재 역할을 해온 ARM을 미국 엔비디아에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계약 성사 여부에 따라서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웨이 제재에 이어서 ARM 매각이라는 이슈가 겹치면서 반도체 시장은 한동안 요동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은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이 중단됐다. 미국 기술을 부분적으로 활용한 세계의 전 반도체 기업은 미국 상무부의 허가 없이는 화웨이에 제품을 팔 수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반도체 기업들은 당장 4분기 실적에 비상등이 켜졌다. 더욱이 최근 서버용 D램 고정가격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손인 화웨이가 빠질 경우 매출 감소는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인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D램, 낸드플래시 등 매출 비중이 큰 메모리 반도체 뿐만 아니라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 반도체도 모두 포함돼 있다. 물론 업계에서는 화웨이가 제외될 경우중국계 기업인 샤오미, 비포, 오포가 반사이익을 보면서, 이들 기업이 일정 물량을 흡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화웨이가 미국 제재에 앞서 3분기까지 입도선매한 반도체 재고가 최소 6개월 가량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웨이에 재고가 떨어질 때까지는 매출처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없다는 시각도 있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 입장에서는 당장 4분기가 고비인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각각 7조 3000억원(3.2%), 3조원(11.4%)에 달한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장기화되면 연간 10조원의 시장이 줄어드는 것이다.

지난해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삼성전자는 3.2%(7조3천억원), SK하이닉스는 11.4%(3조원) 정도로, 이번 화웨이 제재가 장기화할 경우 연간 10조원의 시장이 날아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화웨이의 재고에 따라 다르겠지만 짧으면 4분기, 길면 내년 1분기까지도 화웨이 물량 감소로 인한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반도체 연관 사업도 화웨이에 대한 물량 공급 중단에 고심하고 있다. 당장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비롯한 OLED패널을 공급해온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 등 디스플레이 업체도 이번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에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칩(드라이브IC)이 제재 대상에 포함되면서 패널을 통째로 납품할 수 없게 됐다. 또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해주는 역할을 하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도 마찬가지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해서 발 등에 불이 떨어진 반도체 업계는 양국의 반응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책 마련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삼성디스플레이

미·중 무역 분쟁에 손발이 묶인 반도체 업계는 양국의 반응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일단 미국 정부에 화웨이에 대한 거래르 할 수 있도록 공급 승인을 요청해 놓았다. LG디스플레이도 이날 미국에 공급 승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미국이 공개적으로 중국 화웨이 죽이기에 나선 만큼 당분간은 승인이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기업들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기대되는 오포, 비보, 샤오미 등과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 GPU(그래픽처리장치) 최강자인 미국의 엔비디아가 세계 최초 반도체 설계회사인 영국 ARM 인수에 성공할 경우 반도체 업계는 또 다른 변수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공급 업체들이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가 아닌 이상 ARM의 설계도를 이용하지 않은 곳은 없기 때문이다.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시리즈를 자체 생산하는 삼성전자는 ARM의 기본 설계를 바탕으로 자체 기술을 덧붙이는 최적화 과정을 거쳐 제품을 내놓는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ARM이 엔비디아에 인수된 뒤 설계도 라이선스 비용을 인상하거나, 설계도 공급을 중단할 경우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모바일 AP시장에서 진출하게 되면 반도체 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중국이나 영국 등 독점 규제 관련 기업결합 승인을 해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에 인수과정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사진제공 연합뉴스> 

더퍼블릭 / 선다혜 a4066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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