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집회 참석 코로나 확진자 알고 보니 ‘민노총 집회 참석 확진자’

광화문 집회 참석 코로나 확진자 알고 보니 ‘민노총 집회 참석 확진자’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0.08.2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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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복절인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8·15 노동자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정부여당이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책임을 사랑제일교회 및 광복절 광화문 집회 탓으로 규정하고 미래통합당에도 연대책임을 묻고 있는 가운데, 보건 당국과 여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민주노총 집회 참석 확진자를 광화문 집회 참석 확진자로 둔갑시켜 발표했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25일자 <조선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오산시에 거주하는 40대 A씨는 지난 22일 평택 소재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에 평택시청은 22일, 오산시청은 24일 A씨의 코로나19 감염 경로를 광화문 집회 관련이라고 명시했다. 평택시장(정장선)과 오산시장(곽상욱)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도 24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광화문 8월 15일 집화와 관련해 조사 중 40명이 추가 확진돼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총 176명”이라고 발표했는데, 누적 확진자 176명에는 A씨가 포함돼 있다는 게 조선일보의 설명이다.

그러나 조선일보 확인 결과 A씨는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게 아니라 민노총 주도의 8·15 노동자대회 집회에 참가했다고 한다.

A씨는 금속노조(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 화성지회 소속으로, 지난 21일 평택 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코로나 검사를 받은 사람은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의무적으로 자가 격리를 해야 하지만 A씨는 자가 격리 의무사항을 어기고 다음날인 22일 아침 7시 30분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동네 야산에 올랐다. 이날 오후 보건 당국은 A씨에게 확진 판정을 내렸다.

조선일보가 24일 오후 평택시청에 ‘A씨를 왜 광화문 집회 참석자로 홈페이지에 공개했느냐’고 질의하자 이후 평택시청은 보신각 집회 참석자, 즉 민노총 집회 참석자로 수정했다고 한다.

그동안 정부여당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책임을 사랑제일교회 및 광복절 광화문 집회 탓으로 규정하고 미래통합당에도 연대책임을 물었다.

그러나 민노총 집회에 참석했던 A씨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정부여당이 보수 성향의 광화문 집회만 표적 삼아 코로나19 재확산 책임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 당국은 그간 광화문 집회 참가자만 코로나 의무 검사 대상으로 지정,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추적해 집중 검사했지만 민노총 집회 참석자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일관해 왔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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