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염불 그친 안전 선언?…김이배號 제주항공, ‘아찔 운항’ 눈총

홍찬영 기자 / 기사승인 : 2021-12-07 1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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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의 안전 불감증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날개 끝이 손상된 상태로 항공기를 운항하다 적발돼 6개월만에 국토교통부로터 과징금 제재를 받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주항공의 안전 소홀 문제가 오늘내일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제주항공이 안전 문제가 관련해 제재를 받은건 올해만 해도 세 번째다.

지난해 역시 안전규정을 위반해 항공사가 납부한 과징금 중 61% 달하는 금액을 낸 바 있다. 2019년엔 태풍 속에서도 무리하게 운항을 강행했다는 점이 적발돼 국정감사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안전 논란이 불거질때마다 쇄신을 다짐하지만 같은 문제가 여실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공염불에 그친 안전 선언이 아니냐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이는 제주항공의 경영난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선이 따르기도 한다. 코로나19로 무너진 재정상태를 개선하는 데 힘을 쏟다보니 안전 문제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진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주항공을 이끄는 김이배 사장의 부담도 가중됐다. 재무 개선에 갈 길이 바쁜 와중에 안전 문제를 종식시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무거운 과제도 짊어졌기 때문이다.

날개 일부 손상국토부 과징금 7억1000만원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날개 끝이 손상된 상태로 항공기를 운항토록 했다는 혐의로 국토교통부로부터 과징금 7억1000만원을 부과 받았다.

이와 함께 운송용 조종사에게는 자격증명 효력정지 45일, 항공정비사에게는 자격증명 효력정지 30일이 내려졌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6일 과징금 부과에 대해 납부유예를 신청한 상황이다.

이는 지난 3월 8일에 발생한 사고로 인한 제재다. 제주항공은 당시 제주공항에서 유도로로 이동하다 대기하던 에어서울 항공기와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제주항공 항공기는 왼쪽 날개 끝이 일부 손상됐으며 에어서울 항공기는 후방 오른쪽 수평 꼬리날개가 휘어졌다.

에어서울은 김포공항에 도착해 비행전후 점검 과정에서 이를 확인하고 운항중단 등 후속조치를 취했다.

반면 제주항공은 광주공항에서의 비행전후 점검 과정에서 접촉사고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1~2회 더 운항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접촉사고 당시 양쪽 모두 인지하지 못해 각각 목적지로 이륙한 건 맞다"면서 "에어서울은 도착 후 정비 체계에 따라 손상을 인지하고 운항중단 조치를 취한 반면 제주항공은 점검 과정 등을 거쳐 (접촉사고를) 인지했음에도 1~2회 더 운항해 행정처분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 논란문제 번번이…승객 목숨 담보 비난

문제는 제주항공의 안전불감증 논란이 불거진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안전 소홀과 관련한 과징금 처분을 받은 건 올해만 해도 3번째다.

지난 2월에는 후방동체가 손상된 상태인데도 운항하다 적발됐으며, 지난 3월 10일엔 보조날개 끝이 손상됐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다시 승객을 태워 운항하다 적발됐다. 이 항공안전법 위반 2건으로 제주항공은 9억원에 육박하는 과징금을 맞게 됐다.

이외 지난 6월엔 제주항공 한 기장이 실탄을 갖고 여객기 운항에 나서려다 적발돼 파동이 일은 바 있다.

해당 기장은 가방 내 실탄이 있었던 것을 몰랐다고 진술했지만, 당시 온라인 일각에서는 테러 가능성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이는 제주항공이 항공기 반입금지 물품 검사나 직원 보안 교육 등 내부관리에 미흡했던 것이 원인이었다는 지적이다.

제주항공의 안전문제는 올해 뿐 아니라 수년전부터 불거져 왔다. 지난해에도 국토부 안전규정을 위반해 항공사가 납부한 과징금 중 제주항공이 차지하는 비중은 61%에 달한다. 약 22억6000만원 상당이다. 

2019년엔 국정감사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당해 9월 태풍 ‘타파’의 국내 상륙 당시 타이베이발 제주항공기가 부산 김해공항에 무리하게 착륙을 강행하다 두 차례나 서울 김포공항으로 회항하는 사태와 관련해서다.

당시 국감에서는 172명의 승객 목숨을 담보로 곡예비행을 강행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제주항공은 안전불감증 문제가 불거질때마다 책임을 느끼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의지와는 달리 비슷한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제주항공은 근본적인 사고의 원인을 다시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따르고 있다.

재무개선 갈 길 바쁜데…무거워진 김이배 사장 어깨  

▲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

일각에선 안전 조처 소홀 논란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건, 제주항공의 경영 상황과 연관지어 보기도 한다.

 

실제 제주항공은 2019년 지난 2분기 5년 만에 적자 전환한 이후 줄곧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에도 9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실패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여객수요 감소와 국제선 운항중단, 국내선 경쟁 심화 등이 재무개선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연이은 적자로 이익을 내는 데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레 안전관리에 소홀해진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현재 제주항공을 포함한 LCC업체들은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화물 운송에 나섰지만, 화물기가 없는 탓에 흑자 전환을 끌어낼 만한 수익은 얻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최근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분위기가 반전되나 싶었더니 이 기대마저도 꺾여버리게 됐다. 새 변이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전 세계가 여행 제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도 당초 위드코로나가 시행됨에 따라, 이달 1일부터 부산~사이판 노선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오미크론으로 인해 15일로 연기한 상태다.

이에 제주항공을 이끄는 김이배 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꾸준히 제기되는 안전 논란과 항공업황 악화에 따른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쉽지 않은 과제를 짊어졌기 때문이다.

김이배 사장은 지난해 6월 취임 당시, 아시아나항공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전략·기획 전문가라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취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 발 경영악재를 맞았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김 사장은 ‘비용절감’을 통해 재무를 개선한다는 의지를 줄곧 내세우며 이를 실천해 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흑자전환에 성공은 못해도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는 와중에 '안전 논란'이라는 또 하나의 악재를 맞이한 것이다.


안전은 모든 기업에서 최우선 경영 가치로 평가된다. 이에 재무개선 갈 길이 바빠 안전관리에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도, 안전을 배제한 경영은 내실없는 성장에 그칠 수 있다는 비판이 따른다.

제주항공은 LCC 중 가장 규모가 크며, 항공업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항공사다. 사회적 관심을 크게 받고 있는 만큼, 잡음을 줄여나가 LCC의 수장다운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는 시각이 모아지고 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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