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US, 美서 RTX30 시리즈 25% 인하…그래픽카드 가격 폭락 시작된 이유

ASUS, 美서 RTX30 시리즈 25% 인하…그래픽카드 가격 폭락 시작된 이유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2.03.3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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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그래픽카드 제조사에서 판매하는 가격의 2배를 웃돌았던 그래픽카드 가격이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채굴방식 변경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AMD사의 신제품 출시 시기가 가까워진 데 더해 차기 그래픽카드가 대폭적인 성능 향상이 예고된 만큼 시중에 판매되는 고성능 그래픽카드의 가격이 하락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31일 전자통신(IT)매체 아스테니카 등에 따르면, 대만 전자제품 업체인 에이수스(ASUS)가 미국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RTX30 시리즈 그래픽카드 가격을 최대 25% 인하하기로 했다. 가격 인하 시점은 내달 1일부터다.

그동안 암호화폐 채굴 등으로 권장소비자가격의 2배 이상 웃돌았던 그래픽카드 가격은 여러 가격 하락 요인들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올 초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먼저 이번 ASUS의 그래픽카드 가격 인하는 미국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면제 부활과 관련이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은 지난 23일 중국산 제품 549개 중 352개 품목에 대한 관세면제를 다시 적용하기로 했다.

전자제품인 그래픽카드도 면제 대상에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경쟁 그래픽카드 판매사들 역시 조만간 가격을 인하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유럽에서도 뚜렷한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세가 감지된다. IT매체 톰스가이드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그래픽카드 가격은 이달에만 25% 하락했다.

EU지역 그래픽카드 평균 가격은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하더라도 권장소비자가격보다 80% 이상 높았지만, 최근에는 25%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번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 요인은 이 뿐만 아니다.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에 참여해 검증에 기여한만큼 보상을 받는 ‘작업 증명(PoW)’ 방식으로 채굴됐지만, 올해 상반기 중 지분 증명(PoS) 방식으로 변경된다.


그동안 그래픽카드의 연산능력이 뛰어날수록 많은 양의 이더리움을 얻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고성능그래픽카드는 공장에서 출하와 동시에 웃돈을 얹어서 구매해주는 채굴업자들에게 판매됐다.

이로 인해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그래픽카드를 권장소비자가격에 구할 수 없었고, 웃돈을 얹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엔비디아는 채굴성능에 제한을 거는 LHR 버전 그래픽카드를 출시했지만, 이를 우회하는 방법도 생겨나면서 채굴업자들의 수요는 줄지 않았다.

하지만 이더리움 재단이 올해 상반기 중 보유하고 있는 이더리움 자산에 비례해 채굴 권한을 부여하는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하면서 더는 이더리움 채굴을 위해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필요하지 않게 됐다.

여기에 더해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 경제가 요동쳤고, ‘금’과 ‘달러’ 등 안전자산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상화폐의 가격이 불안정해졌다.
 


더욱이 엔비디아와 AMD의 신제품 출시 예정일이 가까워지면서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엔비디아의 차기 그래픽카드인 RTX40 시리즈는 전작 대비 80% 수준의 성능향상이 예상되며, AMD사의 차기 그래픽카드 역시 신규 회로설계 방식인 RDNA3 기반의 그래픽카드를 출시할 것으로 예고하면서 전작 대비 최대 2배 이상 성능이 향상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반 소비자들은 현재까지도 가격 거품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RTX30 시리즈와 라데온 RX 6000 시리즈를 구매하지 않고 차기 그래픽카드의 출시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이 같은 이유로 고성능 그래픽카드의 수요가 감소하자 전세계 유통망에선 재고가 쌓이고 있어 본격적인 가격 하락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IT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도 그래픽카드를 필요로 하는 채굴 방식의 가상화폐가 많이 있어 가성비 중심의 제품 가격은 정상화되는데 시간이 다소 소요될 수도 있다”면서 “RTX3070 이상의 고성능 그래픽카드의 가격은 이미 권장소비자가격에 근접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 그래픽카드가 출시되면 소비자들의 수요가 몰려 일시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더퍼블릭 / 최태우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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