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이자에 은행은 ‘실적 잔치’...서민은 ‘시름’

늘어난 이자에 은행은 ‘실적 잔치’...서민은 ‘시름’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1.11.1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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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금리 인상과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도 국내 금융지주들의 3분기 실적이 역대급 수준을 기록했다. 대출 증가세는 주춤했으나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등의 수요는 여전한 반면 대출 문턱을 높이려는 은행이 우대 금리는 줄이고 가산 금리는 확대하면서 이자 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3% 증가한 14조361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금융지주 모두 3분기만에 이미 지난해 이익분을 초과한 상태로 연말까지 더해지면 사상 최대 실적을 나타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지주의 은행들은 이자 이익 부문이 크게 확대되면서 3분기 누적 사상 최대인 7조50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은행권은 이익 성장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8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마진 개선은 4분기 순이자마진에 본격 반영되며 내년에도 지금과 같은 대출 총량 관리 기조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더욱이 대출 수요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 은행권의 전체 이자 이익이 올해보다 7.6%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올해 대비 5.2% 대출증가분이 발생하고 금리 인상에 따라 순이자마진(NIM)이 3bp가량 확대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금융연구원 박성욱 거시경제연구실장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한 우대금리 조정요인도 NIM 확대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 역시 “올해 나타난 역대급 비용 효율성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코로나19 충당금에 대한 환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이 올해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유안타증권은 내년 은행권의 이자 이익 성장률은 10.3%로 전망했다.

또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관리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은행의 이자 이익 개선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가계대출 억제책에 따라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출 수요를 조절하고 있다”며 “이렇게 오른 금리로 취급한 대출분에 대한 이자 이익은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출 총량 규제에 따르더라도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폭이 무섭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부담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대, 신용대출 금리는 4%대, 전세자금대출의 금리는 이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연내 6% 진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예금 금리는 여전히 1%대에 머무르면서 은행이 금리 폭리를 취한다는 시선도 나온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진행되는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달라’는 글이 올라와 10일 오전 기준 약 1만1000명 이상이 동의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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