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터 초석에 앉은 文부부에 불교계 “참담”...청와대, 불심 달래기 나서

절터 초석에 앉은 文부부에 불교계 “참담”...청와대, 불심 달래기 나서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2.04.08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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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북악산 남측 탐방로에 위치한 법흥사터에서 김현모 문화재청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뒤편의 서울 북악산 남측 탐방로 개방을 기념한 산행에서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에 걸터앉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불교계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 부부가 앉았던 돌이 연화문 초석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불교 문화재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불교계 언론인 법보신문은 6일 ‘대웅전 초석 깔고 앉은 문 대통령 부부...“청와대 문화유산 인식 수준 참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이를 비판했다.

법보신문은 해당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뒤편 서울 북악산 남측 탐방로를 산행하면서 법흥사터 연화문 초석을 깔고 앉은 채 문화재청장의 설명을 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해당 사진은 청와대가 직접 배포한 것으로 알려져 청와대의 불교 문화유산 인식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교중앙박물관장인 탄탄스님은 법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진을 보고 참담했다”며 “대통령 부부도 독실한 신앙인으로 아는데 자신이 믿는 종교의 성물이라도 이렇게 대했을까 싶다”고 짚었다.

아울러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인 성공스님은 김현모 문화재청장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성공스님은 “만약 문 대통령 부부가 몰랐다고 하더라도 문화재청장이 그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었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는 것이다.

비판이 커지자 문화재청은 해당 초석이 문화재가 아니고 유물로서 가치가 크지 않다고 해명하며 착석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불교계는 그간 천주교 신자인 문 대통령의 종교 관련 행보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쳐 왔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연말 국민들의 코로나 블루(우울감)을 위로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10억원의 예산을 들여 캐롤 듣기를 권장하는 캠페인을 진행하자 불교계는 특정 종교를 지원하는 데 세금을 들인다며 이를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문 대통령이 카톨릭 신자임을 의식해 불교계의 비판은 자연스레 대통령에게까지 향했으나 법원은 불교종단 연등회 행사에도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점을 들어 종교 차별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한편 불교계의 비판이 이어지자 청와대는 전날 불심(佛心)달래기에 나섰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의 부처님에 대한 공경과 불교에 대한 존중은 한결같다”며 문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전하고, 5일 산행을 마친 후에도 청와대 관저 뒤편의 불상 앞에서 합장하며 예를 올렸다고 전했다. 또한 문 대통령도 이날 참모 회의에서 “저는 천주교인이지만 천주교의 교리와 불교의 진리는 결국 하나로 만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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