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주도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시중은행 ‘반발’ 커지나

빅테크 주도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시중은행 ‘반발’ 커지나

  • 기자명 김미희
  • 입력 2021.07.07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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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지난해부터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 업체들이 수신, 여신업무 등 전통적인 은행업무에 참여하면서 은행권과 빅테크, 핀테크 업체들의 ‘갈등’이 예고된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빅테크 업체들의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에 대해 반발하는 분위기다.

여전히 금융당국에서 은행권에는 규제 등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빅테크, 핀테크 업체들에게만 가능성 등을 크게 열어준다면서 속앓이를 하는 가운데 빅테크, 핀테크 업체들이 주도하는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에 참여할 경우 자칫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토스 등 빅테크·핀테크 업체가 주도하는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10월 중 시행 예정인 토스와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등의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서비스에 참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최근 진행된 플랫폼별 사전 참여 선호도 조사에서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 어느 곳에도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앞서 금융위원회(금융위)가 올해 업무계획에서 명시한 ‘비대면·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은 모바일 앱 등에서 금융 소비자가 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 금리를 한눈에 비교하고 번거로운 서류 절차 없이 금리가 낮은 곳으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금융위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은 토스 등의 ‘금리비교’ 플랫폼을 금융결제원의 대환대출 인프라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 눈에 금리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빅테크, 핀테크 플랫폼을 이용해야 하며 여기에 수수료 등이 얽혀 있어 이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플랫폼에 참여해봤자 은행으로서는 금리 경쟁만 치열해질 뿐 얻는 것은 많지 않다”며 “결국 수수료와 접속자 증가로 플랫폼 운영 IT(정보통신) 기업의 배만 불려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을 비롯한 어디에서든 ‘플랫폼’ 경쟁이 치열한데 빅테크, 핀테크 업체와 공유하게 되면 결국 종속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대신 시중은행은 지난달부터 ‘은행연합회 회원 금융기관 금리비교·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빅테크, 핀테크 업체의 플랫폼을 빌리지 않고 독자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고객에게 서비스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해 사실상 갈 길이 멀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빅테크, 핀테크 업체와 시중은행 간 갈등이 ‘플랫폼’으로 넘어가면서 주도권 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퍼블릭 / 김미희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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