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직원에게만 따뜻한’ 기업은행, 직원비리 수년 방치…자회사 직원엔 갑질

김은배 기자 / 기사승인 : 2020-10-30 11: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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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경비원에 코로나 발생사실 숨기고 순찰돌라…일방적 부고문자 폭탄도

[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 ‘내 직원에게만 따뜻한’ IBK기업은행의 갑질 논란이 최근 연이어 조명되고 있다. 일각에선 기업은행 직원이면 76억을 셀프 대출하고도 수년간 출근할 수 있고, 기업은행 직원이면 공채 응시 불합격자 개인정보를 노출해 수십 명의 앞길을 망쳐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기업은행의 자회사 경비원들은 은행이 코로나 발생 사실을 알려주지 않아 3일간 순찰을 돌고, 생판 남인 기업은행 직원의 부고 문자 세례를 받으며 압박을 받는 등 기업은행이 ‘현대판 콩쥐 팥쥐’를 찍는 것 아니냐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76억 셀프대출 은행원 수년간 은행 멀쩡히 출근
기업은행 직원 부고폭탄에 밤잠 설치는 경비원들

 

우선, IBK기업은행의 한 직원이 셀프대출을 받아 부동산 수십채를 사들인 사실이 지난달(9월)에야 뒤늦게 조명됐다. 해당 직원은 2016년부터 최근까지 가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 등에 대출을 내는 방식으로 아파트 등 부동산 29채를 사들였는데, 기업은행의 적발 및 처분 시점이 수년이나 지난 현시점에서야 이뤄졌다는 점에서 관리감독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두현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확보한 기업은행의 ‘대출취급의 적정성 조사 관련’ 문건에 따르면, A차장은 2016년 3월부터 금년 상반기까지 가족관련 대출 29건을 통해 75억7000만원 부동산 담보대출 실행했다.

가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기업 5곳을 매개로 26건의 대출을 진행, 모두 73억3000만원규모의 대출을 실행했으며 개인사업자에는 3건, 2400만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A차장은 실행한 부동산 담보대출 29건의 담보물을 모두 경기도 지역의 아파트, 오피스텔, 연립주택 등에 투자해 이른바 ‘부동산 쇼핑’을 즐겼으며, 아파트의 경우 경기도 화성 소재의 아파트 14건을 포함해 모두 18건이었고, 오피스텔도 경기도 화성의 8건을 포함해 모두 9건, 연립주택은 경기도 부천소재 2건이었다.

기업은행은 뒤늦게 대출취급의 적정성 조사를 벌여 “여신 및 수신 업무 취급절차 미준수 등 업무처리 소홀사례가 발견됐다”며 지난 8월 31에서야 A차장을 면직 처리 했다.

기업銀 직원의 허술한 일처리…공개채용 응시자 신상 털려

이같은 기업은행의 직원 관리감독 시스템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업은행 직원의 허술한 일처리로 기업은행 공개채용에 응시했다 떨어진 불합격자들의 개인정보가 노출 돼, 이른바 신상이 털린 것이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개방형 직위 공개채용과 관련, 응시자들에 대한 서류전형 결과 통보 과정에서 불합격 지원자들의 실명과 이메일 등 개인정보를 노출했다. 이에 일부 불합격자들은 기업은행의 채용 중계자인 인사혁신처에 항의하는 등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은 전월 28일부터 지난 12일까지 개방형 직위인 홍보 및 브랜드본부장 선발을 위한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기업은행은 이후 지난 21일 응시자들에게 서류전형 결과를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불합격자 22명의 실명과 이메일 등 개인 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번 신상정보 노출 사태의 배경으로는 기업은행 인사부 직원이 이메일 발송 과정에서 오류를 범했을 가능성이 지목되고 있다. ‘개별발송’ 설정이 누락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번 사태로 현재 재직 중인 불합격자들이 자신들의 회사에서 불이익을 볼 수 있는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불합격자들은 정부부처나 각종 금융회사 출신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채용조건(홍보 및 브랜드마케팅 분야의 15년 이상 경력자)에 맞는 인력풀이 사실상 한정돼 있어 이들의 업계평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건의 시발점이 된 해당 메일을 처리한 기업은행 직원에 대한 제재나 징계여부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기업銀 직원 부고는 자회사 직원에게 뿌리고…자회사 부고는 ‘니들이 알아서?’

이처럼 자사 직원들의 비리나 실수에는 관대한(?) 기업은행은 직원사랑정신을 한 발 더 내딛어 자회사 직원들을 통해 자사 직원을 수발들게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자사 직원들의 부고 연락을 자회사 직원들에게 꾸준히 취해 논란을 야기한 것인데, 역으로 자회사 직원들의 부고는 모회사 직원들에게 전달하지 않아 모회사와 자회사간 ‘갑을 관계’를 부고에까지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전월(9월) 20일 기업은행이 자사 직원들의 부고를 자회사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발송해 압박을 느끼게 했다는 취지의 민원이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운영 중인 ‘갑질 신고센터’에 접수됐다.

이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인력 전문 자회사 ‘IBK서비스’를 세워 과거 용역회사로 갈라져 있던 경비·미화·조리·시설·사무 직군을 하나로 통합해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해당 민원인은 이 IBK서비스에 소속돼 기업은행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자로써, 용역시절부터 IBK서비스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후인 현재까지 모회사 기업은행 직원과 가족 부고 문자를 상황발생 때마다 즉시 전달 받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대조적으로 민원인은 자신이 소속된 자회사 IBK서비스의 직원·가족 부고 시 문자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민원인은 이를 근거로 자회사 직원들의 부고 문자는 모회사 기업은행 직원들에게 전달될 일이 없다고 주장하며, 상하관계 구조에서 일방적인 부고를 전달받는 상황은 압박과 갑질로 해석됐다는 취지를 전했다.

경비원들은 기업은행 직원·가족들의 부고문자를 전월 20일까지 지속적으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기업은행이 경비원들에게 부고문자를 전송한 날짜는 8월 8일, 8월 22일, 9월 13일, 9월 19일, 9월 20일 등이다.

경비원들이 느끼는 기업은행으로부터의 갑질은 이뿐만이 아니다. 경비원들은 서울 중구 소재의 기업은행 신본점(IBK파이낸스타워)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파악한 지난 8월30일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는 경비원들에게는 이 사실을 전달하지 않아 이들은 정상근무를 했다.

이에 경비원들은 동월 28일과 29일에 이어 30일에도 확진자가 발생한 층과 부서를 직접 순찰했다. 당시 3일간 순찰 작업에 투입된 경비원은 모두 8명이었다.

아울러 기업은행은 경비원들이 사용하는 사무실과 대기실에 대해서는 방역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방역 당시 경비원들은 별도 장비를 지급받지 못해 마스크만을 착용한 상태에서 외부 방역업체와 동행하며 사무실 문 개패를 보조하는 등 위험에 노출됐다.

 

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 rladmsqo052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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