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미국의 추가 유가 증산 요청 외면...국제 유가 안정화 요원

OPEC+, 미국의 추가 유가 증산 요청 외면...국제 유가 안정화 요원

  • 기자명 임준
  • 입력 2021.11.0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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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C 로고

[더퍼블릭 = 임준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기존의 증산 방침을 유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정은 국제유가의 폭등에 추가 증산으로 국제 유가 안정화는 요원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추가 증산을 압박해왔던 미국은 이러한 OPEC+의 기존 증산 방침 결정으로 요구가 묵살된 것으로 분석됐다.

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석유장관 회의를 열고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한 계획을 다음 달에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이달 하루 40만 배럴을 증산한 산국들은 내달에도 같은 규모의 증산을 이어가게 됐다.

OPEC+는 지난해 합의했던 감산 규모를 줄이는 방식으로 지난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뜻을 모았다. 당시 전체 감산 규모는 580만 배럴 수준이었다.

이번 OPEC+ 회의를 앞두고 미국은 기존의 증산 규모가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기의 수요를 맞추기에 부족하다며 추가 공급을 요구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이 증산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최근 유가 급등이 OPEC 카르텔 탓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이날에도 "산유국들은 세계 경제회복에 제동이 걸리지 않도록 행동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만 이를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각국이 경제 정상화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세계 원유수요가 회복됐는데 주요 산유국들은 이만큼 산유량을 늘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원유 공급 부족의 장기화로 인해 앞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솔리고 있다.

다만 산유국들은 기존의 증산 방침을 유지하는 게 올바른 결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10월 유럽에서 원유 수요가 감소할 조짐이 있었으며,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세계 원유 수요 축소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추가 증산을 결정하지 않은 배경을 설명했다.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과 관련해 "원유가 원인이 아니라, 천연가스와 석탄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경제적 우려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에너지 대란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고 싶으면 유럽과 아시아로 향하는 천연가스 공급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산유국들이 다음달에도 추가 증산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자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을 받는다. 백악관은 이날 미국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전략비축유 방출을 첫 번째 대응방안으로 꼽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로 지내왔던 밥 맥날리 라피단 에너지그룹 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은 OPEC+가 추가 증산을 거부할 경우 이에 대한 대응을 분명히 표명했다"며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이 "가장 가능성 있는 선택지"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전략비축유 방출은 미국 휘발유 가격을 당장 진정시킬 수 있지만 불편한 선례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략비축유의 주 목적은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막기 위함으로 섣불리 사용하면 안 된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폭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모두 동반 상승했고, 이로 인해 경상수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아직 경상수지 흑자 유지를 하고 있으나, 추후 국제 유가가 계속 오르면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임준 기자 uldaga@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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