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기업, 초미세공정 한계 극복 위해 ‘패키징’ 기술 집중

글로벌 반도체 기업, 초미세공정 한계 극복 위해 ‘패키징’ 기술 집중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05.11 11:13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첨단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단순 반도체 포장과 보호를 위한 작업이었지만, 초미세공정의 기술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근 개발한 I-Cube4에 실리콘 인터포저를 적용해 초미세 배선을 구현하고 반도체 구동에 필요한 전력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I-Cube’는 삼성전자가 선보인 2.5D 패키지 솔루션 브랜드다. I-Cube 뒤에 붙는 숫자는 HBM 칩의 개수를 의미하는데, 2.5D 패키지 기술은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로직 칩과 HBM 칩을 배치해 한 개의 반도체처럼 움직이게 하는 이종 집적화 기술이다.

이에 데이터 전송 속도를 개선하고, 패키지 면적을 줄일 수 있어 고성능 컴퓨팅(HPC), 인공지능(AI)·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마켓전략팀 전무는 “HPC 분야를 중심으로 차세대 패키지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I-Cube2 양산 경험과 차별화된 I-Cube4 상용화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HBM을 6개, 8개 탑재하는 신기술도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I-Cube4 개발이 파운드리 분야에서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주요 경쟁사인 대만의 TSMC와 비교해 패키징 분야에서 후발주자로 꼽히지만,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패키징 기술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것은 삼성전자뿐만 아니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도 패키징 기술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올해 미국 뉴멕시코주에 35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해 반도체 패키징 시설을 짓고 내년 하반기 가동을 시작한다.

TSMC도 지난해 패키징 공정에 150억달러(약 16조원) 투자를 발표하고 일본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까지 패키징과 관련된 투자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미국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에 패키징 관련 시설을 포함할 가능성도 있다.

이처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패키징 시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데는 회로 선폭이 3nm(나노미터) 이하로 줄어드는 등 초미세공정이 대세로 자리잡게 되면서 물리적 한계에 직면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즉, 반도체 자체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보이자 반도체끼리 연결하고 포장하는 패키징 기술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현재 패키징 기술에 가장 앞선 기업은 TSMC로, 경쟁사 대비 패키지 두께는 20% 얇고 전력 손실이 10% 적으며, 속도는 20%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패키징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이고 있는데, 최근 삼성전자가 차세대 패키징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단기간에 기술 격차가 좁혀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언론을 통해 “4차 산업에 해당되는 자율주행이나 인공지능, 고성능 컴퓨팅 등 단품이나 기존 모듈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기술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패키지 기술이 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기술은 범용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가 만난 영역이라 할 수 있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반도체 기업들이 향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패키징 산업 규모는 지난해 488억달러(약 54조9000억원)에서 2025년 649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더퍼블릭 / 최태우 therapy4869@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