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 文 정권서 탄압받던 윤석열…정권교체의 ‘서막’을 열다!

[분석과 전망] 文 정권서 탄압받던 윤석열…정권교체의 ‘서막’을 열다!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1.11.06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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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지명 감사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내년 3월 9일 예정된 제20대 대통령선거 대진표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됐다. 기대를 모았던 제1야당 대선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선출된 것이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가운데 치러진 이번 제1야당의 경선은 흥행 면에서 대성공이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당초 윤석열 후보로의 ‘원사이드 게임(One Side Game-실력차가 커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기는 경기)’이 예상됐으나, 관록의 홍준표 후보에게 2030세대의 지지가 쏠리면서 치열한 경선전이 펼쳐졌다. 최종 경선 결과 발표 전까지 윤석열 캠프와 홍준표 캠프는 각각 자신들의 승리를 자신했고, 이 때문에 국민과 당원들은 경선 결과 발표 전까지 누가 승리할지 쉽사리 예단하기 어려웠다.

정권교체의 선봉장으로 등극한 윤석열 후보는 “정치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제게는 무한한 영광이었다”면서 “치열한 경선 과정에서 혹여 마음을 상하게 했다면, 너그러이 이해하고 용서해 달라”며, ‘원팀’을 통한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경쟁자였던 홍준표‧유승민‧원희룡 후보도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면서, 정권교체에 한 목소리를 냈다.

윤석열 후보는 애초 문재인 정권 사람이었다. 역설적이게도 지금은 좌파정권을 우파정권으로 교체할 선봉장이 된 것인데, 이 역시도 문재인 정권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더퍼블릭>이 문재인 정권의 ‘천덕꾸러기’에서 ‘정권교체의 선봉장’으로 등극한 윤석열 후보와 그가 정권교체를 이뤄내기 위해 넘어야 할 난제에 대해 짚어봤다.

‘우리 윤 총장’에서 ‘정권교체 선봉장’으로 등극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기대를 양어깨에 짊어진 제1야당 대선후보 윤석열의 말이다.


“저의 경선 승리를 이 정권은 매우 두려워하고, 뼈아파할 것입니다. ‘조국의 위선’, ‘추미애의 오만’을 무너뜨린 공정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이 정권은 집요할 정도로 저를 주저앉히고자 했습니다. 저 하나만 무너뜨리면 정권이 자동 연장된다고 생각하고 2년 전부터 탈탈 털었습니다. 앞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미련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정치공작도 저 윤석열을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어떤 정치공작도 국민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을 무너뜨릴 수 없습니다. 윤석열은 이제 한 개인이 아니라 공정과 정의의 회복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 됐기 때문입니다. 국민께서 저를 지켜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권교체의 선봉장으로 우뚝 선 제1야당의 윤석열 후보는 역설적이게도 문재인 정권 사람이었다. 박근혜 정권에선 좌천된 검사였으나, 문재인 정권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까지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7월 25일 제43대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우리 윤 총장’은 권력형 비리에 대해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의 눈치도 보지 않고,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 자세로 아주 공정하게 처리해 국민의 희망을 받았는데 그런 자세를 끝까지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그런 자세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돼야 한다. 청와대든 정부든, 또는 집권여당이든 권력형 비리가 있다면 정말 엄정한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며 “그래야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국민이 체감하게 되고, 권력형 부패도 막을 수 있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임면권자인 대통령이 ‘우리 윤 총장’이라 부를 만큼 문재인 정권을 상징하는 대표적 인사 중 하나였는데, ‘내로남불의 아이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기점으로 윤석열 후보는 ‘우리 윤 총장’에서 개혁 대상으로 전락했다. 문 대통령의 당부대로 청와대든 정부든 집권여당이든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엄정히 수사했더니, 집권당과 조 전 장관 지지 세력은 ‘윤석열 검찰’을 개혁해야 할 대상으로 낙인찍은 것이다.

집권세력 입장에선 이쯤 되면 ‘우리 윤 총장이’ 적당히 하고 그동안의 검찰 관습대로 권력의 충견 역할이나 충실했으면 했겠지만, ‘권력형 비리에 대해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의 눈치도 보지 말고 공정하게 처리하라’는 임면권자의 당부를 절대 거스를 수 없다는 듯, 검찰총장 윤석열은 조국 수사에 이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에도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다.

모르긴 몰라도 윤석열 검찰이 조국 수사에 이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수사에 박차를 가하던 시기인 2019년 8월~12월, 집권세력은 윤석열 검찰 때문에 꽤나 골머리를 앓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 2019년 7월 25일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

‘윤석열’을 제1야당 대선후보로 키워낸 일등공신 ‘추미애’

충견 역할에 충실하길 기대했던 검찰이 조국 전 장관을 낙마시킨 것도 개탄스러운데 청와대까지 물어뜯으려하자, 청와대는 검찰총장을 중도하차 시키기로 결심이라도 한 듯 법무부 장관에 추미애 후보자를 지명한다. 그 때는 몰랐지만 지금에 와서 보니, ‘검사 윤석열’을 정권교체의 선봉장으로 등극하게 한 ‘서막’이 아니었나 싶다.


문 대통령이 정권교체 선봉장 탄생에 불씨를 붙였다면, 불씨를 산불로 만든 이는 단연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추미애 후보자가 검찰 인사권을 쥔 법무부 장관에 오르자, 임명 6일 만인 2020년 1월 8일 ‘윤석열 사단’을 해체하는 인사학살을 단행한다. 이어 추미애 법무부는 같은 해 8월에도 인사학살을 자행해 ‘학살자 추미애’라는 오명이 뒤따랐다.

눈엣가시 같은 검찰총장의 수족을 다 쳐냈으니, 이제 손발이 잘린 검찰총장을 정조준 할 차례였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대한 수사를 지휘‧중단할 수 있는 ‘수사지휘권’이 발동된 사례는 2005년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으나, 추미애 전 장관은 1년여의 임기 중 수사지휘권을 2번이나 발동했고, 사건별로 따져 보면 ▶검언유착 의혹 ▶라임 관련 검사·정치인 비위 의혹 ▶코바나콘텐츠 전시회 협찬금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검찰총장 장모 요양병원 부정수급 의혹 ▶전 용산세무서장 사건 무마 의혹 등 모두 6건에 달했다.

헌정사상 수사지휘권 발동 사례가 한 차례밖에 없었으나, 추 전 장관은 두 번, 사건별로는 모두 6차례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도 모자라, 추미애 법무부는 검찰총장 징계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24일 당시 추미애 장관은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및 징계청구를 발표했고, 윤 총장은 다음날인 25일 서울행정법원에 직무정지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낸데 이어, 26일에는 직무 집행정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이 12월 1일 윤 총장이 제기한 직무배제 효력 집행정지 일부를 인용하면서 윤 총장은 업무에 복귀했는데, 직무배제와는 별도로 법무부에선 윤 총장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에 윤 총장은 12월 4일 ‘장관 주도의 징계위원회 구성’에 대한 검사징계법 조항 헌법소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16일 법무부 검사징계위는 윤 총장에게 정직 2개월을 의결했다. 하지만 서울행정법원이 22일 윤 총장이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추미애 법무부의 징계 시도는 무위에 그쳤다.


‘미풍→강풍’으로 바뀐 결정적 계기 국정감사…‘일당백’의 포효

추미애 장관이 윤석열 총장을 탄압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서초동이 아닌 여의도에서 서서히 바람이 불었다. 대선후보 여론조사에 윤 총장이 등장하는 등 ‘윤석열 대망론’이 여의도 안팎에서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인데, 특히 지난해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는 미풍이 강풍으로 바뀌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날 윤석열 총장은 집권당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을 상대로 ‘일당백’의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피감기관의 수장이 국감에 출석하면 여야 국회의원들의 호통에 쩔쩔매며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하기 일쑤인데, 윤 총장은 달랐다. 집권당 법사위 위원 여러 명이 돌아가면서 공세를 퍼부어도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고, 호통에는 큰 목소리로 맞받았다.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추미애 장관이 거론한 부하설을 일축했고, 과거 윤 총장을 ‘정의로운 검사’라 치켜세웠던 집권당 박범계 의원(현 법무부 장관)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자 “과거에는 저에게 안 그러지 않았느냐”고 응수했다.

국정감사에서의 일당백 활약으로 유튜브에선 ‘윤석열 국정감사 하이라이트’ 영상이 인기를 끌었고, 대검찰청 앞엔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줄을 이었다.

문재인 정권서 탄압받던 ‘검사 윤석열’을 ‘정권교체의 선봉장 윤석열’로 만든 지금의 ‘팬덤(fandom-특정 인물이나 분야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이 때 조성된 게 아닌가 싶다.

정치에 입문한지 4개월여 밖에 안 됐고, 여의도식 정치적 화법에 익숙하지 않아 잦은 말실수 논란에 휩싸였음에도 윤석열 후보가 정권교체의 열망을 이뤄낼 대선후보로 낙점된 걸 보면, 윤 후보의 팬덤은 이른바 ‘박사모‧대깨문’ 등으로 지칭되는 전‧현직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과 같은 ‘콘크리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후보를 콘크리트처럼 지탱하는 팬덤은 집권당 대선후보와의 토론 일전을 기대하고 있다. 당내 경선 토론의 경우 경선이 끝난 뒤엔 다시 화합을 해야 하기 때문에 윤 후보로선 수위를 조절해야만 했다.

이젠 그런 제한이 풀렸기 때문에 집권당 후보와의 토론에선 지난해 국정감사 때처럼 일당백의 포효가 재현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는 것.

 

▲ 지난해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와 답변을 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

 

#① 윤석열이 대처해야할 난제…이재명표 재난지원금

정권재창출이냐, 정권교체냐의 대진표는 ‘집권당 이재명 VS 제1야당 윤석열’로 확정됐다.


보수‧진보 진영의 대표선수로 발탁된 두 후보 간 총성 없는 전쟁에서의 승리 요인은 중도층 표심 공략에 달렸다.

선거공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정치권 안팎에선 흔히들 진영구도를 ▶보수3 ▶진보3 ▶중도4로 본다. 이는 보수와 진보의 힘의 균형이 동일하다보니 중도층 표심이 어디로 기우느냐에 따라 선거 승패가 좌우된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대장동 게이트 사건으로 궁지에 몰려있고, 또 문재인 정권의 5년 간 실정, 특히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정권교체 여론이 높다보니 중도층 표심 공략에 불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껏 무수한 위기를 헤쳐 나왔던 이재명 후보가 아니던가. 이슈를 이슈로 덮어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고, 이를 통한 정권교체 여론을 희석시키려 하는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카드가 그것이다.

이 후보는 ▶전 국민재난지원금으로 1인당 30만원~50만원을 추가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과 더불어 ▶경기도지사 시절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지역화폐 관련, 내년도 예산이 21조원에서 대폭 삭감돼 6조 원가량으로 줄은 데 대한 원상복구 또는 증액을 요구하고 있으며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역시 분기별 보상금 하한액(10만원)을 올리거나 보상액을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후보가 재난지원금 카드를 꺼내든데 대해, 야당에선 ‘현금 살포 매표 행위’라 비난하고 있지만, 이 후보 입장에선 재난지원금을 놓고 여야 간 정쟁이 일수록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일정 부분 돌릴 수 있고, 야당을 ‘돈 안 준다’는 프레임으로 몰아 정권교체 여론을 일정 부분 희석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지난해 4·15 총선 당시로 시계를 돌려보자. 당시에도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고, 당초 국가채무 증가를 우려하며 재난지원금이 총선용 현금 살포라고 비판했던 야당은 언제 반대했냐는 듯 총선 막판 찬성 입장으로 선회했다. 결국 집권세력이 마음만 먹으면 개헌을 제외한 모든 법안을 독자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슈퍼집권당’이 탄생했다.

물론 ‘세월호 쓰리섬’ 등의 막말과 보수정당의 전매특허인 공천파동 등이 대참패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으나, 박영수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지난해 8월 21일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총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는 짐작하기도, 말씀 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선거에)영향을 당연히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해 9월 8일에는 당시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여야를 떠나 당시 (재난지원금을)전 국민에게 지급하자고 하는 주장에 선거논리가 개입돼 있었다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일정 부분 그런 게 있었다. 포퓰리즘이 완전히 아니었다고 정치권에서 답변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이는 집권당이 이재명표 재난지원금 지급에 난색을 보이는 정부를 압박해 지급을 밀어붙일 경우, 윤석열 후보의 콘크리트 지지층이야 돈만 받고 윤 후보를 찍으면 그만이지만, 중도층 여론은 다를 수 있다는 방증이다.

따라서 윤석열 후보도 대장동 게이트 및 정권교체 여론 물타기를 노린 이재명 후보의 재난지원금 카드에 대적할, 중도층 표심을 공략할 카드를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총선에서처럼 ‘국가채무비율 증가로 미래세대에 부담된다’는 읍소만으로는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이 후보의 재난지원금 카드는 윤 후보가 대처해야할 난제 중의 난제가 아닐 수 없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② 윤석열이 풀어야할 난제…야권후보 단일화

이재명 후보의 재난지원금 카드가 중도층 여론을 움직이면 정권교체 여론도 한풀 꺾일 공산이 큰데, 이렇게 되면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대결은 승자를 예측하기 어려운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불과 1~2% 차이로 승부가 판가름 날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후보 단일화 여부가 대선판 주요 변수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인데, 야권후보 단일화 역시 윤 후보가 풀어야 할 또 다른 난제다.

물론 안철수 후보와 설전을 주고받는 제1야당 대표는 전략적 차원일수도 있겠지만, 표면적으론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부정적이다.

다만, 국민의힘 당헌 제74조(대통령 후보자의 지위)는 ‘대통령 후보자는 선출된 날로부터 대통령 선거일까지 선거업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당무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하여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당 대선후보가 당무전반에 관해 우선적으로 권한을 가지기 때문에 선거에 필요한 범위에 해당하는 단일화 여부에 대한 판단은 윤석열 후보가 결정해야 한다는 것.

윤 후보는 대선후보 선출 직후 진행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단일화 여부에 대해 “당장 제가 여기에 대해 (자세히)드릴 말씀은 없다”면서도 “원론적으로만 말하자면, 지금 이 무도한 정권의 연장을 끝내고 정권교체를 한다는데 대해 전부 같은 열망이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우리가 야권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물론 좌파진영에서도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꼭 상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점에서 재난지원금 지급에 좌파진영의 단일화까지 추진될 경우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는 정권교체를 위한 필수적인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윤석열과 트럼프…비주류 尹, 기성 정치인의 무대 여의도를 흔들다!

윤석열 후보는 제1야당 대선후보로 선출되기 이틀 전인 지난 3일, 서울 남대문시장 유세현장에서 빨간색의 ‘아이 러브 코리아’가 적힌 모자를 구입했다.


이를 두고 한편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연상된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자신의 대선구호인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라고 적힌 빨간색 모자를 쓰고 전국 유세를 다녀, 일명 ‘매가햇(MAGA hat)’이 그의 상징이 됐는데, 윤석열 후보도 이날 빨간색 모자를 구입해 쓴 것이다.

공교롭게도 윤 후보가 빨간색 모자를 구입해 썼던 3일, 미국에서는 버지니아주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인 글렌 영킨이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CNN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찍었던 버지니아 유권자의 98%가 영킨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한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기 대선 지지율이 공화당 내에서 1위(47%)를 기록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당초 워싱턴 정치와 거리가 먼 ‘아웃사이더’로 평가받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2016년 공화당 후보에 이어 대선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는데, 윤 후보 역시 여의도 정치와 거리가 먼 ‘비주류’임에도 제1야당 대선후보에 올랐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경선과 대선을 치루는 과정에서 기성 정치인들로부터 혹평을 받았지만, 그의 유세현장에는 언제나 지지자들의 열띤 응원이 있었다고 한다. 윤 후보도 경선 과정에서 ‘4개월밖에 안된 정치초보’, ‘준비가 안 됐다’는 등의 평가 절하가 적지 않았으나, 윤 후보의 유세현장에는 구름 인파가 몰렸다.

2016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돌풍’은 기성 정치인들이 장악하고 있던 워싱턴 정가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작금의 대한민국에서도 여의도 정치권과 동떨어진 비주류 인사가 제1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것을 보면, 우리 국민들은 기성 정치인들이 장악하고 있는 여의도 정치권은 물론 대한민국이 변화돼야 하고, 그 변화를 촉발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 (위)지난 3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 시장을 방문해 '아이 러브 코리아' 모자를 구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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