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의 법적성격과 규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거래소 A to Z

재단법인 굿네이션스 / 기사승인 : 2021-05-10 10: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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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비트코인(가상자산)은 실체도 없고 내재가치도 없는 가상자산이므로 금융상품이 아니라면서도 경제적인 가치가 있으므로 수익이 발생하면 과세할 방침이라고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이번에는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이라 함)상 가상자산과 그 거래소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배재광 블록체인거버넌스컨센서스위원회 의장(인스타페이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 홍남기 부통리,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 국회와 정부의 책임있는 분들이 가상자산의 실체, 규제 등 정책을 결정하기 위하여 법안을 제안하였으나 여전히 명료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보인다. 이에 특금법과 국회 의안시스템에 올라 온 법안을 중심으로 간단하게 내용을 살펴 본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개념은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과 같은 특정 사안에 대한 법안은 그 정의를 명확하게 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법안 등 규제의 필요성을 담은 취지에 맞게 개념을 명료하게 정의해야 내용인 요건과 효과를 정합성 있게 규정할 수 있다. 특금법은 블록체인 기술에 따라 개발된 비트코인 등을 ‘가상자산(Virtual Asset)이라 명명하면서 제2조 제3호에서 ‘가상자산’이란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서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그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포함한다)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은 제외한다’고 규정하여 분산원장기술(DLT)인 블록체인 기술과 무관하게 실물자산이 아닌 모든 디지탈 자산을 사실상 포함한 개념으로 포괄적으로 규정하면서 예외를 열거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포지티브(positive regulation) 규정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일단 분산원장기술인 블록체인에 근거하지 아니한 결과물도 ‘가상자산’에 포함한 취지가 명백하지 않고 향후 비트코인 등 코인이나 토큰을 대상으로 규제하는 경우 상당한 문제점을 노정할 것이라는 점이다. 당장 이용우 국회의원 등이 제안한 소위 업권법 내용도 가상자산을 무비판적으로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

누가 가상자산사업자인가

특금법은 가상자산사업자로, 가상자산과 관련하여 다음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영업으로 하는 자라고 규정하면서 ①가상자산을 매도, 매수하는 행위, ②가상자산을 다른 가상자산과 교환하는 행위, ③가상자산을 이전하는 행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 ④가상자산을 보관 또는 관리하는 행위, ⑤ ① 및 ②의 행위를 중개, 알선하거나 대행하는 행위, ⑥그 밖에 가상자산과 관련하여 자금세탁행위와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행위, 를 예시하고 있다.

역시 가상자산사업자를 상당히 포괄적으로 규정하면서 구체적인 행위를 열거하고 있는 듯이 보이나 그 하나하나 행위가 상당히 포괄적으로 규정되어서 법의 적용을 받는 가상자산사업자의 범위가 실제로 상당히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애시당초 가상자산 거래소사업자에 대해 다른 금융회사와 같은 보고의무를 부과하려는 취지를 벗어나 거의 업권법 수준으로 규정하고 있다.

업비트, 빗썸 등 가상자산 거래소는 신고의무만 부담하는가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회 답변 과정에서 업비트, 빗썸 등 기존에 은행과 고객계좌개설 계약이 체결된 곳도 9월 25일까지 특금법에 따라 소정의 신고를 하지 않거나 신고가 수리되지 않는다면 더이상 영업을 하지 못하고 폐쇄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법률상 신고는 특별한 요건 없이 법에서 규정된 절차대로 당해 행정기관에 신고하는 경우 수리되어 영업을 할 수 있다. 그러면 특금법은 신고의무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살펴 보고 문제점 등에 대해 검토를 할 필요가 있겠다.
특금법은 제5조의2에서 가상자산사업자가 가상자산 거래를 하는 고객의 신원과 자금세탁행위, 범죄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불법자금인지 여부를 확인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또한 법 제7조에 따라 상호 및 대표자 성명, 사업장 소재지, 연락처 등 소정의 사항을 금융정보분석원장(FIU)에 신고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제7조 제3항 신고를 수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이다.
즉, 금융정보분석원장은 가상자산사업자인 거래소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경우, 실명인증이 가능한 입출금 계정, 사업자와 그 사업자의 특정 고객의 계좌 사이에서만 금융거래를 허용하는 계정(소위 벌집계좌가 아닌 계정)을 통하여 금융거래등을 하지 아니하는 거래소의 신고는 수리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위 은행과 고객 실명계좌 개설을 할 약정을 하지 아니한 거래소는 신고가 수리되지 못할 것이다. 이에 4개 거래소를 제외한 나머지 거래소들의 경우 은행과의 고객 실명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약정을 체결하지 못하면 9월말이면 더이상 영업을 계속할 수 없을 것이다.
법에서 신고라고 규정하면서 사실상 은행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신고제도를 허가처럼 운용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가 문제될 것이다. 일단은 법 제7조의 제3항 제2호가 위법해서 무효이거나 신고를 받아 주지 않는 것 자체가 위법할 개연성이 있고, 은행과의 거래계약 거절 등에 금융위원회 등 행정기관의 영향력 행사 여부에 따라 금융정보분석원의 신고거부처분이 행정소송에서 패소할 가능성이 다분해 보인다. 조속히 이와 관련된 제도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금융위가 기존 4개 업체의 신고만 수리하여 독과점을 허용하는 것이 타당한지도 의문이다.

미국 등은 어떤 규제를 하고 있는가

결론적으로 미국 연방법에서는 비트코인이나 가상자산관련해서 특별한 법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다만,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성격상 ‘증권’ 등 ‘금융상품(financial instrument)’에 해당하는 경우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증권거래법에 따라 발행(Issuance)・공개(ICO)・상장(listing)을 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무엇보다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재단, 블록체인 기업들에게 개발하는 코인이나 토큰이 어떤 경우에 증권 혹은 금융상품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공개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발행 등을 적법하게 할 수 있는 요건에 대하여 안내하고 있다. 이에 반하는 경우 법에 따라 민형사와 행정상 제재를 한다. 입법과 관련해서는 겐슬러 증권거래위원장이 며칠 전 연방의회에 가상자산거래소와 관련한 법제도를 마련하여 위원회가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을 촉구한 것이 처음이다. 향후 연방의회가 이를 위한 제도 마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리 국회처럼 개인 의원 한명이 조급하게 법안을 사실상 설계하고 제안하는 것과 같은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 법제도 마련을 결코 서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향후 혁신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최대한 기술발전과 그 전망이 명료해 질 때가지 최소한 규제를 제외하고는 블록체인 기술을 위협하는 어떤 구체적인 제도도 마련하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이번 국회혁신경제활성화 포럼이 개설하는 ‘정책전문가 회의’가 국회와 정부, BGCC와 한국블록체인협회 등 민간 자율단체, 전문가, 업비트, 빗썸 등 당사자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므로 신중하게 진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존 특금법 체계도 다시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고제도를 운영하는 기준, 공정거래법에 따른 위법 여부 등도 동시에 포괄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더퍼블릭 = 재단법인 굿네이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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