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금융위 징계 및 이재용 사면과 맞물린 합의?…청원인 “거대한 사기극”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1-07-19 09: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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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피해자공동투쟁단 관계자들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본사 앞에서 '삼성생명 암환자 투쟁승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삼성생명 등에 따르면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은 삼성생명 서초동 사옥 2층 고객센터 점거 농성을 끝내고 시위를 중단하기로 삼성생명과 합의했다. 보암모가 지난해 1월 삼성생명 사옥 일부를 기습 점거한 지 542일만이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삼성생명의 요양병원 암 입원비 미지급으로 인해 장기간 이어진 시위가 최근 중단된 것과 관련, 삼성생명과 암 환자단체 집행부 일부의 ‘야합’이고, 금융당국 징계 및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 여부 결정이 가까워진 시점에 이번 야합이 기획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생명 측은 “시위 중단 합의는 집회 및 농성의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 해소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원론적 입장을 강조했다. 

삼성생명, 암환자 단체와 급작스런 ‘합의’…합의내용은 ‘함구’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암환자를 우롱한 삼성생명,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반대하며 금융위원회는 삼성생명에 대한 중징계를 확정하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7월 9일은 210만 암환자가 관련된 암 입원보험금 문제를 가지고 삼성생명과 보암모(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라는 암환자 단체 집행부 일부와 몇몇 암환자를 포함한 21명 사이의 합의라는 이름의 쌍방 간 야합으로 암환자들의 정당한 권리가 희롱당한 날”이라고 지적했다.

보암모 등 암환자 단체는 삼성생명이 약관과 다르게 요양병원 암 입원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며 2018년 말부터 서초동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였고, 지난해 1월에는 삼성생명 2층 플라자를 점거하기도 했다.

암환자 단체가 장기간 시위를 이어온 이유는 삼성생명이 암환자 단체가 청구한 요양병원 암 입원비 지급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그동안 요양병원 입원은 암 치료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기 때문에 약관상 암 입원비 지급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지난 9일 느닷없이 삼성생명과 보암모 등이 시위·농성을 중단하기로 최종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삼성생명과 보암모는 이날 “뒤늦게나마 안타까운 상황이 해결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도움을 준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는 공동입장을 냈다.

보암모는 삼성생명과 시위‧농성을 중단하기로 합의하면서 삼성생명 본사 앞 트레일러의 시위도구 및 플래카드를 제거했고, 542일간 점거해온 삼성생명 2층 플라자에서도 점거를 풀었다.

다만, 삼성생명과 보암모는 합의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합의 그리고 금융위 징계 및 이재용 사면 상관관계

청원인은 이를 두고 “삼성생명이 저질러 놓은 거대한 사기극”이라며 “거기에 보암모라는 암환자 단체 집행부 일부와 몇몇 암환자가 놀아난 것일 뿐, 대다수 암환자들의 의사와도 상관없는 사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삼성생명은 금융감독원의 (암 입원비)지급 권고까지 무시하며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금융위원회의 중징계 결정 여부와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여부가 가까워진 시점에 암환자 단체 등을 회유해 사기극을 완성한 것”이라 주장했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해 12월 3일 제재심의위원회의를 열어 삼성생명이 암 보험 입원비를 지급하지 않은데 대해 ‘기관경고’ 및 과태료‧과징금 부과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했다.

금융사에 대한 금감원 제재는 ▶등록·인가 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 다섯 단계로 나뉘는데, 통상적으로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된다.

금융위가 기관경고 제재를 최종 확정하게 되면 삼성생명은 향후 1년간 금융당국의 인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게 된다.

삼성생명의 징계 여부는 올 하반기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청원인이 ‘중징계 결정 여부가 가까워진 시점에 암환자 단체 등을 회유해 사기극을 완성한 것’이라 주장한 것도 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즉, 금융위 제재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삼성생명이 장기간 분쟁을 벌여온 암환자 단체 등과 서둘러 합의를 했다는 것.

청원인이 이재용 부회장을 거론한 것 역시 ‘이재용 사면론’ 분위기가 조성되는 시점에 시위‧농성 등 부정적 여론을 차단할 목적으로 삼성생명이 합의를 했다는 취지로 읽혀진다.

청원인은 “끝내 210만 암환자들을 우롱한 삼성생명의 실질적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 또는 가석방을 단호히 반대하며, 금융위는 삼성생명에 대한 중징계를 기관경고가 아닌 시정명령으로 격상할 것과 삼성그룹 산하 금융사들의 신사업 분야 인‧허가를 절대 불허해야 함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 지난 1월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이날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이 부회장은 이날 영장이 발부돼 법정에서 구속됐다.


삼성생명 측은 청원인의 주장을 일축했다.

금융위 징계 결정 및 이재용 부회장 사면 여부가 가까워진 시점에 암환자 단체 등을 회유한 것이란 청원인 주장에, 삼성생명 관계자는 <본지>에 “두 건 모두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급작스럽게 암환자 단체와 합의한 것과 관련해서는 “이번 합의는 집회 및 농성의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 해소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세부적으로는 플라자 점거와 시위에 적극 참여한 보암모 대표 및 집행부가 시위‧농성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라며,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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