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끈’ 달아오른 이베이코리아 매각 레이스…예비 입찰 흥행 속 ‘카카오’ 불참

‘후끈’ 달아오른 이베이코리아 매각 레이스…예비 입찰 흥행 속 ‘카카오’ 불참

  • 기자명 김다정
  • 입력 2021.03.1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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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다정 기자]격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는 주요 유통업체와 정보기술(IT) 업체, 사모펀드 등이 대거 뛰어들면서 벌써부터 치열한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카카오는 예상을 깨고 불참했다.

당초 이베이코리아가 제시한 매각 희망가 5조원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분위기와 달리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흥행에 성공했다.

여기에는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과 네이버와 신세계그룹의 전략적 제휴 등 최근 업계 내 판도 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G마켓과 옥션, G9 등 오픈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는 거래액 규모로 보면 네이버(약 27조원)·쿠팡(약 22조원)과 ‘3강’ 구도를 형성한다. 누구든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단숨에 네이버, 쿠팡과 경쟁하는 3자 구도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적자를 면치 못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업계 유일 16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점도 재평가 요인 중 하나다. 이베이코리아는 1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조 3000억원이다.

신세계, 롯데 이어 SKT, MBK까지 ‘진검승부’ 예고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는 유통 대기업뿐 아니라 ICT기업, 사모펀드 등 다양한 기업이 출전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이 주관한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 롯데, 이마트,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했다.

이마트를 앞세운 신세계그룹은 최근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16일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지분 교환을 포함한 제휴를 위한 협약식을 체결한 바 있다. 이마트는 1500억원, 신세계는 1000억원 규모로 각각 네이버와 상호 지분을 교환하며 이를 통해 양사간 전략적 제휴를 강화할 방침이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자사 통합몰 SSG닷컴의 영향력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이 오픈마켓 사업 개시를 미루고 있는 것도 이베이코리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이 된다면 SSG닷컴 거래액은 단숨에 24조원으로 2위 쿠팡(20조 9000억원)을 제치고 1위 네이버쇼핑(26조 8000억)과 상위권 다툼을 하게 된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롯데 입장에서 이베이코리아는 단숨에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롯데가 야심차게 내놨던 그룹 통합몰 ‘롯데온’은 론칭 1년이 지나도록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1번가를 운영하고 있는 SK텔레콤도 참전했다. 11번가의 이커머스 점유율은 6%로 4위지만 이베이를 품에 안으면 네이버(17%)와 쿠팡(13%)을 넘어서 1위에 오르게 된다.

홈플러스의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스는 홈플러스 기업가치 강화를 위한 카드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상깨고 ‘불참’ 카카오…“오픈마켓 경쟁력 떨어져”

일단 유통·통신 대기업은 물론 사모펀드까지 뛰어들면서 예비 입찰은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예상을 깨고 카카오는 불참을 선언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카카오쇼핑’을 통해 유통 부문 사업 확장에 나선 카카오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뱅킹이나 페이 등의 금융 기능을 이용해 이베이코리아에 판매자·소비자를 대거 유입시켜 네이버·쿠팡에 견줄 커머스 강자를 키울 최적의 인수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카카오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더라도 카카오톡과의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안타증권 이진협 연구원은 “오픈마켓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 (여기에 있는 판매자를 카카오 커머스 사업으로 유치하는 것 외에) 큰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의 강력한 검색 플랫폼이 쇼핑과 잘 맞아떨어졌던 반면 카카오톡이 이베이코리아의 트래픽을 늘릴 힘이 있는가에 회의적이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92ddang@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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