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화되는 CJ家 경영권 승계의 시계…핵심은 CJ올리브영, 거품 몸값 논란 해소할까

가속화되는 CJ家 경영권 승계의 시계…핵심은 CJ올리브영, 거품 몸값 논란 해소할까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2.02.0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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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경영권 승계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승계의 중심에 있는 CJ올리브영이 올해 상반기 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되는데 더해 오너 3세들이 작년 말 승진으로 그룹 내 주요사업들의 경영 일선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CJ오너일가 3세인 이경후 CJ ENM 부사장과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1담당은 CJ올리브영 상장 후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매각해 향후 CJ그룹 경영 승계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CJ올리브영은 기업 가치 상승에 힘쓰고 있는 모양새다.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야 상장 후 이들 남매가 보유한 지분 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CJ올리브영의 최근 몸값이 실적 대비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분위기다. 여기에 과거 CJ 오너일가를 둘러싼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부정적인 이미지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CJ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으로 알려진 CJ올리브영을 둘러싼 주요 사안들과 현재까지도 잡음이 들려오는 오너일가 리스크 등에 대해서 짚어봤다.

▲그래픽=신한나 기자

CJ家 경영권 승계 핵심은 ‘올리브영’…실탄 확보 통해 지주사 지분 확보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1담당은 11.09%, 이경후 CJENM 부사장은 4.26%의 CJ올리브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CJ올리브영이 상장하는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매각해 향후 CJ그룹 경영 승계를 위한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서는 이들 남매가 올리브영의 지분을 매각한 자금으로 CJ의 보통주 또는 신형우선주(CJ4우)를 매입하거나,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지분을 증여받은 후 증여세 납부 재원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경후 부사장과 이선호 담당은 지난해 프리IPO 때 각각 구주 23만주(2.65%), 60만주(6.88%)를 처분해 392억원과 1018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후 CJ지주 신형우선주(CJ4우)를 대량 매입했다. 지난 1분기 동안 이선호 부장은 CJ4우 7만8588주를, 이경후 부사장은 CJ4우 5만2209주를 매입했다.

신형우선주는 당분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되는 주식이다. 당장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보통주 대비 주식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거래된다.
 

특히 기업 오너일가에선 보통주 매입이나 증여보다 적은 금액을 통해 경영권 승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상반기로 점쳐지는 올리브영의 본 IPO가 성사되면 이선호 담당과, 이경후 부사장이 작년말보다 더 큰 규모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선호 부장의 올리브영 보유 주식은 120만1298주(11.09%), 이경후 부사장은 46만1850주(4.27%)다. 본 IPO가 성사된다면 이들은 올리브영 지분을 매각해 CJ 지주사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은 오너 일가가 지주사인 CJ를 통해 각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인데, 이재현 회장이 42.1%의 지분(보통주)을 갖고 있고, 이선호 부장이 2.8%, 이경후 부사장이 1.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자기주식 7.3%를 포함할 경우 동일인 측이 보유한 지분은 54.3%에 달한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CJ가 44.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CJ제일제당은 CJ대한통운의 지분 40.2%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도 CJ는 ▲CJ푸드빌 96% ▲CJ올리브네트웍스 100% ▲CJ올리브영 51.2% ▲CJENM 40.1% ▲CJ CGV 38.4% ▲CJ프레시웨이 47.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력사업인 식품 부문은 CJ제일제당과 식자재유통기업인 CJ프레시웨이, CJ푸드빌, CJ씨푸드 등이 있으며, 물류는 CJ대한통운과 CJENM 오쇼핑부문, CJ올리브네트웍스 등 계열사에서 담당한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CJENM E&M 부문을 중심으로 CGV와 스튜디오드래곤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 밖에 국내외 법인은 각 사업 부문의 핵심 회사가 보유하고 있다. CJ는 지난 2018년 CJ제일제당의 100% 종속회사인 영우냉동식품과 CJ의 100% 종속회사인 케이엑스홀딩스를 삼각합병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과 케이엑스홀딩스가 CJ대한통운을 공동지배하던 방식에서 CJ→CJ제일제당→CJ대한통운으로 지배구조를 간결화했다. 또한 CJ대한통운이 CJ건설을 흡수합병했다.

▲그래픽=신한나 기자
CJ오너家 3세, 경영권 일선 나서나…신사업·해외 사업 통해 경영 보폭 확대


이처럼 CJ그룹 내 지배구조가 간결하게 정리된 가운데, CJ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임원으로 승진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1담당(前)이 경영 일선에 등장해서다.

이 담당이 최근 승진을 통해 맡게 된 식품성장추진실 산하 전략기획 1담당은 스타트업의 투자, 식물성 식품사업 등 신사업을 담당하고, 해외 권역별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자리다.

1담당이 글로벌 식품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시장을, 2담당이 유럽 및 아시아태평양지역을 각각 담당한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글로벌 한식 브랜드 비비고를 중심으로 만두와 치킨, K소스 등 글로벌 전략 제품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본격화하면서 이 담당은 중대한 임무를 부여받게 된 것이다.

특히 이 담당이 맡게 될 미주지역은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 해외부문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주요 지역이다. 실제로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의 지난해 3분기 미국시장 누계 매출은 2조4243억원으로 전체 글로벌 시장 매출의 76.7%에 달한다.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전략기획1담당

이에 이 담당은 미국에서 K-푸드 세계화를 위해 비비고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이 담당이 역량에 따라 그룹 내 경영승계 작업의 속도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CJ그룹 오너일가 4세인 그가 핵심 성장 사업을 총괄하면서 차후 경영승계를 위한 실적과 명분을 쌓고 있다는 관측이다.

그는 과거 미국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하는 등 미국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이 담당은 지난해 글로벌비즈니스플래닝팀을 맡아 글로벌 사업 및 제품 육성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재계 한 관계자는 “CJ그룹의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지난해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CJ제일제당의 해외 사업을 유지하더라도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데 추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경영승계 작업이 한 층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CJ올리브영, ‘고평가 논란’에 실탄확보 영향미치나

CJ그룹의 경영권 승계 조짐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가운데, 승계 자금의 발판으로 보이는 올리브영의 IPO 전 기업가치가 고평가 됐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지난해 11월 상장 절차를 본격화하면서 예상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았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모건스탠리, KB증권, 크레디트스위스가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이는 당초 시장 예상치인 2조~3조원대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지난 2020년 12월 올리브영이 프리IPO를 진행하며 글랜우드PE로부터 기업가치 1조8361억원을 인정받았던 점과 비교하더라도 1년 새 2배 이상 오른 것이다.

이 때문에 IB(투자은행) 업계에서도 올리브영의 몸값이 과도하게 책정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실제로 올리브영의 기업가치 예상 평가액인 4조원은 유통업계 대기업들의 시가총액보다 높다. 4일 기준 이마트의 시가총액인 3조8050억원, 롯데쇼핑의 2조3055억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올리브영은 경쟁사였던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롭스와 GS리테일이 운영하는 랄라블라 등이 부진하면서 독주를 이어나갔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은 해외 시장을 직접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13년 중국법인과 2018년 미국법인을 출범했다. 하지만 적자가 지속되면서 미국법인은 청산하고 있으며, 중국의 오프라인 매장은 모두 문을 닫은 바 있다.

이에 이르면 올해 상반기 증권시장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올리브영을 통해 오너일가 3세들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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