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사실 아니라는데, ‘경비업법’ 위반 논란…노조 “임원 동선 감시 지시”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1-04-14 11:5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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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24일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신입행원들과 실시간 온라인 대화시간을 갖고 있다.(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IBK기업은행이 자회사 ‘IBK서비스’ 소속 경비원들에게 현행 경비업법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게하고, 심지어 은행 임원들의 동선 등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업무지시를 내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업은행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경비업법에 반하는 행위를 지시하지도 않았고, 임원들의 동선을 감시하는 업무지시를 내린 적도 없다는 것.

노조 “기업은행, 경비업무 벗어난 행위 요구…현행법 위반”

공공연대노동조합 서울본부 기업은행지부는 지난 12일 오전 ‘기업은행 불법업무, 원청 직접지시 근절’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업은행 노조는 “노조는 기업은행 내 경비원들에게 요구되는 경비업무 외 각종 불법업무 근절을 위해 꾸준히 문제제기를 해왔으나, 여전히 문제가 시정되고 있지 않고 경비업법을 위반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각 지점의 경우 우체국 심부름과 동전교환, ATM업무, 주차관리, 외부업무 운전 등의 잡무와 고객 정보 유출 위험이 높은 서류와 전산업무 수행을 (경비원에게)요청하거나, 각 센터의 경우에는 주차업무, 안내(인사강요), 의전, 임원 동선보고 등의 업무를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노조는 이어 “더욱 심각한 것은 (경비원들이 소속된 IBK서비스는 기업은행의)자회사로 명백히 다른 사업체임에도 모회사인 기업은행 직원들이 (경비원과)같은 공간에 근무하면서 현장에서의 직접 지시 및 무전 상으로의 지시 등이 횡행하고 있다”며, 이를 불법파견으로 규정했다.

기업은행은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2018년 12월 14일 전액 출자로 ‘IBK서비스’를 설립했다.

기존 용역회사 비정규직 근로자에 의해 운영되던 경비와 청소, 사무보조, 조리, 주차관리 등의 근로자들과 2018년 10월 24일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고, 2018년 12월 31일자로 해당 근로자들을 IBK서비스 정규직으로 채용해 운영 중이다.

그런데 기업은행이 자회사 IBK서비스 소속 경비원들에게 경비업법에 위반되는 업무를 요구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경비업법 제15조의2(경비원 등의 의무) 2항은 ‘누구든지 경비원으로 하여금 경비업무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하게 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현행 경비업법이 규정하고 있는 경비업무라 함은 ▶경비를 필요로 하는 시설 및 장소에 대한 도난·화재 등의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시설경비 ▶운반 중에 있는 현금·유가증권·귀금속·상품 등에 대한 도난·화재 등의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호송경비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해의 발생을 방지하고 그 신변을 보호하는 신변보호업무 ▶경비대상시설에 설치한 기기에 의해 감지·송신된 정보를 경비대상시설 외의 장소에 설치한 관제시설의 기기로 수신해 도난·화재 등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기계경비업무 ▶공항 등 국가중요시설의 경비 및 도난·화재 그 밖의 위험발생을 방지하는 특수경비업무를 말한다.

따라서 노조의 주장대로 기업은행 측이 IBK서비스 소속 경비원들에게 우체국 심부름과 동전교환, 주차관리 업무 등을 요구했다면 이는 현행법 위반이라는 것.

 

▲ 공공연대노동조합 서울본부 기업은행지부는 지난 12일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은행 불법업무 원청 직접지시 근절을 촉구했다.

 

“주차관리 업무 지시하지 않았다”는 기업은행…주차관리 업무가 일상인 경비원들

<본지> 취재 결과, 기업은행 한남동 고객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IBK서비스 소속 경비원들은 본연의 경비업무를 벗어나 기업은행 임원들의 주차 편의를 돕는 주차관리 업무를 일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비원들은 임원의 전용 주차 공간 마련을 위해 ‘라바콘(안전 표시 삼각콘)’으로 자리를 맡아 뒀다가, 무전을 듣는 즉시 주차장으로 달려가 라바콘을 옆으로 치워 임원이 주차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주로 했다.

이후 임원이 차량을 끌고 외부로 나가면 경비원들은 빈 주차공간에 라바콘을 세워 임원 전용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한남동 고객센터 옆 언덕 사유지 및 기업은행 직장 어린이집 차량 주차관리도 경비원들의 몫이었다.

본연의 경비업무를 벗어난 이 같은 주차관리 업무에 대해, 노조 측은 기업은행 안전관리실 차원에서 지시가 내려온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업은행 측은 경비업법에 벗어난 행위를 요구한적 없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임원들은 차에서 내려 (센터 등 은행이 있는)건물로 들어올 수 있는 분들이기에 주차공간에 경비가 필요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임원 차량의 경우 전용 주차공간이 배정돼 있다. 주차 관련 별도의 조치가 필요 없는 상황”이라며, 주차관리 업무를 지시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기업은행 측의 이 같은 입장에, 노조 관계자는 “자신들이 근무하는 기업은행 본점에는 주차관리 요원이 배치가 되어 있다 보니, 주차관련 별도 조치가 필요가 없다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다른 센터 등에는 주차관리 요원이 없다”며 “따라서 경비원들이 경비업무를 벗어나 주차관리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라며, 경비업법 위반이라고 맞섰다.

“임원 감시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일거수일투족 감시해서 은행원에 보고”

아울러 노조는 기업은행 측이 경비원들에게 임원들의 동선 등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도록 감시 업무를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기업은행 한남동 고객센터의 경우 IBK서비스 소속 경비원들은 기업은행 안전관리실 소속 경비대장 지시에 의해 기업은행 임원들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한 뒤 이를 무전으로 보고하고 있었다.

이를테면 A임원이 도보로 왔는지, 차를 타고 들어왔는지, 어떤 엘리베이터를 탔는지, 계단으로 갔는지, 커피숍을 들리는지, 출·퇴근은 몇 시에 하는 지 등을 무전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고했고, 나아가 ‘임원동정표’까지 만들어 기록으로 남긴 뒤 이를 경비대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경비원들에게 임원들의 동선 등 감시 업무를 지시했다는 주장은)사실이 아니다. 앞서 보도한 매체에 대해 강경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인사이트코리아>는 지난 12일 ‘[단독]기업은행, 부장 이상 고위직 '사찰' 논란...경비원이 동향파악 보고’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어떤 부분이 사실이 아니라는 건가’라는 물음에,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 측에서 (경비원들에게 감시 업무를)지시한 사실도 없고, 보고받은 사실도 없다. 임원동정표 양식도 기업은행이 만들어서 준 양식도 아니다”라며 “비상상황 시를 대비한 평시 상황보고를 공유한 뒤 경비에 활용한 다음 폐기하는 것으로 들었다”고 했다.

기업은행 측은 임원들의 동선 파악 등 감시를 지시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공연대노조 기업은행지부 배재환 지부장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임원들이 걸어서 출근을 했는지, 어떤 차를 타고 나갔는지, 계단으로 올라갔는지, 어떤 엘리베이터를 타서 몇 층에서 내렸는지,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감시해서 은행원에게 보고한다”며 “왜 이렇게 지시 하는 것인가. 이걸 왜 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기업은행 임원이 커피숍에 들어갔고, 몇 층에서 내렸는지 무전 안하면 왜 그렇게 경비원을 혼내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는 화재·도난 등의 혼잡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대처하기 위한 사람들이지 주차관리 및 임원들의 동선을 보고하려고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주차관리 및 임원 감시는 불법파견?…기자회견 다음날 감시 중단 지시

노조는 기업은행이 자회사 경비원들에게 주차관리 등 경비업무를 벗어난 업무를 하게하고, 임원들의 동선 감시를 요구하는 행위를 ‘불법파견’으로 보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기업은행 한남동 고객센터의 경우 ‘기업은행 안전관리실→경비대장→IBK서비스 소속 경비원’ 구조로 주차관리 및 임원 감시 등의 업무지시가 내려온다고 한다. 경비대장은 기업은행 안전관리실 소속이다.

즉, 경비대장과 경비원들의 소속이 다르다는 것인데, 소속은 다르지만 경비대장과 경비원은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고 같은 업무를 한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에 따라 기업체가 하도급 근로자의 업무를 지휘, 명령하게 되면 이는 불법파견으로 인정돼 직접 고용의무와 함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노조의 지적이다.

한편, 노조 측이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다음날인 지난 13일, 기업은행 측은 자회사 경비원들에게 무전을 통한 임원들의 실시간 동선 파악 보고를 중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경비원들은 임원들의 동선을 파악해 안전관리실 부장(S1) 및 팀장(S2)에게 무전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고했지만, 노조의 공개 기자회견 직후 은행장(01)과 전무(02), 감사(03)를 제외한 전 임원에 대한 일체 무전 보고를 하지 않도록 지시한 것이다.

 

▲ IBK서비스 소속 경비원들이 모여있는 단체 채팅방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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