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독주’ 예고한 與…‘언중법’ 강행처리에 여야 정면충돌 ‘일촉즉발’

‘입법 독주’ 예고한 與…‘언중법’ 강행처리에 여야 정면충돌 ‘일촉즉발’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08.2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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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사실상 단독 처리하겠다고 표명한 더불어민주당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가능성을 예고하면서 여야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22일 더불어민주당이 언론중재법을 강행 처리하려는 것에 대해 “위헌투성이 언론중재법 처리는 역사적 반역”이라며 법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투쟁을 예고했다.

이에 여야는 23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첫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지난 24일 이후 6개월여만에 전체회의를 열고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국가인권위원회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다.

운영위원인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상대로 개정안 철회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언론중재법은 오는 24일 법제사법위원회와 25일 본회의에서도 속전속결로 통과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법사위는 전체 18명 가운데 민주당이 11명, 국민의힘 6명, 열린민주당(최강욱) 1명으로 구성돼 있어 여권의 단독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본회의 이후 문체위 등 7개 상임위원장이 야당 소속으로 바뀌는 만큼 이번 임시국회에서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회법에는 거대 야당의 독주를 막을 여러 장치가 마련돼 있지만 180석 이상을 차지한 여당의 독주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재 민주당은 개헌을 빼고 소위부터 각 상임위, 법사위, 본회의까지 모든 과정에서 법안을 다룰 수 있다.

민주당 171석, 열린민주당 3석, 기본소득당 1석, 시대전환 1석, 민주당 출신 무소속 6명 등 범여권 의석은 182석에 달한다.

이에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의 부당함을 부각하는 대국민 호소에 나서는 한편 오는 24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의 법안 처리 진행 과정에 따라 25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권력이 영원할 것처럼 누리면서 오만하게 독재의 길로 가는 민주당을 국민 여러분께서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며 “해당 쟁점 법안은 24일 법사위에서 논의될 것인데 국민의힘은 비록 수적으로 밀리더라도 법사위와 이어지는 본회의에서 날치기 강행 처리되는 법안의 문제점을 철저하게 따지겠다”고 했다.

특히 법사위에서도 여당의 강행처리를 막지 못하면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대여 투쟁 방안 중 하나로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냐는 질문에 “이를 배제하지 않고 모든 사항을 포함해서 고려하고 있다”며 “법사위 진행까지 함께 고려해서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현행 국회법에 따라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 서명으로 국회의장에게 필리버스터 종결을 신청할 수 있다. 이후 24시간 뒤 무기명 투표를 진행해 재적의원 5분의 3이 찬성할 경우 필리버스터는 강제로 종료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를 신청하더라도 범여권의 의석수로 인해 입법 독주를 막을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서처(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시행했지만, 180석을 웃도는 범여권의 강제종결로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면서 입법 독주 저지에 실패한 바 있다.

한편 청와대는 언론중재법을 강행 처리한 여당을 두둔하고 나섰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발언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을 당시 “국회의 일”이라고 거리를 뒀지만, 강행 처리되자 “잘못된 보도로 인한 피해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입법적 노력도 필요하다”며 여당을 두둔했다.

이에 대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2일 긴급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앞에서는 언론인의 자유를 외치며 뒤에서는 집권여당의 방탄입법 뒤에 숨어있다”며 “과거 자신의 언행과 정반대로 하는 것에 대해 국민 앞에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으면 ‘내로남불’을 습관적으로 반복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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