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사고 은폐’ 경동건설, 이번엔 ‘문서 조작’…막장 치닫는 왜곡

홍찬영 기자 / 기사승인 : 2020-11-25 11: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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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홍찬영 기자]지난해 경동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노동자 사망 건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시 노동자의 사망은 사측의 허술한 안전관리가 원인으로 지목됐으나, 경동건설은 사고 현장을 교체 하는 등 정황을 축소 하는 데에만 급급해 논란이 커진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유족에게 제대로 된 사과는 커녕 "우리가 죽였냐"라는 나몰라라 태도로 일관해 세간의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사망사고의 원인을 노동자에게 돌리는 악태를 벌이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숨진 노동자의 서명을 위조해 만든 문서를 법원에 제출했다는 사실이 다수의 매체에서 다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서는 ‘관리자 감독 지정서’로 모든 안전 관리의 책임은 해당 노동자에게 있다는 내용이다.

<더퍼블릭>은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경동건설에 대해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사측 나몰라라대응에유족 1년째 사투


▲ 故정순규씨가 추락한 건설현장. 사고 이틀 뒤 현장 상태가 변경돼 사고 정황을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사진제공=유족 측)

 

지난해 10 30일 부산 남구 문현동 신축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하청업체 J사 소속인 근로자 정순규씨가 4m 안전발판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유족들은 해당 사고의 원인이 경동건설 측의 소홀한 안전 조처로 일어났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사측과 1년이 넘는 싸움을 이어오고 있다.

 

실제 정씨의 아들 A씨가 사고 당시 및 사고 후 자료들을 토대로 안전관리자 및 전문가들에게 의뢰한 결과현장 비계에 안전망이 없었고 안쪽 비계에 난간이 설치되지 않은 것이 당시 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경동건설 측은 안전관리 소홀 정황을 은폐하려는 움직임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일었다.

 

경동건설 측은 사고 후 사고현장의 클램프  부품들을 새제품으로 교체하고 없던 계단대를 만들며사고났다던 수직사다리를 철거하는 등 현장상태를 조작한 정황이 포착 된 것이 그 일례다.  

 

특히 A씨는 경동건설 측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경동 측은 유족들에게 제대로 된 사과는 커녕 “우리는 벌금 조금만 내면 된다우리가 죽였냐는 패륜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 측은 경동건설에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장시간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경동건설과 건설사 임원 등이 형사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책임 회피 용문서 위조유족 아버지 필체와 달라

 

▲ 한국법과학연구원의 필적 감정 결과 왼쪽(관리감동작 지정서)과 오른쪽(고 정순규) 필체가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났다. (사진=유족 측)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경동건설은 위조해 안전소홀에 대한 책임을 사망자인 정씨에게 돌리기 위해 문서를 위조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23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최근 경동건설과 하청업체 측은 재판이 진행 중에 있는 가운데, 경동건설 측은 정씨가 자필로 서명햇다고 하는 '관리자 감독 지정서'를 부산지방법원에 제출했다.

 

관리감독자 지정서에는 고인의 이름과 서명이 적혀있었다. 안전·관리 책임은 고인에게 있으니 경동건설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

 

그러나 고 정 씨의 필적이 위조됐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A씨는 해당 사진을 봤을 때, 한눈에 아버지의 필적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아니나 다를까 A씨가 전문기관에 필적 감정을 의뢰한 결과, 지정서에 써있는 필적과 고 정씨의 필적이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법과학연구원이 내놓은 감정서에 따르면 정순규및 사인 자획의 운필방법, 아라비아숫자, 하청업체 명칭인 '제이엠건설', '토목' 등 전체적인 운필방법에서 차이점을 보였다.

 

A씨는 경동건설이 아버지에게 안전관리에 관한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관리감독자 지정서'100% 위조해 법원에 제출한게 확실해졌다언젠가 경동건설의 수많은 악행들이 세상에 모두 알려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 조작 의혹, 언론사에 속삭임까지? 

 

▲ (사진=픽사베이)

 

여기에 경동건설은 웹상의 ‘댓글 조작’을 통해서도 사고 정황을 은폐, 왜곡했다는 의혹도 일었다.

지난 달 17일 경동건설 국정감사 내용을 다룬 기사에 경동건설의 관계자로 의심되는 댓글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는 “건설현장에서 술을 마시고 일을 하면 엄격하게 처벌하는 법을 제정해 달라”, “사고당일 점심시간에 사고자랑 술을 같이 마셨다는 목격자가 나왔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 아아디는 해 A씨 사망 사고 직후에도 “사고당일 경찰서와 고용노동부에서 현장조사를 모두 마친 상태이며 그 당시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라는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고 이후 조사에 나선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사고를 본 목격자가 없음에도 경동건설의 증언만으로 조사를 진행했고, 심지어 산업재해조사표조차 유족들에게 제공하지 않아 논란이 커진바 있다. 또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과 부산지방경찰청은 제각각 조사 결과를 내놨다.


A씨는 “당시 사고 현장에 단 한 명의 목격자도 없으며 사고현장에 CCTV, 차량 블랙박스 모두 없다는데 최초 신고엔 1M 추락사라 하고, 그 뒤에 직원들은 2M 추락사라 하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위의 일례들을 미뤄볼 때 댓글 현황도 경동건설이 사고를 은폐하고자 하는 움직임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언론사에 따르면, 경동건설 측은 여러 매체 기자들에게 사망자 정씨가 사고 당일 술을 마시고 작업대에 올라갔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들은 주장에 대한 증거를 얻고자 했지만 사측은 2~3주가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경동건설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전화를 했으나 끝내 연결이 되지 않았다.

 

국감에서도 다뤄져중대재해기업처벌법 목소리

 

▲ 정의당 강은미 의원

 

이 사고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서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정씨가 추락해 숨진 사고 원인이 기관별로 제각각이라며 재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

정 의원은 강의원은 “이 사고는 노동부와 경찰 조사 결과가 다르다"면서 “경동건설이 현장 보존을 어기고 안전조치를 시행한 점, 기관마다 조사결과도 제각각인데 어느 누가 조사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냐”며 사고를 허술하게 조사했던 당국을 향해 쓴소리를 가했다.

이어 강 의원은 ”적은 비용으로 안전조치가 가능한데도 이를 지키지 않아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사망 원인에 대한 조사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말했다.

경동건설과 유족 간의 재판 최종 선고는 오는 12월9일이다. 최종 재판을 앞두고 유족 측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되기를 간곡히 바라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정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입법으로 산업재해와 관련한 최대 수위의 처벌이다. 현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부산 운동본부 등에서 입법 추진을 위한 행보를 적극적으로 단행하고 있다

A씨는 “중대기업처벌법이 하루빨리 도입돼서 아버지를 비롯한 모든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이 종식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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