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추적]설계자·브로커·기업사냥꾼…라임 사태의 또 다른 몸통들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0-10-31 09: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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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그리고 이종필·김정수·이인광·김영홍 라임 사태 유발자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펀드 환매 중단으로 1조 6000억원대의 피해를 야기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몸통, 주범, 전주(錢主)로 지목되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두 번째 옥중 서신을 통해 자신은 “라임 사태의 몸통이 아니라 곁가지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라임 사태는 2019년 6월 이전까지의 펀드 운영상의 문제고, 자신은 2019년 6월 이후 라임 펀드를 살리기 위해 뛰어 들었다는 게 김봉현 전 회장의 주장이다.


김 전 회장은 첫 번째 옥중 서신에서도 라임의 전주나 몸통이 아니라고 했다. 오히려 자신이 실소유주인 스타모빌리티의 경우 라임 사태로 차량 인수대금을 투자받지 못하게 된 피해 기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라임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자 실제 몸통들은 거론도 안 된다며, 이들은 현재 해외 도피 중이거나 국내 도주 중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의 옥중 서신은 사실과 거짓말이 섞여 과장됐다는 그리고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따라서 김 전 회장의 옥중 서신 내용을 다 믿을 수는 없겠지만, 김 전 회장 외에 또 다른 몸통이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 전 회장만큼 세간의 이목을 끈 건 아니지만 이미 언론에서도 수차례 라임의 몸통으로 지목한 인물들이 몇몇 있다. 이에 <더퍼블릭>이 라임 사태를 촉발시킨 숨은 몸통에 대해 추적해봤다.

 

기업사냥꾼 이인광의 ‘무자본 M&A’

라임 사태 직전 주식담보대출 ‘먹튀’

1조 6000억원대의 피해를 발생시킨 라임 펀드의 최초 설계자는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구속)으로 알려져 있다.

이종필 전 부사장은 대신증권 출신으로 수차례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만큼 실력이 탁월했다고 한다.

그런 그를 눈여겨봤던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2015년 이종필 전 부사장을 라임 부사장으로 영입했고, 이 무렵 라임 펀드가 설계된다.

이종필 전 부사장이 라임 펀드를 설계할 당시 두 명의 조력자가 있었다고 한다.

두 명 중 한명은 심모 신한금융투자 프라임브로커리지(PBS) 팀장이다. 심모 팀장은 김봉현 전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이 지난 4월 23일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경찰에 의해 검거될 당시 함께 체포된 인물로, 이 전 부사장의 라임 펀드 설계를 도왔다.

또 다른 한명은 코스닥 상장사에 라임 펀드 자금이 흘러들어가게끔 중간에서 알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정수 전 리드 회장이다.

배우 신은경 씨의 전 남편이자 한 때 수십명의 톱스타를 거느리는 등 매니지먼트업계 대부로 이름을 날렸던 김정수 전 회장은 사람을 좋아하고 술자리를 좋아하다보니 모임도 많았고, 여기저기 사람을 많이 연결해뒀다고 한다. 이종필 전 부사장에게 심모 팀장을 소개한 사람도 김정수 전 회장이었다.

라임 펀드 설계자인 이종필 전 부사장, 그런 그에게 심모 팀장을 비롯해 여러 사람을 연결해주는 등 브로커 역할을 했던 김정수 전 회장, 이 전 부사장의 라임 펀드 설계를 도운 심모 팀장. 라임 사태의 시발점이었다.

물론 이 세 사람이 다가 아니다. 라임 사태를 일으킨 핵심적인 인물 두 명이 더 있다. 이인광 엠엔픽쳐스 회장과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이다.

이인광 회장과 김영홍 회장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더불어 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되는데, 이종필 전 부사장에게 이인광 회장과 김영홍 회장을 소개해준 것 역시 김정수 전 회장이었다.


▲ 김정수 리드 회장이 지난 7월 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전형적인 ‘무자본 M&A’ 수법

김정수 전 회장과 이인광 회장은 공통점이 있다. 같은 매니지먼트 업계에 종사했고, 이인광 회장도 배우 이아현 씨와 이혼한 전력이 있다.

이인광 회장은 ‘무자본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인수한 뒤 수백억원의 회삿돈을 빼먹고 ‘먹튀’하는 전형적인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인 무자본 M&A 방식은 이렇다.

A사 대주주는 기업사냥꾼에게 자기 지분을 매각한다. 이 때 기업사냥꾼은 대주주에게 넘겨받는 지분 취득 자금을 사채업자 등 전주(錢主)를 통해 조달한다.

지분 양수도 계약이 완료되면, 최대주주 변경 공시가 뜨는데 이 때 최대주주는 주로 ‘XXXX조합’인 경우가 많다. 기업사냥꾼은 자신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XXXX조합’의 이름으로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다.

인수 후에는 신산업 진출이나 주요 공급사와의 계약 체결 등 언론플레이를 통해 주가를 띄운다. 이와 함께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투자금을 끌어 모으기도 한다.

주가도 고점이고 사채 발행으로 투자금을 끌어 모았다면 기업사냥꾼은 지분을 매도한다. 고점 매도와 사채 발행으로 막대한 이득을 취한 기업사냥꾼은 전주에게 빌린 돈을 갚고 먹튀하는 것이다.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방법도 있다.

주로 제3자 배정 형태를 취하는데, 여기서도 기업사냥꾼은 XXXX조합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이 때도 전주에게 돈을 빌린다. 배정받은 유증 자금 납입을 완료하면 기업사냥꾼의 XXXX조합이 최대주주가 되고, 그러면 앞서 언급했듯이 주가를 띄우고 사채를 발행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먹튀한다.

라임 사태 직감?…‘주식담보대출’ 후 잠적

이인광 회장이 코스닥 상장사들을 인수했던 과정도 이러한 기업사냥꾼의 무자본 M&A 방식과 유사하다.

이인광 회장이 실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진 에스모(구 넥센테크)의 경우 당초 넥센과 강병중 회장이 최대주주였으나, 2017년 6월 8일 넥센과 강병중 회장은 루트원투자조합 1~3호에 지분 전량(69.66%)을 650억원에 매각한다.

이어 에스모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2017년 12월 22일 ‘리앤인베스트먼트’가 12.51%의 지분을 취득하면서 루트원투자조합에 이은 2대 주주로 등극하는데, 리앤인베스트먼트는 에스모홀딩스 전신으로 이인광 회장은 이 회사 지분 40%를 가진 최대주주였다.

나중에야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인광 회장이 루트원투자조합 대표조합들과 공모해 에스모를 인수한 것이었다.

에스모홀딩스가 에스모 지분을 취득할 당시만 해도 주가는 2000원대 후반에서 3000원대 초반을 유지하다, 2018년 6월 1만 5000원대까지 급등한다. 이 과정에서 루트원투자조합은 지분 일부를 매각해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후 에스모의 주가는 5000~6000원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9월 27일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하면서 1000~2000원대 사이를 오갔다.

이와 관련해 장영준 전 대신증권 센터장과 라임 피해자 개그맨 김한석 씨가 나눈 대화 녹취록에 따르면, 장 전 센터장은 “(에스모 주가가)급락한 이유가 에스모 회장(이인광)이 좀 양아치예요. 이 XX가 말을 안 하고 지 물량을 사채시장에 담보를 잡고 대출했는데 그게 다 털린거예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인광 회장은 지난해 1월과 4월, 5월에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에스모 지분 대다수를 한국투자증권 등을 통해 담보로 잡히고 대출을 받는다. 라임 사태가 촉발되기 직전까지 에스모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것이다.

이후 라임 사태가 터지기 시작했고, 에스모의 최대주주였던 루트원투자조합은 조합 해산을 결정한다. 이에 따라 이인광 회장의 에스모홀딩스가 에스모의 최대주주로 등극하는데, 문제는 에스모홀딩스가 소유한 에스모 지분 대부분이 담보로 잡혀있어 반대매매가 우려되는 상황이었고, 실제로 지난해 9월 말부터 10월초까지 반대매매가 일어났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를 했는데, 만기 때까지 갚지 못 하거나 증거금이 최소 담보유지비율 이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도해 자금을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현금 100만원과 주식담보대출 100만원으로 10만원짜리 주식 20주, 200만원어치를 샀고, 담보유지비율이 140%라면 주식계좌 잔고 총액이 대출받은 자금(100만원)의 140%인 140만원이 돼야 한다.

잔고 총액 140만원(20주×7만원)을 유지하려면 주가가 최소 한 주당 7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 만약 10만원에 산 주식의 주가가 담보유지비율 이하인 7만 밑으로 하락하면 증권사는 강제로 주식을 팔아버린다.

반대매매 이후 에스모의 주가는 지속적인 하락으로 동전주가 됐고, 올 8월 7일 매매거래가 정지됐으며, 기업사냥꾼 매뉴얼대로 이인광 회장은 현재 잠적 상태다.

정리하자면 이인광 회장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에스모 지분을 취득한 뒤 라임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 에스모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잠적했다는 것. 기업사냥꾼의 전형적인 무자본 M&A 수법이다.


▲ 지난 2007년 7월 18일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가수 비의 월드투어 주관사인 스타엠 이인광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공연 취소 등 최근 불거진 문제에 대한 해명 자리를 갖고 있다.


고객 돈으로 이인광 회사에 ‘메자닌’ 투자한 라임

이인광 회장이 루트원투자조합과 공모해 에스모를 인수한 뒤 에스모는 대규모 전환사채 등을 발행하는데, 이를 라임이 사들인다.

라임의 경우 일반 신사업 추진으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회사나 수년간 적자로 은행대출이 어려운 한계기업의 전환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사들이는 ‘메자닌’ 위주의 투자를 했다.

전환사채 발행으로 라임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은 에스모는 이 돈을 회사 경영에 투자하지 않고 디에이테크놀로지라는 2차 전지 업체의 지분을 사들인다.

그리고는 디에이테크놀로지도 전환사채를 발행한다. 이 역시 라임이 사들인다. 자금을 확보한 디에이테크놀로지는 오아시스홀딩스로부터 자회사 주식을 사들이고, 오아시스홀딩스는 그 돈으로 다시 디에이테크놀로지의 전환사채를 매입한다.

이인광 회장이 인수한 또 다른 상장사 에스모머티리얼즈(옛 네페스신소재)와 비케이탑스(구 동양네트웍스) 등에서도 유사한 방식이 전개됐다.

라임 펀드 투자자들의 돈은 이런 식으로 기업사냥꾼 회사에 투자되거나 기업사냥꾼 회사가 지분을 매입한 회사의 전환사채 등을 사들이는데 쓰였다. 이렇게 투입된 자금은 2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공시 등 언론플레이를 통해 주가를 띄웠고, 그러면 주식을 팔아 막대한 이득을 남긴 뒤 먹튀를 하는 일이 연출된다.

이인광 회장도 에스모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뒤 잠적했는데, 라임 사태가 터질 것을 직감하고 미리 돈을 빼돌리는 등 먹튀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수사기관이 이인광 회장의 신병을 확보할 경우 김봉현 전 회장보다 더 큰 파장이 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라임 사태 관련 정관계 로비의 핵심으로 이인광 회장이 지목되기 있기 때문인데, 라임 피해자들의 숱한 민원제기에도 금융감독원이 뒤늦게 조사에 착수한 것도 이인광 회장의 정관계 로비 때문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김봉현이 라임을 인수하려던 이유

한편, 장영준 전 대신증권 센터장은 라임 피해자 개그맨 김한석 씨에게 김봉현 전 회장을 ‘라임 살릴 회장’이라고 설명하면서 김 전 회장이 라임을 인수하려 한다고 말했다.

장영준 전 센터장은 “저 도와주시는 회장님(김봉현)이 왜 라임을 인수하려고 하냐면 얘네(라임)의 전환사채들이 다 이런 식인데, 대부분 다 주가가 거의 한 70~80% 빠졌고, 이게 이렇게 빠지다 보니까 (전환사채를)주식으로 전환을 하면 지분율이 거의 전부 다 대주주가 된다. 50%이상 된다”고 주장했다.

라임을 인수하면 라임이 사들인 코스닥 상장사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해당 기업의 주가가 폭락한 만큼 전환되는 지분양이 늘어나 라임을 통해 대주주 지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김 전 회장이 라임을 인수하려 했다는 것.

자신은 2019년 6월 이후 라임 펀드를 살리기 위해 뛰어 들었다는 김 전 회장의 주장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라임은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 에스모머티리얼즈, 블러썸엠앤씨, 스타모빌리티, 슈펙스비앤피 등의 전환사채를 보유한 뒤 이를 주식으로 전환해 투자자에서 대주주로 지위가 바뀌는 경우가 상당했다. 이들 회사는 현재 모두 매매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필리핀으로 도피한 김영홍?
카지노 인수…도피 ‘자금줄’

라임 자금 3000억원 흘러들어간 김영홍의 메트로폴리탄

이종필 전 부사장은 이인광 회장 뿐 아니라 김영홍 메트로폴리탄 회장에게도 천문학적인 라임 자금을 밀어준다.

시작은 역시 브로커 역할인 김정수 전 리드 회장이었다. 김정수 전 회장은 2018년 1월 이종필 부사장에게 김영홍 회장을 소개한다. 금융 전문가와 부동산 전문가의 만남이었다.

이 만남을 계기로 김영홍 회장의 메트로폴리탄은 라임의 부동산 시행사가 되는데, 김영홍 회장은 메트로폴리탄개발, 메트로폴리탄건설, 메트로폴리탄씨앤디 등 메트로폴리탄 관계 법인을 무려 14개나 세웠다.

김영홍 회장은 왜 메트로폴리탄 관계사를 14개나 설립했을까.

김봉현 전 회장의 첫 번째 옥중서신에는 ‘시행사.....(삭제처리).....투자금 3000억원 부실’이라고 적혀 있다.

이어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삼일회계법인의 회계실사 자료에 따르면, 메트로폴리탄은 라임으로부터 장부가액 기준 3177억원을 투자받았다고 한다. 이 돈은 메트로폴리탄 관계사 14곳으로 흩어져 들어갔다.

김영홍 회장이 메트로폴리탄 관계사를 14개나 세운 이유는 라임으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을 융통하기 위함이었다.

라임으로부터 천문학적인 자금을 조달받은 메트로폴리탄 관계사들은 서울 서초구 오피스텔 개발, 파주 프로방스마을 인수, 맥주 수입사업 등에 투자했다. 또 라임이 투자한 여러 회사의 전환사채를 매입하는데도 동원됐다. 하지만 3000억원 가운데 2600억원 상당은 회수 불능인 상태다.

라임 돈으로 필리핀 카지도 인수

김영홍 회장은 라임으로부터 투자받은 3000억원의 자금 중 300억원을 들여, 2018년 12월 필리핀 막탄섬에 있는 이슬라 리조트를 메트로폴리탄을 통해 인수했다.

이슬라 리조트는 호텔처럼 화려하기보다는 모텔에 가깝다고 하는데, 카지노를 보유하고 있어 상당한 돈이 된다고 한다.

이슬라 리조트의 전 소유주는 국내 한 조직폭력배 일당으로 알려졌는데, 리조트 지분을 놓고 내분이 생겨 2018년 8월에는 총격전까지 벌어졌다.

김영홍 회장은 조폭들로부터 이슬라 리조트를 인수했는데, 토지 및 건물 등 부동산의 경우 40%만 인수하고, 카지노 운영권은 100% 현지인 명의로 차명 매입했다고 한다. 현지법상 외국인이 부동산 등을 매입할 때 지분 40%까지만 허용되기 때문에 차명으로 매입한 것이다.

이처럼 필리핀에 카지노를 보유한 리조트를 인수한 김영홍 회장은 라임 사태가 발발한 이후인 지난해 10월 필리핀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순철 전 서울남부지검장에게 “지금 (라임으로부터)2000~2500억원을 투자받은 사람 다 도피 중인데, 그중 김영홍 회장은 필리핀으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필리핀에서 도박, 다 알려졌는데 왜 범죄인인도청구를 안 하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다만, 김영홍 회장이 이슬라 리조트로 도피한 게 아니라 필리핀 내 다른 섬에 숨어 있다면 검거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필리핀은 섬만 7000여개가 넘기 때문이다.

도피처에 마련된 자금줄

김영홍 회장은 카지노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돈이 떨어져 국내로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16일자 <뉴시스>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슬라 리조트 채권자 A씨는 이슬라 리조트에서 진행되는 ‘아바타 온라인 카지노’가 국내에 송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바타 온라인 카지노는 필리핀 현지 거주자(아바타)가 국내에 있는 사람 대신 카지노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국내에 있는 사람이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으로 게임 현장을 보면서 전화나 메신저로 현지에 있는 아바타에게 지시해 판돈을 걸어 게임을 한다.

지난달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이슬라 리조트가 국내에 송출한 아바타 온라인 카지노 3테이블에서만 약 100억원의 판돈이 오갔다고 한다. 이 가운데 카지노 측이 6억원 넘게 가져갔고, 또 현금을 칩으로 환전하는데 4%의 수수료까지 떼어가는 것은 물론 중국 등 해외에도 아바타 카지노가 송출되기 때문에 실제론 카지노가 가져가는 수익은 막대할 것이란 게 A씨의 주장이다.

앞서 A씨는 지난 7월 김영홍 회장을 도박개장, 외국환거래법 위반,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검찰은 경찰청을 통해 김영홍 회장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를 요청해둔 상황이다.


▲ A카지노에서 한 입장객이 바카라 게임을 하는 장면이 A카지노 아바타 카지노 홈페이지에 송출되고 있다. 화면 속 게임 참가자는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메신저를 보면서 바카라 게임을 하고 있다.


향군상조회 돈으로 펀드 환매 재개? ‘인수’ 불발…김봉현의 재태크

이종필 전 부사장과 김영홍 회장은 라임 자금을 투자받은 회사들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자 펀드 손실이 드러나지 않게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7월 재향군인회상조회를 인수하려 했다.

재향군인회상조회 유동자금 2500억원을 라임 펀드에 유입시켜 펀드 환매를 재개하려 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상조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메트로폴리탄이 선정됐다. 매각 금액은 200억원대로 추정됐다.

하지만 상조회 유동자금으로 라임 펀드 환매를 재개하려던 계획은 무산됐다.

핵심자 몇 명이 모여 밀실에서 매각을 진행했다는 밀실 매각 의혹과 노조의 강한 반발로 국가보훈처 주관의 복지사업심의위원회가 공개입찰 매각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그러자 이종필 전 부사장은 김봉현 전 회장에게 상조회 인수를 제안했고, 김봉현 전 회장은 컨소시엄을 꾸려 상조회를 인수하는데 성공한다.

상조회 인수대금은 320억원이었다. 그러나 김봉현 전 회장은 상조회 인수 2개월 만에 웃돈 60억원을 얹어(380억원) 보람상조에 재매각했다.


▲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김인태 전 동남그룹 회장의 장남

한편, 김영홍 회장은 김인태 전 동남그룹 회장의 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태 전 회장은 동남일보 회장, 마산 성안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실질적 사주, 경남종합금융 대주주, 마산상공회의소 제15대 회장 등을 역임한 지역재벌이었다.

지역 유명인사였던 김인태 전 회장은 YS정권에서 정치자금 상납 의혹에 휩싸였으며, 1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또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거나 위조여권으로 내국인 출입이 금지된 서울 워커힐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다 모두 3차례에 걸쳐 도박과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수배되거나 조사를 받은 전력도 있다.

그러다 지난 1997년 11월 집안 조카 명의의 위조여권을 이용해 홍콩을 거쳐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도피 5년 만인 2002년 국내로 강제압송 됐고, 2년형을 살다 지난 2004년 출소했다.

특히 김인태 전 회장이 1997년 5월 서울 광장동에서 뺑소니 사고를 낼 당시 동승자가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부인인 배모 씨였던 것으로 알려져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김인태 전 회장은 아들만 3명인데, 김영홍 회장이 장남이라고 한다.

이종필·김정수·이인광·김영홍·김봉현 모두가 라임 사태 유발자들

이처럼 라임 사태는 펀드 설계자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브로커 김정수 전 리드 회장, 기업사냥꾼 이인광 엠엔픽쳐스 회장, 라임의 부동산 시행사 역할을 한 김영홍 회장이 모여 판을 벌인 것이다.

물론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통해 정치권 인맥에 로비하거나 청와대 행정관이었던 친구를 통해 금감원의 라임 관련 문건을 건네받은 김봉현 전 회장도 몸통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사기를 칠 생각이었는지, 아니면 하다 보니 그렇게 흘러간 것인지 모르겠지만 1조 6000억원대의 피해를 야기한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이미 검거된 이들에겐 법의 심판으로 죄를 엄히 물어야 하고, 도주한 이들에 대해선 공권력과 외교력을 최대한 발휘해 하루빨리 강제송환 해야 할 것이다.

또한 특검이 됐든 검찰이 됐든 성역 없는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함은 당연하거니와 라임에 연루된 증권사와 은행, 뒤늦게 조사에 나선 금융당국에게도 책임을 묻고 피해자들을 구제할 대책도 세워야 할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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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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