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코리아, 역대 최대규모 배당으로 ‘국부유출’ 논란?…韓서 돈 벌고 배당은 日로?

넥슨코리아, 역대 최대규모 배당으로 ‘국부유출’ 논란?…韓서 돈 벌고 배당은 日로?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03.1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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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들 불매운동 움직임 확산…“미리 알았으면 결재 안했을 것”

넥슨코리아가 국내 게임 산업을 통해 벌어들인 잉여금을 모회사인 넥슨 재팬의 주주들에게 배당하면서 국부유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넥슨의 정식 명칭은 ‘넥슨코리아’로, 일본 니케이에 상장된 기업인 넥슨이 기업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확률형 아이템으로 논란을 사고 있는 ‘메이플스토리’ 등의 게임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도 넥슨 재팬의 주주들에게 배당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퍼지고 있는 반일정서의 영향으로 넥슨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의 현금을 배당하면서 일본으로 흘러들어가는 자본의 규모가 점차 커지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넥슨의 지배구조와 일본으로 흘러들어가는 자본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헤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넥슨은 최근 자사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면서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관련 정보 공개 직후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확률이 극히 낮다는 것이 문제로 제기됐다. 다만 현금을 주고 구매한 아이템과 관련해 정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용자들의 불만을 크게 증폭시켰다.

이날 문제가 된 건 장비에 동일한 능력치를 최대 두 개까지만 부여할 수 있도록 설정됐다는 내용이었다. 예를 들면 잭팟이 ‘777’에서 터진다면 7이 최대 두 개까지만 나오게 설정해둔 것이다.

넥슨 측은 이와 관련 “일부 능력치가 동시에 여러 개 등장하지 않도록 로직을 설정한 이유는 2011년 8월 당시 밸런스 기준점을 과도하게 초과하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사실이 이용자들에 공식적으로 전달된 바 없어 후폭풍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확률 조작’ 이슈도 버거운데 친일기업 프레임까지? 


이런 가운데 지난달 넥슨코리아의 이익금이 일본 주주들에게 배당된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국부유출 아니냐”, “친일기업” 아냐는 등의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일본 전자공시(EDINET)에 따르면 넥슨코리아는 299억8400만엔(약3203억원)의 잉여금을 일본 넥슨에 연말 배당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314억3400만엔(약 3358억원)을 중간 배당했기 때문에 총액은 614억1800만엔(약 6561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넥슨코리아의 본사 배당 규모는 2019년 467억5900만엔(약 4995억원)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러한 배당 결정으로 인해서 넥슨에 대한 뒷말이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넥슨코리아는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아직 지난해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으나, 2019년 영업이익은 1769억원 당기순이익은 1124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또한 2018년에는 적자였다. 2년 연속 배당금이 지난 2019년 당기순이익에 대비해 5배나 많은 셈이다.

이렇게 넥슨코리아에서 유입된 자금은 넥슨 재판이 2023년까지 1000억엔(1조684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추진하는데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일본 주주에 대한 배당도 크게 증가한다. 넥슨 재팬은 지난해 실적에서 나온 배당으로 지난 2019년 배당금(2.5엔)보다 두 배 많은 5엔씩 배당하기로 했다.

이 중 절반가량은 김정주 넥슨 창업자와 가족이 소유한 넥슨 지주사 NXC로 돌아간다. 지난 2019년 말 기준 김 대표와 부인, 두 자녀가 소유하고 있는 NXC는 일본 넥슨의 지분 28.7%를, NXC의 100% 자회사인 투자전문사 NXMH B.V는 18.9%를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배당으로 NXC가 넥슨으로부터 받을 돈은 21억엔(약 224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 넥슨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지역의 투자, 사회공헌, 넥슨 컴퍼니 브랜딩 강화 등 지주사로서 넥슨 그룹 전반의 기업가치 제고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유저들 사이에 ‘불매운동’까지 퍼져  


실제로 이 사실을 확인한 인벤 등 일부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넥슨 게임에대한 불매운동에 나서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해당 이용자들은 “게임을 이용하면서 결제한 돈이 일본으로 넘어가는지 알았다면 넥슨 게임에 결재를 하지 않았을 것”, “넥슨도 친일기업인줄 몰랐다”, “확률 조작을 통해서 벌어들인 돈이 일본으로 넘어갔구나” 등의 반응을 보이면서 불매운동에 나서겠다는 뜻을 비췄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이용자들은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넥슨코리아의 이익금이 일본으로 넘어가는 것을 알게되면서 인내심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용자들의 분노가 사그라들기 전까지 당분간 불매운동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과 교수)은 “신규 지식재산권(IP) 개발과 다양한 수익 구조를 개발해야 국내 게임산업이 계쏙해서 성장할 수 있다”며 “돈이 되는 게임보다 적은 돈을 쓰더라도 많은 이용자가 즐길 수 있는 게임과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국내 기업이었던 넥슨, 왜 일본으로 갔나 


당초 넥슨은 넥슨코리아가 모회사, 넥슨재팬이 일본 지사인 구조였다. 넥슨 재팬은 지난 2002년 일본에서 단독 법인으로 설립됐지만, 게임 회사에 대한 기업가치를 보다 높게 평가받기 위해 현재와 같은 구조를 가지게 됐다.

넥슨은 지난 2005년 모회사가 한국 법인에서 일본 법인으로 바뀌었으며, 한국의 넥슨은 일본 법인의 자회사가 됐다. 넥슨 재팬은 넥슨이 됐고, 한국의 넥슨은 넥슨코리아로 이름을 변경한 것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게임회사는 국내보다 일본에 상장하는 것이 기업가치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으며, 자금을 조달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유리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넥슨 재팬이 넥슨코리아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으며, 국내 영업활동으로 인한 수익 배당이 모두 일본으로 유입되는 구조를 가지게 됐다.

이 중 국내로 재 유입되는 금액은 NXC와 NXMH가 배당 받게 되는 2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 금액은 모두 일본에서 활용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자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이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구조를 두고 ‘국부유출’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 발생한 매출의 일부만 국내 운영에 사용되고 대부분은 일본의 주주들과 해외 투자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넥슨에 앞서 비슷한 사례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기업은 롯데였다. 지난 2005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당시 롯데 역시도 한국롯데가 벌어들이는 수익이 호텔롯데를 통해서 일본롯데로 흘러간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문제가 됐었다.

이와 관련해서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와 넥슨의 경우 처음의 출발점은 다르지만, 일본 측에 거액의 배당금이 흘러가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많다”며 “더욱이 넥슨의 경우 처음 시작이 한국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내막을 모르는 사람의 경우 한국 기업으로 인식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실질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일본으로 흘러들어가고, 일본에 있는 넥슨이 모회사가 됐으니 여론이 좋을 리 없다”면서 “최근에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유저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이슈까지 겹쳤으니 논란이 더 가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daum.net 

더퍼블릭 / 최태우 therapy486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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