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대출 문턱 높아 보험사로 간다’ 보험사 가계대출 1.8조↑

‘은행대출 문턱 높아 보험사로 간다’ 보험사 가계대출 1.8조↑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1.06.1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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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회사 대출채권 현황(자료= 금융감독원)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시중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가계대출을 위해 보험사를 찾는 경우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보험사 대출채권 잔액은 255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가계대출은 124조9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8000억원 급증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2019년 12월 말부터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은행권의 주담대 규제가 강화되면서 비교적 규제가 느슨해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는 보험사로 차주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풍선효과로 위기 시 실질적인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금융권은 11일 국내 40개 생명·손해보험사들의 가중부실자산이 같은 기간 총 942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2% 늘어났다고 밝혔다. 가중부실자산은 보험사의 건전선 평가 지표 중 하나로 향후 돌려받기 어려운 대출금이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험사 대출채권 연체율도 올 3월 말 기준 0.18%로 전분기 말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34%로 전분기 말에 비해 0.04% 소폭 감소했으나 같은 기간 부실채권비율은 0.02% 오른 0.17%를 기록했다.

보험사별 가중부실자산 규모는 한화생명이 2045억원으로 최대를 기록했고 이어 동양생명 949억원, 미래에셋 646억원으로 집계됐다. 외에도 DB손해보험 533억원, KB손해보험 497억원, 삼성생명 480억원, 교보생명 467억원, 메리츠화재 422억원, KDB생명 394억원, 신한생명 290억원 등을 갖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은행 담보대출에 DSR 40% 제한을 적용해왔으나 다음달부터는 대출자의 소득에 기반해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차주별 DSR 40% 규제가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주담대 규제가 강화되면 보험사로 몰리는 차주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DSR은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은행권은 DSR 40%가 넘으면 대출 규제가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되는 반면 보험사 등 비은행권은 DSR이 60%로 완화 적용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같은 조건에서 은행보다 보험사에서 1.5배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에 비하면 규모가 훨씬 작지만 보다 높은 개별 한도를 적용해 대출받은 차주들의 성격을 감안하면 위기 시 실질적인 충격은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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