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소외계층’ 30代 위한 공공분양 쿼터제 도입

‘부동산 소외계층’ 30代 위한 공공분양 쿼터제 도입

  • 기자명 선다혜
  • 입력 2020.08.0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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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도 ‘가점’ 때문에 4050대 밀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 공급 확대 대책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분양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30대 젊은층에 공공분양 물량의 일정량을 할당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약 당첨을 기대할 수 없어 패닉바잉(공황 구매)에 나서고 있는 30대를 위한 일종의 분양 쿼터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30대에 쿼터제를 도입할 경우 4050대의 당첨 확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한국일보>보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서울시 등이 참여하는 주택공급확대태스크포스(TF)에 정통한 관계자는 “신혼‧생애최초 특별공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젊은 층을 달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공공분양에 한해 분양 쿼터제 시행이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분양 쿼터제 도입에 적극적이었다”며 “중장년층의 반발이 클 수 있어 최종 채택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이번주 10만 가구 이사의 공급 대책이 나오고 이 가운데 상당량은 공공분양이 차지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의 청약가점제도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 2030대의 경우에는 당첨되기가 어렵다. 더욱이 서울 민영아파트 청약 커트라인은 50점대 중후반대였다. 이는 패닉바잉으로 이어졌으며,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거래 매수자의 32.4%가 30대였다 차지했다.

분양쿼터제는 이번에 새로 도입될 공공분양의 지분적립형 주택에 우선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지분적립형 주택이란 8년 임대 거주 후 분양가의 40%만 내고 분양 전환한 뒤 나머지 60%는 20년 또는 30년에 걸쳐 나눠 내는 방식을 말한다.

‘패닉바잉’에 나선 30代

서울시는 연령에 따른 분양 쿼터제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이 준비한 부동산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청약에 소외되면서 패닉바잉(공황 구매)에 나선 30대를 위한 대책이 없으면, 공급을 늘려도 소용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청약 당첨은 그야말로 ‘로또’라고 하지만 청약 가점이 낮은 30대에게는 해당사항 없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초만 해도 30점대 후반이었던 민영 아파트 가점 커트라인은 계속 상승해 올 1분기와 2분기 각각 56.5점과 57.7점에 달했다. 30대가 이러한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만점이고 무주택 기간이 10년을 채운 4인 가족(분양가족 수 3명)이 되야 한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자녀가 없을 경우 점수는 이보다 훨씬 낮아진다.

이로 인해서 2030대 사이에서는 ‘부동산 소외계층’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모아둔 자금이 4050대에 비해서 적을 수밖에 없고, 주택 구매를 위한 대출은 막혔다. 장기간 저축해 내 집 마련을 하려니 집값 상승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는 환경이다.

이에 30대 사이에서는 ‘더 오르기 전에 지금이라도 사야 한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이는 실제로 아파트 매매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6월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5월 1258건에서 2.9배인 3601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거래(1만1106건)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32.4%에 달했다. 지난 한 해 이 비중은 28.8%였다.

이와 관련해서 한 부동산 전문가는 “2030세대는 이번 정부의 지지 기반이기도 하다”며 “폭발 직전인 이들의 불만과 분노를 달래기 위해 정부가 공공분양에 대해 분양 쿼터제 도입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공급대책을 위해 공공분양 물량 대거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임대만 내놔서는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젊은 층의 수요를 잠재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중장년층에 대한 역차별 논란은 부담이다. 때문에 이번 대책에서는 우선 물량만 발표하고 쿼터제는 여론추이를 보고 향후 보완 대책으로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사진제공 연합뉴스> 

더퍼블릭 / 선다혜 a4066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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