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이현정 기자]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시기임에도 신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중 변동금리 가입 건수가 여전히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합형(고정금리) 상품의 금리가 변동형 상품의 금리보다 높은데다 가산금리까지 붙어 금리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2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금리상승형 주담대(금리상한형 주담대)의 가입 실적은 단 14건(21억3700만원)으로 확인됐다.
금리 상승을 예고하며 금융당국은 금리상한형 주담대 정책상품을 내놓았으나 현재 시장에서는 외면받는 상황이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금리 상승폭을 연간 0.75%포인트, 5년간 2%포인트 이내로 제한하는 대신 0.15~0.2%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는다.
실제 SC·씨티·농협·국민·하나·우리·신한·기업은행의 6월 고정금리 주담대의 금리는 2.85%로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단순평균, 2.71%) 보다 0.14% 높다.
그러나 금리가 상승하면 상황은 역전된다. 6개월 단위로 0.25%씩 두차례 금리가 상승한다고 가정했을 때, 2.85% 혼합형(고정형) 주담대를 가입한 경우는 추가 금리 상승 없이 유지된다. 반면 2.71% 금리의 변동형 상품에 가입한 경우는 6개월 후 2.96%, 다시 6개월 후 3.21%포인트로 상승한 금리를 지불해야 한다.
예를 들어 3억의 주담대를 받았다면 고정금리의 경우 금리가 상승해도 여전히 2.85%에 해당하는 월납입액 124만원을 내면 된다. 반면 2.71%의 변동금리 상품에 가입한 경우는 가입 당시는 122만원의 월납입액을 내지만 2.96%로 상승하면 126만원, 3.21%로 상승하면 131만원의 월납입액을 지불하게 된다. 이 금액을 4년으로 합산하면 305만원의 차이로 변동금리의 경우 더 많은 누적 이자가 발생하게 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마다 조건이 달라 혼합·변동형 주담대 금리 격차가 1%포인트 가까이 나는 곳도 있다”며 “아직은 금리가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차주에게 가산금리까지 붙는 금리상승형 주담대를 권하기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입장의 차이로 6월 말 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중 변동형 주담대의 비중은 81.5%를 차지해 2014년 1월(85.5%)이후 7년5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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