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집값 올린 것도 아닌데 왜” 전세대출 규제에 실수요자 ‘막막’

이현정 기자 / 기사승인 : 2021-10-13 14: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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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전세대금대출의 이용자 가운데 98.1%는 실제 전세계약을 위해 대출을 받는 실수요자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전세자금대출이 포함되면서 전세계약을 앞둔 서민들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호소를 하는 등 불만과 불안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의 잔액은 119조96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한 생활안정자금 대출은 1.94%에 불과해 실제적으로 98.1%은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해 전세 계약을 맺은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상 전세대출의 대부분은 실수요라는 것.

앞서 금융당국은 늘어난 가계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에 연 5~6% 이내로 대출 증가율을 맞추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중 은행들은 일부 대출을 제한·축소하는 방침을 시행했고 연증가액이 한도에 가까워진 은행들은 결국 전세자금 대출까지 조이기에 들어간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미 지난 8월부터 전세대출을 비롯한 모든 가계 담보대출의 신규 취급을 중단했고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전세자금 대출의 한도를 계약 갱신 시 늘어난 전셋값 수준으로 축소했다. 이 방침은 하나은행도 오는 15일부터 시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전세대출의 최대한도는 전세보증금의 80%였다.

전세자금 대출의 실수요자들은 당국의 이 같은 규제에 대출이 막히면서 12일에는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을 규제하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국민청원 글이 올라왔고 이 글은 12일 오후 2시 기준 2787명이 청원에 공감했다. 청원인은 “실수요자를 구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청원인은 “은행에서 전세대출이 가능하다는 가심사를 받고 입주 한 달 전 안심하고 계약했는데 지금 전세대출을 조이면 계약금을 날려야 하느냐”고 “우리가 집값을 올린 것도 아닌데 피해는 왜 우리가 떠안아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강원대 정준호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을 규제한다고 해도 현재와 같은 저금리, 고유동성 상태에선 집값이 당장 억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은 올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만성적인 전세 물량 부족에 전세자금 규제가 겹치면서 전세난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입주물량 감소 등 공급 위축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앞으로도 전세난 심화가 우려된다”면서 “내년 7~8월에는 새 임대차법 시행 2년을 맞아 계약갱신 만료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전셋값 추가 상승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대한 정책 당국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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