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재판부는 2일부터 법정에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로비 의혹의 결정적 증거로 꼽히는 정영학 회계사의 녹음 파일을 재생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총 60여개의 파일 중 10여개 정도를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김씨와 유씨,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 정민용 변호사의 공판을 열어 정 회계사가 녹음한 파일을 재생했다.
이날 공개된 파일은 정 회계사가 2020년 7월 29일 김씨를 한 카페에서 만나 나눈 대화를 녹음한 것으로, 김씨는 “대장동은 막느라고 너무 지쳐, 돈도 많이 들고”라며 “보이지 않게”라고 말한다.
이어 김씨는 또 “공무원들도 접대해야지, 토요일 일요일에는 골프도 해야 하지”라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한다. 이에 대해 정 회계사는 “고생하셨다”며 “형님(김씨)의 자리가 힘든 자리”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한다.
검찰은 녹음 파일 재생에 앞서 “김만배 피고인이 대장동 사업에 돈이 많이 들고 공무원을 접대해야 하며 시의원 등과 골프를 쳐야 한다는 로비 내용을 언급한다”고 설명했다. 또 “김씨가 이씨에게 50억 원을 준다고 말하는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김씨, “동규 지분 아니까, 700억원을 주고”
아울러 또 다른 녹음 파일에는 2020년 10월 30일 한 노래방에서 정 회계사와 김씨, 유씨가 곽 전 의원에게 돈을 전달하려 모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파일에서 김씨는 유씨에게 “천화동인 원(1호)이 남들은 다 네 걸로 알아”라며 “내가 (유)동규한테, 동규 지분 아니까, 700억원을 주고”, “비상장 주식을 내가 비싸게 사면” 등의 발언을 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부분 역시 음질이 조악해 구체적인 대화 내용과 맥락은 명확하지 않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녹음파일을 두고 “천화동인 1호가 유동규 피고인의 것이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으며, 김만배가 유동규에게 700억원을 주겠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10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유동규에게 700억원을 주겠다고 발언했는데 녹취록에 따르면 김만배씨가 “걔(유동규)는 다시마 비료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회사를 차리겠대”라며 “그 회사를 나보고 사래”라고 발언한 내용을 보도했다.
2020년 11월에도 김씨는 유 전 본부장에게 "2025년 정도 되면 10년이 되니 사업 이익을 투자 형식으로 주겠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뒤, 이 대화를 정 회계사에게 전하는 과정이 공개됐다고 전했다.
곽상도 전 의원 언급‥50억 지급 방식 두고 ‘고심’
이에 김씨가 “A(박영수 전 특검의 딸 이름)하고 곽상도는, 두 사람은 고문료로 안 된다”고 말하자 유씨는 “그걸로 주면 되지 않나, 아들한테 배당하는”이라고 제안한다.
이에 대해 김씨는 “회사 막내인데 50억을 어떻게 가져가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에 유씨는 “곽 선생님도 변호사 아니냐”고 반문한다. ‘곽 선생님’은 곽 전 의원을, ‘회사 막내’는 화천대유에 근무한 곽 전 의원 아들을 지칭한 것으로 추정된다.
더퍼블릭 / 김미희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