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에 대출금리 인하...은행들, 尹 정부 예대금리 공시 ‘눈치보기’?

금리인상기에 대출금리 인하...은행들, 尹 정부 예대금리 공시 ‘눈치보기’?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2.04.1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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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금리 인상기에 이례적으로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자세 낮추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계대출이 3개월째 줄어든 영향도 있으나 윤석열 정부에서 예대금리 공시제도 시행이 예상되자 미리 예대금리차 줄이기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5일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를 다음 달 1일까지 한시 인하를 시작한 데 이어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우리은행도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섰다.

국민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최고 0.45%포인트 내렸고 신한·농협은행은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24일부터 중신용 대출금리를 0.5%포인트 내렸고 케이뱅크도 지난달 신용대출 금리를 0.3%포인트, 0.4%포인트씩 두 차례에 걸쳐 인하했다. 하나은행도 금리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와 채권금리가 오름에 따라 대출 금리가 오르는 금리 인상기에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금리가 오르고 가계대출 총량 규제 강화로 인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감소세가 3개월째 이어지면서 대출영업 강화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5대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월 말 대비 2조7436억원 감소해 703조193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데다 DSR 규제가 유지되고 있어 대출 금리만 내린다고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전환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은행들의 금리 인하가 새 정부 출범에 앞서 미리 자세를 낮추는 등 눈치 보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윤 당선인은 은행들이 ‘이자 장사’를 한다는 인식을 고려해 예대금리차 공시제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관련 공약의 시행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는 은행의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를 주기적으로 공시해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유도하고 소비자의 이익을 높이려는 제도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되는 반면 은행들만 이익을 봤다는 인식이 높아진 가운데 은행들은 공시 이전에 선제적으로 대출 금리를 내리거나 예금 금리를 높이는 식으로 새 정부의 개입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은행들은 지금도 은행연합회 등에서 매월 신용등급별 평균 및 가산금리 공시로 예대금리차를 공개하고 있는데 여기에 정부의 추가 정책이 더해지면 민간 은행의 자율적인 금리 책정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 정부는 대출의 규모에 주목했지만 새 정부는 대출 금리 수준을 주로 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은행들도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적정 금리 수준을 맞추려는 노력을 하지 않겠나”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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