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타대우상용차, 인생 걸 만큼 위험했나…시동꺼짐·사망사고·코로나 방역실패 논란

타타대우상용차, 인생 걸 만큼 위험했나…시동꺼짐·사망사고·코로나 방역실패 논란

  • 기자명 김은배
  • 입력 2020.12.03 18:20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자 기만하는 마케팅 논란…신차 출시 열 올리다 방역실패 논란까지

▲인생트럭을 소재로 한 타타대우상용차의 동영상 중 일부
[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 고객의 소리로 움직인다는 타타대우상용차의 ‘인생트럭’이 고객들의 민심을 역주행하는 모양새다.

‘현대차 마케터’ 출신 김방신 타타대우상용차 사장이 추진한 슬로건으로 알려진 ‘인생트럭, 고객의 소리로 움직입니다’는 타타대우상용차 홈페이지 메인을 비롯해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타타대우상용차는 이달 들어 이를 내세운 광고까지 찍었다.

그러나 정작 이를 이용하는 800명 이상의 고객(차주)들은 해당 업체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소송에 나선 이들도 있다. 작년 한 차주는 차량구입 20일 만에 고속도로 터널을 지나던 중 차량의 엔진에서 불이 붙어 뒤따라오는 차량 운전자가 해당 차량과 부딪혀 즉사에 이르는 2차 사망사고까지 목도했고, 올해 또다른 한 차주는 차량구입 4일부터 시동꺼짐이 발생해 4개월간 크고 작은 19번 가량의 차량결함을 보이다 브레이크 고장에 따른 접촉사고를 겪기도 했다. 이들은 타타대우상용차에 보상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소송에 나섰다.

여기에 방역소홀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500명 이상을 유지하며 3단계 격상이 논의되고 있을 정도로 범국민적 방역경각심이 곤두 선 가운데 타타대우상용차의 군산공장 직원과 직원 가족 등 모두 5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신차 출시 등 시장진출에만 열을 올리다 방역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 타타대우상용차는 내달 3톤급 준중형 트럭 ‘더 쎈’의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SBS 보도화면 캡처. 최근 SBS가 보도한 시동먹통 및 기어변속기능 마비 관련 영상

마케팅 매진 김방신…‘미래향해 걸자’는 시동에 시동꺼짐결함
신차발표 앞두고 뚫린 방역…‘확진5·자가격리50·검사3백30명’


타타대우상용차 차량의 엔진 결함에 문제를 제기하는 차주 모임인 ‘타타대우전국차주연합회’는 지난 1일부터 타타대우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이 모임에는 800명 이상의 차주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운수업 종사자 A씨는 지난 9월 17일 타타대우를 대상으로 매매계약 해지와 차량할부금 및 영업손실액 일부를 보상하라는 소장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냈다.

A씨의 차량은 4.5t 트럭으로 지난 1월 구입 후 운행 시작 4일 만에 차량 시동이 걸리지 않고 이후 이내 차량 곳곳에서 잇단 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A씨의 차량은 운행 중 각종 고장 코드가 계기판에 뜨며 기어 작동 이상까지 20회 가까이 반복 됐다. A씨는 4월 타타대우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하자 결국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작년 9월 19일에는, A씨와 유사한 차량 결함을 호소하던 B씨가 서울-용인 고속도로간 한 터널 안에서 차량에 불이 붙는 사건을 겪었다. 이어 해당차량을 뒤따라오던 소형 상용차(다마스-한국지엠)가 들이받으면서 운전자가 즉사하는 2차사고로 확대되기까지 했다.

B씨의 사고 차량은 출고 이후 열흘이 되지 않은 2019년 9월 8일부터 계기판에 이상이 발생했다는 표시가 떠 사건발생 8일 전인 동월 11일 공식서비스센터인 익산 무왕점 타타대우서비스센터에 맡겨 점검을 받았지만, 엔진에 불이 붙었다.

이들은 해당 차량의 리콜을 요구했지만 사측에서는 무상보증 기간만 늘려주겠다는 입장을 냄에 따라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품 역시 전체 교체가 아닌 일부교체가 진행 돼 수리 이후에도 고장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게 차주 모임의 주장이다.

타타대우 측은 과거 품질 이슈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차주들의 조직이 만들어지며 요구사항이 늘어나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차주들의 교환·환불 요구는 ‘한국형 레몬법’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관리법 47조 2에는 ‘동력전달장치·제동장치 등에 같은 증상의 하자로 2회 이상 수리를 받았으나 재발한 경우 제조사에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 돼 있다. 다만 유명무실한 조항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구매 당시 레몬법을 적용받겠다는 서면계약이 양측 합의하에 이뤄져야 하고, 차량의 문제점을 비전문가인 소비자가 입증해야 하는 등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사측 입장에서는 지키지 않아도 문제 될 것 없는 조항이니 소비자 피해를 외면하는 것이 양심은 포기하더라도 남는 장사일 수 있는 셈이다. 

▲김방신 타타대우상용차 대표이사

‘연출’과 ‘현실’의 괴리…마케팅만 집중했나

문제는 타타대우의 ‘고객의 소리를 듣겠다’는 마케팅이다. ‘인생트럭, 고객의 소리로 움직입니다’는 타타대우 홈페이지 메인을 비롯해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타타대우는 지난 3일 이를 내세운 광고(브랜드 필름)까지 공개했다.

이 슬로건은 마케팅 전문가 김방신 타타대우 사장을 영입해 브랜드 감성 탈바꿈에 열을 올리면서 나온 역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년 1월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된 김 사장은 당시 대림자동차공업 대표이사로,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현대자동차에서 경영전략, 마케팅, 홍보, 연구개발 부문을 거쳐 2009년 2월까지 베이징현대 부총경리를 역임했다. 아울러 한국후지쯔, 효성중공업(기전PU), 두산모트롤BG에서 대표이사로 재직했으며 2015년에 대림자동차공업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와 관련해 한 언론(CEO/피플)은 지난 4일 보도를 통해 “김방신 사장은 지난해 2월 취임한 후 침체된 트럭 시장에서 활로를 모색하려는 취지로 타타대우의 차별적 브랜드 감성을 강화하는데 주력해왔다”고 평가했다.

해당 언론은 “김 사장은 임명된 이후, 트럭 고객이 오랜 기간 한 차량을 이용하는 경향을 고려해, 믿고 장기간 운행할 수 있는 차량임을 강조하는 표어 인생트럭을 만들어냈다”며 “이후 인생트럭을 각종 마케팅 전략에 활용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6월엔 주로 젊은 세대를 비롯해 다양한 고객들이 접근할 수 있는 유튜브에 공식 계정을 새로 생성한 뒤 영상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며 “타타대우가 김 사장 취임 전 비교적 소홀히 전개해왔던 유튜브 기반 소통 방식을 활성화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고 나섰다”고 평가했다.

타타대우는 당시 보도자료에서도 “이번 브랜드 필름은 타타대우상용차가 고객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함께하는 삶의 동반자로써 인생을 함께 고민하고 걸어가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지난해 공개한 브랜드 슬로건의 의미를 고객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브랜드 필름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또 영상 내용에 대해선 “타타대우상용차를 오랫동안 운행해온 부부가 집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영상 초반 트럭을 구매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을 시작으로, 부부가 지난 15년 동안 타타대우상용차와 함께 걸어온 추억들을 회상하는 장면을 차례로 담아냈다”고 표현했다.

이어 “특히, 영상 중반에 ‘프리마’를 계약하던 날 찍었던 사진부터 열심히 일하는 모습, 전원 주택으로 이사하며 꿈을 이룬 날, 소중한 딸의 중학교 졸업 등 부부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에 타타대우상용차가 함께 찍힌 모습들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며 3분 분량에 슬로건 ‘인생 트럭’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표현했다”고 감성적인 마케팅을 선보였다.

아울러, 영상 말미에는 ‘꿈꿔온 미래를 향해 오늘도 시동을 겁니다’라는 자막을 삽입해 타타대우상용차와 함께 성공적인 인생 스토리를 만들어보자는 메시지도 함께 전달했다. 최근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결함 문제와 사고 트럭에 대한 미비한 보상에 따라 생계를 포기해야하는 차주들이 발생한 것과 대조적인 메시지로 보인다.

▲화재사고 후 전소된 타타대우상용차의 ‘프리마 9톤’ 차량. 이 차량은 2019년 9월 19일 출고된 지 20여일 밖에 되지 시점에서 서울-용인 고속도로간 한 터널을 지나다 엔진에 불이 붙었다. 이후 미니 화물차 다마스(한국지엠)가 불이난 채 도로에 멈춰 서 있는 송 씨의 차량을 들이받아 운전자가 즉사에 이르는 2차 사고로 번졌다.

진취적인 상용차 라인업 갖추기…공장 내 코로나 다수 감염

한편, 타타대우가 오는 12월 3톤급 준중형 트럭 ‘더 쎈’의 출시를 준비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타타대우의 군산공장 직원과 직원 가족 등 모두 5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신차 출시에 열을 올리다 코로나 19방역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전라북도 방역당국 및 군산시에 따르면, 지난 1일 전북 군산의 타타대우 군산공장에서 직원 직원과 직원 가족 등 모두 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접촉자로 분류된 공장 직원 등 50여 명은 자가격리 조치를 받았다.

아울러 전체 직원 3백30여 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 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추가 감염을 우려해 공장 가동은 중단됐다. 전국적으로 연일 확진자 500명선을 유지하며 코로나 3단계 격상까지 논의되는 시점에서 방역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다.

타타대우는 지난달 12일 3톤급 준중형 트럭 ‘더 쎈’의 이미지를 공개하며 판매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타타대우는 “준중형 트럭 출시를 계기로 종합 상용차 회사로 라인업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더퍼블릭 / 김은배 rladmsqo0522@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