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이재용 최후 변론에서 눈시울 붉혀…“국격에 맞는 새 삼성으로 효도하고 싶다”

국정농단 이재용 최후 변론에서 눈시울 붉혀…“국격에 맞는 새 삼성으로 효도하고 싶다”

  • 기자명 선다혜
  • 입력 2020.12.3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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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준법 삼성’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30일 이 부회장은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 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했다. 19분 동안 이어진 최후진술에서 이재용 회장은 부친인 고(故) 이건희 부회장을 언급하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방심하면 삼성도 망할 수 있겠구나 위기의식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졌다. 경황이 없던 차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가 있었다”면서 “지금 같으면 결단코 그렇게 대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했다.

그러면서 그는 “돌이켜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제 불찰이었다”면서 “1년 가까운 수감생활과 4년 가까운 조사‧재판 과정에서 제게 새로운 성찰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준법감시위원회와 관련해 “재판부에서는 단순히 재판 이상을 해주셨다”며 감사함을 표하고 “준법 문화의 토양에서 체크하고 법률 검토를 거듭해 의사 결정을 해야 궁극적으로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준법감시위원회로 인해 실제 변화가 있다면서 “최근 회의에서 제가 과거 안 했던 질문이 늘어났다”며 “‘법무팀 검토 끝났죠, 이 문제는 준법감시위까지 가야 하는 거 아닌가요’ 등 묻고 또 묻고 외부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이 부회장은 “제가 책임지고 준법을 넘어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를 만들겠다”면서 삼성이 국정농단에 연루된 것이 앞만 보고 달려온 치열함의 결과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987년 삼성이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전 일화를 언급하면서 “1987년 이병철 회장님 돌아가실 때 저는 대학교 1학년이었다. 임종을 지켜보며 경황없는 중에도 아버님은 다른 모두를 제쳐두고 일본 지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도시바 소니 히타치 산요 마스시타 당시 일본 주요 기업들의 최고경영자들과 미팅 약속을 잡으라는 지시였다. 이 기업들은 삼성의 큰 고객사이자 앞서가던 기업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해 1월 아버님은 일본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저를 그 모든 회의에 데려가셨습니다. 당시 삼성 회장이지만 삼성 위상이 지금과 달라 회장이나 사장이 아니라 전무, 상무급, 심지어 부장급 엔지니어가 나와도 일일이 만나 머리를 숙이고 최신시설 동향이나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했다. 그 치열함이 어쩌면 삼성 DNA가 됐다고 생각한다. 삼성은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었던 것 같다”며 “삼성에 쏟아진 많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삼성은 이제 달라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부회장은 “선대보다 크고 강하게 키우는 게 최고의 효도라는 말이 강렬하게 맴돈다. 제가 꿈꾸는 승어부는 더 큰 의미를 담아야 한다. 회사 문화를 바꾸고 제도를 보완해 외부에서 부당한 압력이 들어와도 거부할 수 있는 촘촘한 준법제도를 만들겠다”면서 “최근 아버지를 여읜 아들로서 국격에 맞는 새 삼성을 만들어 너무나도 존경하고 또 존경하는 아버지께 효도하고 싶다”며 부친을 언급할 때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과 같이 징역 7년 형이 구형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은 최후 변론에서 “삼성에 입사한 뒤 40년간 최선을 다했으나 특검 수사가 시작되고 4년여 흐른 지금 회한만이 남는다”며 “대통령이 요구해도, 질책해도 준법의 길을 선택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저는 해외영업을 해와 법을 몰랐다”면서 “삼성그룹의 피해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타협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회사에 준법 가치를 심어야 하는 사람”이라며 “이 사건이 이 부회장에게 족쇄가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은 “윗사람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 하고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한 제 잘못과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8일 열린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사진제공 연합뉴스>

더퍼블릭 / 선다혜 a4066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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