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해 더 오를텐데...은행 대출금리 ‘과도하다’ 지적도

기준금리 올해 더 오를텐데...은행 대출금리 ‘과도하다’ 지적도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2.01.0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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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기준금리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1%로 올라섰지만 한국은행은 여전히 금리가 낮은 수준이라며 올해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격히 오르던 대출 이자는 올해도 더 오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에 비해 대출금리 산정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경제 상황의 개선에 맞추어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가야 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금융 불균형 상황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의 영향을 함께 짚어가며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에 맞춰 금리 인상 시기도 적절히 조정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이 총재는 “미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높아진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금리 인상을 이미 시작했거나 예고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각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국제금융시장의 가격변수와 자본 유출입의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 불안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올해도 기준금리 인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시장은 한은이 적어도 두 차례 이상에 인상을 통해 최대 1.75%까지 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도 몇 달 전과 달리 물가 상승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자 지난 12월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을 조기 종료하고 올해 3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에 나설 계획을 거론했다.

연준의 발표 다음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는 3년 4개월 만에 금리를 0.1%에서 0.25%로 인상했고 한국은행 역시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1월 6.8%로 상승해 1982년 6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영국도 11월 물가상승률은 5.1%로 10년 2개월 만에 최대폭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1~11월 국내 소비자물가가 전년동기 대비 2.3% 상승한 상황이다. 물가 상승폭이 더 커지기 전에 금리를 높여 물가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 전 세계적인 추세로 보여지는 이유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대출 금리는 따라 상승하게 된다. 차주의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는 2010년 2월 관련 공시집계 이후 최대 상승폭인 0.26%p 올라 1.55%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기준금리가 0.25%씩 상승해 현재 1% 수준임에도 변동 주담대 금리는 5%를 넘어서면서 기준금리에 비해 시중 금리가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가 1.75%였던 2019년 6월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변동 주담대 금리는 3.07~4.57%였으며 하나은행은 3.07~4.57%을 나타냈다. 반면 기준금리 1%인 현재 같은 조건의 국민은행 금리는 3.86~5.06%이며 하나은행은 3.159~4.459%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들이 과도하게 금리를 책정해 폭리를 취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여기에 올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는 더 낮아지고 차주별 DSR 적용이 강화되는 등 대출 상황은 더 어려워지고 이자는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더 오를 것으로 보여 차주의 고통만 가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은행들은 이에 대해 기준금리로만 은행 대출이 산정되는 것이 아니며 기준금리 외에 수요 공급상황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대표는 “은행들은 과거 예대마진이 1.5%포인트 수준일 때도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며 “코로나19 국면에서 자금조달 수요가 급증해 특수를 본 은행들이 오히려 경기 불황기로 반영해 가산금리를 과도하게 산정하는 것은 아닌지 들여다 볼 때”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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