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 “금리 올려 물가 잡아야...다만 빠른 속도는 불필요”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 “금리 올려 물가 잡아야...다만 빠른 속도는 불필요”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2.04.2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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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 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전날 치러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오늘까지도 (경기보다) 물가가 더 우려된다”고 언급하며 금리를 올려 물가를 안정시킬 것이라고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경과 보고서를 표결 없이 채택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적어도 1~2년은 물가 상승국면으로 갈 것으로 본다”면서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겠다는 시그널을 미리 주지 않으면 기대심리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도 했다.

이어 “미국처럼 물가가 오른 뒤 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면 취약계층 등에 많은 부작용이 있다”면서 “인기는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금리 시그널을 줘 물가 기대심리를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가는 정책이 지금까지는 맞다”고 밝혔다. 이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1.25%에서 0.25%포인트 추가 인상해 1.50%까지 올렸다.

실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여년 만에 4%대를 넘어섰다. 한은의 물가 관리 목표치는 2% 수준인데 현재 물가는 이에 크게 웃도는 상황으로 한은은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연간 4% 또는 그에 근접한 수준까지 물가상승률을 조정할 예정이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의 가중과 취약차주 중심의 부실 문제 발생 등의 우려에 대해서는 이 후보자는 “거시적으론 가계부채 증가세를 꺾는 게 급선무”라며 “성장의 문제가 없는 한 그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명확히 제시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한 번에 0.5%포인트 이상 금리를 올리는 ‘빅스텝’을 예고한 미국처럼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이미 8%가 넘는 물가 상승률을 기록해 금리를 빠르게 올릴 여지가 있지만 “우리 경제 성장률은 미국만큼 견실하지 않아서 (통화정책조절) 속도를 조심스럽게 봐야 한다”고 했다. 우리보다 미국의 금리가 높아지는 한미 금리 역전에 의한 자본유출과 관련해서는 “경제 펀더멘털이 양호한 만큼 단기적으론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면서도 “원화가 절하돼 그게 물가 압력으로 올 가능성은 있어 한미 금리 역전폭이 크지 않도록 하면서 속도를 조정하는 미세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현 정부는 물론 새 정부의 물가 및 가계부채 관리 정책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거나 잘못된 신호를 줄 경우에는 한은이 관여하겠다고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윤석열 정부의 50조원 추경 편성은 긴축 정책과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해당 추경은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미시적 정책이기에 불가피한 선별적 보상”이라며 “만약 (추경)총량이 커서 거시적으로 물가에 영향을 주게 되면 당연히 정책 당국과 얘기해서 한은도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완화 정책이 한꺼번에 풀리면 물가나 거시경제 상황에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이 후보자는 “정부와는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경제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에 대해선 소통하고 조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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