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신고식 치루는 유보신고제, 일반 요금제보다는 싸고, 알뜰폰보다는 비싸게?

최태우 기자 / 기사승인 : 2021-01-24 13: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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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저렴한 요금제 출시에…과기정통부, 알뜰폰 시장 고사 위험 ‘난색’”

SK텔레콤이 지난달 기존 요금 대비 ‘30% 저렴한 온라인 요금제’라는 타이틀을 걸고 출시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새롭게 출시한 온라인 요금제는 할인이 적용된 일반요금제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가운데, 알뜰폰 업계까지 나서서 이와 비슷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인해 정부가 SK텔레콤의 온라인 요금제를 반려할 것이라는 설도 돌았다. 업계에서는 유보신고제로 인한 자율경쟁은 고사하고, 통신요금에 대한 정부의 입김만 더 세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본지>는 시행되기 무섭게 반발에 부딪치고 있는 ‘유보신고제’에 대해서 낱낱이 파헤쳐보기로 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유보신고제는 사업자가 정부에 요금 이용 약관을 신고만 하면 신규 출시가 가능한 제도로, 지난달 10일부터 시행됐다.

기존에는 정부가 허가를 내줘야만 신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었지만, 해당 제도를 도입하면서 이통3사가 유연하게 요금제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수년 전부터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출시한 요금제가 비슷한 가격대와 데이터 제공량, 통화량 및 서비스 등을 제공하면서 담합 논란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업계에선 유보신고제 도입으로 이통사간 자유로운 요금제 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첫 적용 사례부터 정부가 반려를 고민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문제점이 드러났다.

SK텔레콤이 지난달 29일 제출한 신규 요금제는 기존 요금보다 30% 저렴한 수준의 5G(5세대 이동통신)와 LTE 온라인 전용 요금제가 포함됐다.

SK텔레콤의 온라인 요금제는 월 3만원대(데이터 9GB), 월 5만원대(데이터 200GB)의 5G 요금제와 월 2만원대(데이터 1.2GB)의 LTE 요금제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지난 6일 SK텔레콤의 5G 온라인 요금제와 유사한 요금제를 알뜰폰들도 판매할 수 있도록 도매제공 시기와 도매대가를 조속히 정해달라는 내용의 입장자료를 냈다.

SK텔레콤이 새로 출시할 요금제가 현재 알뜰폰 요금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정부가 알뜰폰 시장에 대한 이통3사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SK텔레콤이 신청한 저가 요금제를 유보할 것이란 말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정부는 SK텔레콤의 온라인 요금제를 허용하는 대신 알뜰폰 업계가 제시한 도매대가 인하 조건을 허용했다. 유보신고제 도입 후 첫 사례에 유보는 부담스럽고, 알뜰폰업계 악영향은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기존 요금제와 가격차이 미미…혜택 거의 없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SK텔레콤의 온라인 요금제는 실제 일반요금제와 가격차이가 미미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실효성에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SK텔레콤의 5G 요금제는 ▲월 5만5000원(슬림·데이터 9GB) ▲월 7만5000원(5GX스탠다드·데이터 200GB) ▲월 8만9000원(5GX프라임·데이터 무제한) ▲월 12만5000원(5GX플래티넘·데이터 무제한)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비해 SK텔레콤의 온라인 요금제는 ▲월 3만8000원(9GB) ▲월 5만2000원(200GB) ▲월 6만2000원(데이터무제한)으로 기존 요금제 대비 30% 저렴한 수준이다.

그러나 온라인 요금제는 선택약정(요금할인 25%)와 가족결합할인 및 장기고객혜택 등이 적용되지 않으면서 실제 이용 가격의 차이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으로 선택약정 금액만 놓고 비교했을 경우, 일반 요금제를 사용하고 선택약정할인을 받는 이용자와 온라인 요금제를 사용하는 이용자의 가격차이는 5%뿐이다.

일각에서는 가족결합할인과 장기고객혜택을 이용중인 고객은 온라인 요금제가 더 비싼 측에 속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번 온라인 요금제의 가격을 두고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인해 유보요금제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알뜰폰과 일반요금제 사이에 있는 ‘온라인 요금제’의 가격을 낮추기에는 알뜰폰 업계의 반발이 거셀 것이고, 대다수의 소비자들 쓰고 있는 일반 요금제 역시 가격을 높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점이 유보신고제의 한계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공정경쟁을 통해 이용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이동통신을 사용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알뜰폰보다는 가격이 높고 일반요금제보다는 저렴한 ‘중간 요금제’를 만드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유보신고제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려면 표면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일반요금제를 사용할 때 선택약정이나 가족끼리 결합할인 등을 받기 때문에 할인을 적용받은 금액보다 싼 요금제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들은 유보요금제가 일반요금제보다 혜택이 있다고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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