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녹음파일에서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시장님한테 하면 되니까 걱정하지 말라”, “적당히 시장님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고 남욱 변호사가 정 회계사에발언한 내용이 녹취록을 통해 공개됐다.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뜻한다.
정영학 회계사의 녹음파일은 2012∼2014년과 2019∼2020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과 주고받은 대화와 통화를 녹음한 것으로 이번 사건의 결정적 증거를 뜻하는 ‘스모킹 건’으로 꼽힌다.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적당히 시장님을 설득하겠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유 전 기획본부장과 정 회계사,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기자, 정민용 변호사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에 대한 공판을 열어 정 회계사가 녹음한 파일을 재생했다.
먼저 재생한 파일은 2013년 4월 17일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사이의 통화 내용으로, 남 변호사가 유 전 기획본부장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달한 녹취록이다. 유 전 기획본부장은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추진중이었다.
해당 녹음파일에서 남 변호사는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 테니까 어떤 방법이든지 형하고 협의하자, 이렇게 얘기하더라”고 발언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검찰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유 전 기획본부장을 말을 남욱 변호사가 정 회계사에게 옮긴 것이다.
남 변호사는 또 유씨가 “협의해서 좋은 쪽으로 하면 될 것 아니냐, 형을 믿어라”, “시장님한테 하면 되니까 걱정하지 말라”, “적당히 시장님을 설득하겠다”고 유 전 기획본부장이 발언한 것을 전하고 있다.
아울러 비슷한 시기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의 또 다른 녹음 파일도 공개됐는데 이 파일에서 남 변호사는 “기억나는 대로 워딩해주겠다”며 “(유 전 기획본부장이) 어떻게 하면 너도 돈벌이를 하고 시장님 대선을 위해 도움이 될지 상의해서 조율하자, 죽을 때까지 너하고 나 한 몸 아니냐, 너도 나 죽으면 같이 죽는 것 아니냐, 형이 알아서 할 건데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대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였는지는 해석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선거를 어떻게 우리가 당선시킬지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남욱 변호사는 정 회계사에게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이) 계속 얘기하는 게 선거. 시장님 선거를 어떻게 우리가 당선시킬지에 대해 너랑 나랑 거기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은밀하게 선관위 쪽 라인을 좀 대봐라. 너가 아무도 모르게. 오늘 그 얘기까지 하더라고”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지난 2013년 4월 30일 공개된 녹취록에서는 남 변호사가 정 회계사에게 유 전 본부장의 이야기를 전하는 과정에서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시장) 재선을 위해 어떤 것이 도움되는지 상의해보자”라는 말을 전했다.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 “2주 안에 3억 만들어달라” 요구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 2013년 4월 1일 당시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이 남욱 변호사를 향해 “(내일까지) 한 개(1억원)도 안 되냐”고 물어보는데 이에 남욱 변호사는 “그렇게까지는 좀. 현금 못 만들어요”라고 대답하는 부분이 녹음돼 있다. 이어 남욱 변호사가 “지금 만들면 그럼 0.7? 7천몇백만원. 계속 만들고 있거든요”라고 답변한 데 유 전 기획본부장이 “0.7...0.7...그럼 일단 먼저 그것만. 내일 좀 봐”라는 부분이 나온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 대화에서 남 변호사는 유 전 기획본부장이 2주 안에 3억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대화에서 1개는 1억, 0.7은 7000만원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유 전 본부장 측은 “남 변호사가 전하는 말이 유동규 전 본부장이 한 말이 맞느냐”, “도시개발공사 내의 다른 유 전 본부장(고 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을 뜻할 가능성도 있다”며 검찰이 녹음 파일을 설명하는 부분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퍼블릭 / 김미희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