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2년4개월만에 최대...은행은 실적 늘고, 소비자는 이자부담 가중

예대금리차 2년4개월만에 최대...은행은 실적 늘고, 소비자는 이자부담 가중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2.02.0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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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은행권의 예대금리 차이가 2년 4개월 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대출금리는 빠르게 오르는 데 비해 예금금리는 더디게 오르고 있어서다. 시장은 올해도 기준금리 인상이 예정돼있고 금융당국의 대출규제도 이어지고 있어 앞으로도 예대금리차는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최근 관련 제도 개선안과 법안도 제시되고 있어 향후 예대금리차의 흐름에 주목된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지난해 12월 잔액 기준 총대출금리는 연 3.04%, 총수신금리는 연 0.83%로 이 둘의 차이(예대금리 차이) 2.21%포인트로 나타났다. 2019년 8월(2.21%포인트)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대 차이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가 이같이 벌어진 이유는 예금금리 인상폭이 대출금리 인상만큼 오르지 않아서다. 은행권은 예금의 경우 기존 저금리 요구불예금이나 수시입출식 예금이 포함되면서 금리 상승폭이 적은 데 반해 대출은 기존의 저금리대출은 만기가 도래하고 신규 대출은 고금리가 적용되면서 예대금리차가 커졌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세 번째 기준금리 인상이 있은 후 은행들은 0.3%~0.5%포인트 가량 예·적금 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상품을 분석한 결과 최대 인상폭이 적용된 상품은 극소수였으며 대부분은 0.2%~0.25%포인트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도 예대금리차를 확대하는 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을 4~5%에 맞출 것을 은행들에 요구했다. 이에 따르기 위해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낮춰 대출을 억제하는 상황이다.

은행들이 저금리대출을 줄이면서 적격대출의 취급도 적어졌다. 이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장기고정금리대출 상품인데 20년 상환의 기본형 금리는 4.04~4.75% 수준이나 대부분 은행은 올해 적격대출의 한도를 줄였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경우는 아예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대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도 조만간 5%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담대 변동금리에 연동되는 금리들은 모두 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14%포인트 올라 1.69%를 기록했다. 8일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장중 2.27%까지 올라 2018년 1월 28일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로 올랐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코픽스 금리에 영향을 준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도 올해 두 차례 이상 추가 시행이 예정돼 있어 예대금리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주들은 나날이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반면 은행들은 예대금리차로 인해 이자 이익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사(KB, 신한, 하나, 우리)들의 이익은 14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기와 대출규제가 맞물린 상황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예대금리차 확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정책 기조를 맞추면서 현 상황에서 예대금리차를 해소하는 방법은 시장의 변화에 맞춰 예금금리를 올리는 것 뿐”이라며 “은행도 향후 금리 정책을 수립하면서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치권에서도 관련 제도의 개선과 법안을 내놓고 있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최근 예대금리차 공시 의무화 등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통령령에 따라 정기적으로 예대금리차를 공시하도록 하고 차이가 확대될 경우에는 금리 산정의 합리성과 적절성 등을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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