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테라’ 권도형, “싱가포르에 있다”더니...현지 사무실·거주지 어디에도 ‘없다’

‘루나·테라’ 권도형, “싱가포르에 있다”더니...현지 사무실·거주지 어디에도 ‘없다’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2.05.2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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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CEO)(사진=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연합뉴스)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한국산 가상화폐인 루나 폭락사태로 20여만명의 투자자들이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를 고발한 가운데 그의 행방은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는 본인의 트위터를 통해 “지난해 12월부터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다”며 “테라폼랩스 본사가 싱가포르에서 여전히 활동 중이며 좋은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홈페이지에 공개된 주소의 회사 사무실과 법인 등기 상의 본사 사무실은 비어있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테라폼랩스 사무실로 등록된 곳은 법률사무실로, 테라폼랩스가 기관이나 투자자로부터 우편물 등을 받으려고 싱가포르 현지 법무법인과 계약해 마련한 공식적인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 변호사는 이를 두고 “그걸로 봐서는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 SPC(특수목적법인) 같은 형식으로 법무법인의 어떤 주소만 둔 채로 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주소지의 법률사무소 직원들은 권 대표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고 한다.

또한 같은 건물의 다른 고층에 테라폼랩스의 법인 등기상 본사가 있었으나 그곳 역시 비어있는 상태로 확인됐다. 같은 층에 상주하는 다른 입주 업체의 한 직원은 테라랩스의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던 중 중단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해당 시점이 테라폼랩스코리아의 부산 본점 및 서울지점의 해산이 결정된 4월30일과 비슷한 시점으로, 이는 루나와 테라가 폭락하기 직전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권 대표는 이에 대해서 “그 시기는 우연에 불과하며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테라폼랩스는 여전히 건재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권 대표가 사무실을 철수하고 투자자 등의 추적을 피해서 이미 제3국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 대표는 싱가포르에서 살았던 아파트에서도 얼마 전 거주지를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권 대표는 지난 21일 트위터를 통해 테라폼랩스의 국내 조세포탈 혐의 및 한국법인 해산 등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하면서 “우리는 국세청이 추징하는 모든 세금을 납부했다”면서 “숨길 것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테라폼랩스는 루나·테라 자매 코인을 발행했으나 최근 하루 만에 그 가치가 100% 가까이 폭락했다. 이에 피해를 본 국내 투자자만 20여만명에 달했고 이들이 권 대표를 고소하면서 현재 서울남부지검에서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다만 싱가포르 현지 경찰에서는 권 대표와 관련해 테라 폭락으로 인한 피해 신고가 접수됐음에도 아직 수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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