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금융당국에서 은행권에는 규제 등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빅테크, 핀테크 업체들에게만 가능성 등을 크게 열어준다면서 속앓이를 하는 가운데 빅테크, 핀테크 업체들이 주도하는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에 참여할 경우 자칫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토스 등 빅테크·핀테크 업체가 주도하는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10월 중 시행 예정인 토스와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등의 대출 갈아타기 플랫폼 서비스에 참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으며, 최근 진행된 플랫폼별 사전 참여 선호도 조사에서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 어느 곳에도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앞서 금융위원회(금융위)가 올해 업무계획에서 명시한 ‘비대면·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 사업은 모바일 앱 등에서 금융 소비자가 은행 등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 금리를 한눈에 비교하고 번거로운 서류 절차 없이 금리가 낮은 곳으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금융위가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은 토스 등의 ‘금리비교’ 플랫폼을 금융결제원의 대환대출 인프라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 눈에 금리를 확인할 수 있어 편리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빅테크, 핀테크 플랫폼을 이용해야 하며 여기에 수수료 등이 얽혀 있어 이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플랫폼에 참여해봤자 은행으로서는 금리 경쟁만 치열해질 뿐 얻는 것은 많지 않다”며 “결국 수수료와 접속자 증가로 플랫폼 운영 IT(정보통신) 기업의 배만 불려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을 비롯한 어디에서든 ‘플랫폼’ 경쟁이 치열한데 빅테크, 핀테크 업체와 공유하게 되면 결국 종속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대신 시중은행은 지난달부터 ‘은행연합회 회원 금융기관 금리비교·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빅테크, 핀테크 업체의 플랫폼을 빌리지 않고 독자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고객에게 서비스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금융당국의 허가가 필요해 사실상 갈 길이 멀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빅테크, 핀테크 업체와 시중은행 간 갈등이 ‘플랫폼’으로 넘어가면서 주도권 싸움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퍼블릭 / 김미희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