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잇단 산재에 경영평가 미흡까지…김인식 사장 임기말 ‘험로’

농어촌공사, 잇단 산재에 경영평가 미흡까지…김인식 사장 임기말 ‘험로’

  • 기자명 홍찬영
  • 입력 2021.07.0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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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촌공사를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농어촌공사가 발주한 현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에도 사망사고를 빈번하게 낸 탓에,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노조의 반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노조는 경영평가 발표 직후, 농어촌공사 사장과 만나 경영진 총사퇴를 요구하는 등 평가 하락의 책임을 추궁했다.

이 외에도 현재 사업 현장 곳곳에서 관리 소홀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것 또한 농어촌공사가 해결해야 하는 숙제로 남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임기 9개월 남은 김인식 사장의 부담도 커졌다. 김인식 사장은 매번 안전과 사회적 책임 소명을 강조하고 있지만, 의지와는 다르게 잡음이 지속됨에 따라 유종의 미를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더퍼블릭>은 최근 농어촌공사에서 일어나고 있는 논란에 대해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반복되는 현장 사망사고…안전불감증 논란 

▲ 경주 보문호 전경 (사진=연합뉴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가 발주한 ‘보문지구 수리시설 개보수사업’ 현장에서 수로점검을 하던 60대 남성 A씨가 물에 빠져 사망한 사고가 일어났다.


A씨는 이날 수문고장에 따른 수로점검을 위해 보문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농어촌공사 경주지사 관계자와 업체 등을 상대로 사고경위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농어촌공사의 안전불감증이 원인이 아니냐는 시각을 제기하기도 한다. 농어촌공사가 발주한 공사 현장에서는 이번 뿐만 아니라 사망사고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농어촌공사는 작년만 해도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같은 해 국감에서 많은 질타를 받았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농어촌공사 발주 사업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총 649명(사망 15명, 부상 634명)에 달했다.

당시 위성곤 의원은 농어촌공사를 향해 “중대재해로 인한 사망사고 발생으로 기관장 ‘경고’ 처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안전감독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쏘아붙인 바 있다.

올해 농어촌공사는 산재를 근절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안전 예산을 지난해 대비 600억원 이상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 또 다시 사망사고가 일어나면서, 농어촌공사의 안전 투자에 대한 실효성에 물음표가 찍히고 있는 상황이다.

경영평가서 ‘미흡’…안전 부실이 원인

 

이같이 끊이지 않는 사망사고는 공사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다.

공사는 지난달 1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 결과에서 미흡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았다.

이는 B등급을 기록했던 전년보다 2계단 하락한 것이다. 기재부 측은 공사의 경평 등급이 하락한 주 요인으로 '안전관리 미흡'을 꼽았다.

이에 따라 농어촌공사는 실적부진기관으로 기관장이 경고조치됐으며 개선계획 제출과 이행점검 대상이 됐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는 교수·회계사·변호사 등 민간전문가 108명이 131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경영실적과 59개 공공기관의 감사에 대한 직무수행 실적을 가늠하는 연례행사다

이같은 평가결과에 노조는 농어촌공사에 강하게 반발했다. 직원들이 실적을 역대 최고로 올려줬는데, 경영진의 무능함으로 경영평가 D등급을 받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다.

노조 측은 경영평가가 발표된지 4일 뒤인 22일, 김인식 농어촌공사 사장과 만나 경영평가 하락의 책임을 물어 경영진 총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사업 현장서도 ‘잡음’…배수로 공사, 주민 마찰 여전

최근 농어촌공사를 둘러싸고 있는 잡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재 농어촌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전국 곳곳 사업현장에서는 관리조치 미흡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는 곳이 많아, 이 또한 공사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은 셈이다.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지는 삼례읍 구와배수로 확장공사다. 엉터리 수로 공사로 침수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공사는 지난해 3월부터 내년말까지 완주삼봉주택 공공지구 사업의 일환으로 시행하는 사업이다. 사업 설계는 농어촌공사에서 하고 시행은 LH에서 하고 있다.

인근 농민들은 올초부터 이 사업으로 폭우 시 농작물 침수 등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제기해왔다. 구와배수로의 너비가 최종 방류부인 송정배수로의 너비보다 넓어져 배수로의 너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그러나 LH와 농어촌공사 등은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현재까지도 주민들과의 마찰이 이어져 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2일 송지용 전라북도의회 의장은 해당 사업지를 찾아 LH와 농어촌공사에 무분별한 용·배수로 설치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임기 3년차 김인식 사장 ‘유종의 미’ 험난


▲ 김인식 농어촌공사 사장

이같은 잡음들이 겹치다보니, 임기 3년차인 김인식 농어촌공사 사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김인식 사장의 남은 임기 기간은 9개월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데 험로가 예상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인식 사장도 다른 발전공기업 수장들과 다를 것 없이 취임 후 줄곧 안전과 사회적 소명을 강조해 온 바 있다.

특히 지난 6월에는 공사가 시행하는 건설 현장 등 925곳을 특별점검 하기도 했다. 본사와 지역 단위로 점검반을 나눠 현장 근로자 안전보호 대책과 안전조치, 안전관리계획의 적정성, 보호구 지급 등 준수 여부 등을 살폈다.

당시 김인식 사장은 “안전관리의 핵심은 예방에 있다”며 “점검결과에 따라 미흡한 점은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안전관련 규정을 철저하게 시행해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같은달, 환경·사회적 책임·투명경영 문제를 강조하는 ESG 경영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혁신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지와는 다르게, 자주 나오는 잡음들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올해 경영평가는 김인식 사장의 임기중 마지막 평가였던 만큼, 만회할 기회도 없는 셈이 됐다.

김인식 사장은 남은 기간 동안 총체적 쇄신을 통해, 불미스러운 논란을 줄여나가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시각이 모아진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더퍼블릭 / 홍찬영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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