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공식적인 총수 자리에 오르면서 전기차 등 미래 신사업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29일 현대차그룹의 동일인(총수)을 정몽구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변경했다.
실제로 정 명예회장은 차례대로 그룹 경영을 넘겨왔다. 지난해 3월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 지난해 10월 그룹 회장직을 정 회장에게 넘겨줬고, 올해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도 내려놓으며 사실상 현대차그룹 경영에서 손을 뗀 상태다.
이에 따라 공정위의 정 회장 총수 지정은 정 명예회장이 그룹 내 직책에서 모두 물러났고, 현대차(지분 5.33%)와 현대모비스(지분 7.15%) 의결권 행사를 정 회장에게 포괄 위임한 점을 고려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공정위는 정 명예회장의 건강 상태를 고려했을 때 당장은 경영 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으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 안정적 승계 발판 신사업 ‘속도’이에 현대차그룹 내에서는 지난해부터 이미 정 회장 주도로 신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여기에 공정위 총수 지정 등 대내외적으로 안정적인 승계가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 회장이 대외적으로 총수 인정을 받은 만큼 현대차그룹이 현재 추진 중인 사업과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공정위도 인공지능(AI) 신기술·신산업 출현, ESG라는 신경영 패러다임 대두 등 급변하는 환경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을 고려해 동일인을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직후부터 현대차 그룹의 체질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간 자동차 산업이 전통적인 ‘제조업’에만 머물렀다면 앞으로 자동차는 자율주행과 도심 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수소 등 모빌리티 업체로의 전환한다고 파악, 추진중에 있다.
이는 인수합병 등을 통해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기술을 보유한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총 8억8천만달러(한화 약 9588억원) 인수하기로 했다.
기아자동차의 기아 사명 변경 또한 이 부분이 반영된 것이다. 자동차 제조업체를 넘어 ‘기아’라는 브랜드를 선보인 것이다. 올해 초 기아로 사명변경 후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하고, 2025년 전기차 라인업을 23개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 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작되나아울러 정 회장이 총수 자리에 오르면서 앞으로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편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등 4개의 순환출자 구조로 되어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코스피 상장 이후 정 회장이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여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그룹 지배구조 개편은 이보다 앞선 2018년에도 한 차례 진행예정이었으나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와 시장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더퍼블릭 / 김미희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