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네이션스 청년 공동칼럼] 재난의 시대, 보편을 넘어선 선별이 필요한 시점

재단법인 굿네이션스 / 기사승인 : 2021-05-10 10: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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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칼럼은 재단법인 굿네이션스에서 주관하는 '국회 보좌진 양성과정 STAFF'S INSIGHT' 31기에 참여한 청년들이 공동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편집자



2020년 1월 국내에서 코로나 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1년하고도 석 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코로나라는 ‘병마(病魔)’는 우리 곁을 떠나주지 않고 있다.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집합 금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로 인해 사람들은 지쳐가고 있다.

 

작년 5월,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 해소를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다. 1차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되었으며, 2차부터는 자영업자·프리랜서·실업자 등을 중심으로 선별지급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2021년 5월 현재, 5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논의가 조금씩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5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다면 여느 때처럼 지급 기준을 놓고 보편지급과 선별지급 사이에서 의견 대립이 팽팽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의 재난지원금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작년 말에 발표된 1차 재난지원금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참고해볼 수 있을 것이다. 2차 재난지원금부터의 연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고 4차 재난지원금은 지급이 완료되지 않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된 1차 재난지원금은 사용 가능 업종에서 전체 투입예산 대비 26.2%~36.1%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대만과 미국의 소비쿠폰 지급 사례 등과 비교했을 때 30% 안팎의 효과가 작다고 볼 수는 없다고 언급했다. 그렇지만 눈에 띄는 소비 진작 효과는 5월 한 달에 국한되었고, 의류와 가구 등 내구재와 마트 같은 필수재가 재난지원금의 수혜를 입은 것과 달리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큰 대면 서비스업과 외식업에서는 재난지원금의 효과가 미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차 재난지원금은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소비 진작책으로도, 가구 소득 보전책으로도 한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KDI는 앞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 보편적인 소비 활성화용 자금 지급보다는 피해 업종만을 직접 돕는 선별 지원 형태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제시하였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했을 때, 앞으로 지급될 재난지원금은 선별지급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 이유는 먼저 재정 건전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며, 종식 또는 안정화되더라도 경제적 파장은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재난에 대한 지원은 코로나로 인해 실직, 휴·폐업한 자영업자가 재기하기까지의 소득을 지원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점에서, 당분간 지원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 19 이후 최근 1년 동안 5차례나 추경을 편성하여 그 규모가 86조 3,000억 원이나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9년까지 11년 동안 7차례 추경 규모가 89조 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지난 1년간 본예산 외에 얼마나 막대한 추가 지출이 발생했는지 알 수 있다. 

 

올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8.2%까지 치솟았으며 국가채무도 160조 7,000억 원으로 급증하여 누적 채무가 1,000조 원(965조 9,000억 원)에 더 가까워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편지급은 국가채무의 급격한 누적을 재차 야기하여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조달되어야 할 재원은 결국 국민의 세금에서 나올 수밖에 없고, 이 빚은 다음 세대들이 짊어져야 할 악순환의 산물이 될 수 있다. 한편 1차 재난지원금 예산이 14.3조 원이었던 것에 비해, 2차 재난지원금 예산은 7.8조, 3차는 3.5조 수준으로 예산 규모 자체가 보다 작아졌다. 한정된 예산으로 생활고를 겪는 이들을 지원하는 선별지급은 하나의 방향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피해의 정도에 맞는 지원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인한 충격은 고용 형태와 산업에 따라 이질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음식·숙박, 여행 등 대면 산업은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배달업계와 온라인 쇼핑몰 등의 비대면·플랫폼 기업, 택배 및 물류 기업은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즉 코로나로 손해를 입는 업종과 혜택을 얻고 있는 업종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으며,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모든 사람에게 일률적으로 같은 지원을 하자는 보편지급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반면에 선별 지급은 코로나가 불러온 양극화 해소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선별지급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지급 대상을 선별하는 기준을 수립하기 어렵고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들 것을 우려한다. 그러나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언제까지 반복될지 모른다. 또한 코로나로 인한 전 지구적 재난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앞으로 새로운 국가적 재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따라서 이제라도 이에 대비해서 경제주체별 피해 규모 수준을 수집·분석하고 피해 계층을 정밀하게 식별함으로써, 새로운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갈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렇게 할 때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불필요한 비용의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유럽 복지 국가들의 경우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여 기존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지급조건과 수급기간 및 급여액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전략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계층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었다. 

 

문제는 어떻게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선별지급 기준을 마련할 것인가이다. 우선 피해 정도를 지급 기준으로 설정하여, 과거 소득분위 등의 간접적인 기준보다 코로나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정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실태 조사가 무엇 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그동안 재난지원금은 집합금지, 영업 제한, 일반 업종이라는 3가지 기준에 따라 지급되었으며, 영업 자체를 못 하는 집합금지와 일정 수준의 영업은 가능했던 영업 제한 및 일반 업종 간 금액 차이가 100~200만 원 정도여서 업종에 따라 불만이 컸다. 1차 재난지원금의 경우는 자금을 신속하게 집행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정교한 실태 조사가 어려웠을 수 있지만, 4차 재난지원금도 각 사업장의 상황을 충분히 살피지 못한 채 지급한 것은 실태 조사 없이 지원 규모만 늘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는 직접 실태 조사를 하여, 현장을 감안한 맞춤형 지원이 가능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모니터링을 강화하여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신고체계를 활성화하여 오지급·중복지급 및 부정수급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급에 앞서서는 선별지급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다양한 상황 속에 어려움의 종류도 다르기에 지급 기준 마련이 어려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복지체계에 대한 고민은 국가가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필수 과정일 수 있다. 생활고를 겪는 이들, 나아가 미래의 다음 세대를 위해서 한정된 자원으로 정말 필요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선별지급이 필요한 시점이다. 

 

[굿네이션스 청년 인턴 기자단 31기 1조]

조장: 한경희(kaeng8@naver.com)

박경민(bkm1609ka@naver.com)

염수진(raccoon.yum@gmail.com)

전영옥(miyoo86@naver.com)

정유진(psmhello@naver.com)

차승준(sjcha0307@naver.com)


*해당 칼럼은 재단법인 굿네이션스의 활동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재단법인 굿네이션스(GOOD NATIONS(이사장 심정우))는 대한민국에 국제본부를 둔 비영리 공공정책 재단법인으로, 지역, 국가 및 세계 차원에서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정책 수립 및 제도를 구축하고 이를 운용할 PUBLIC MIND를 가진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리더십 양성 플랫폼입니다. 국회보좌진양성과정, 청년정책아카데미, 입법전문가양성과정 등 다수의 민주 시민 교육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여 청년들의 정책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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