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먹는 코로나 치료제 임상발표에…‘난감한’ 제약·바이오 업계

‘화이자’ 먹는 코로나 치료제 임상발표에…‘난감한’ 제약·바이오 업계

  • 기자명 최얼
  • 입력 2021.11.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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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얼 기자]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또 다른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의 백신 및 치료제 개발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휘청거리는 모양새다.

다만, 백신수요는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는 업계의 시각과 더불어 임상실험에서의 효능으로 경구용 치료제를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도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9일 업계 및 한국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바이오 대장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은 각각 5% 안팎의 약세를 나타냈고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14% 넘게 급락했다.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만1000원(4.75%) 내린 82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은 1만2000원(5.74%) 내린 19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20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5월 4일 이후 약 1년 6개월만이다(종가기준).

셀트리온의 주가는 올 초 40만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한 바 있지만 현재 20만원선을 간신히 유지중이다.

업계는 바이오 대형주들이 동반 급락한 것은 화이자가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와 관련해 긍정적인 임상 결과가 전해진 데 따른 것으로 파악한다.

이는 경구용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국내에서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 중인 기업에 대해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것.

실제 이같은 주가하락은 화이자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실험 효과를 발표한 직후에 이뤄졌다. 

화이자는 지난 5일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입원과 사망의 중증화 위험을 거의 90% 감소시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고 전한 바 있다.


화이자에 따르면, 화이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증상이 발현된 지 3~5일 지난 환자 775명에게 팍스로비드를 투약했고 가짜 약을 먹은 대조군과 한 달 뒤 비교에서 중증화 위험을 89% 감소시켰다.

해당환자들은 증상은 경미하지만 비만, 당뇨 등 입원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농후한 환자들이다.

지난달에도 미국 제약사 머크가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의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발표하자 셀트리온을 비롯해 국내·외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기업들에 부정적인 주가 흐름이 나타난 바 있다.

해당기간 백신개발에 한창이던 노바백스같은 경우 장중한때 30만원(한화기준)을 돌파했지만 몰누피라비르의 출현으로 1달도 안돼 15만원 밑으로 급락했다.

영국에서 처음으로 머크의 몰누피라비르의 조건부 승인도 추후 바이오 회사들의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정부로부터 해당 약품사용에 대한 조건부 승인이 이뤄졌고, 미국· 유럽연합 등의 보건 당국에서도 사용 신청이 논의 중이기 때문이다.

즉, 추후 백신의 수요가 어느정도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고스란히 주가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되며 앞으로 여러나라에서 치료제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다.

“치료제 부각돼도 백신수요 계속될 것”

다만, 치료제를 게임 체인저로 생각하긴 다소 무리라는 시각도 존재해 백신의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머크와 화이자가 발표한 수치가 충분한 치료효과를 냈다고 보기 힘들다는 입장과 더불어, 실제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시각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팍스로비드와 몰누피라비르 투여환자에서 부작용 사례가 여럿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다.

아울러, 몰누피라비르같은 경우 같은 계열의 약을 사용한 동물 실험에서는 기형 유발과의 연관성이 지적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즉, ▲아직 입상실험만으로 제대로 된 입증은 쉽지 않다는 것 ▲그로인해 이를 게임체인저로 바라보긴 다소 무리라는 점 등으로 치료제 사용을 다소 신중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로인해 백신 수요는 존재할 것으로 생각하는 시선들도 존재하며,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 단기적으로 치료제의 출현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뉴시스> 및 <핀포인트뉴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임상) 데이터만으로 내년, 내후년, 그 이후에 어떻게 될 것인지 판단하는 게 의미가 있을 지에 대해서는 예언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며 과학적 근거를 갖고 산업을 보는 입장에서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특히 센티멘털에도 영향을 받아 움직이는 단기적인 주가를 보고 미래를 판단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더퍼블릭 / 최얼 chldjf123@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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