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상반기 상장 사실상 포기...모빌리티 먼저 증시 입성하나

카카오엔터, 상반기 상장 사실상 포기...모빌리티 먼저 증시 입성하나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2.02.1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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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CI

[더퍼블릭=이현정 기자] 올해 IPO 대어로 꼽혔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4월 이후로 미루면서 사실상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는 어려워졌다.

10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0년부터 주관사를 선정하고 IPO를 준비해왔으나 최근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4월 말 이후로 연기했다. 예비심사 청구부터 상장까지 걸리는 시간이 통상 110~120일 정도임을 감안하면 상반기 내 상장은 어려워진 것이다.

나아가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이 올해 하반기에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 임원진들의 일명 주식 ‘먹튀’ 논란에 기업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재무적투자자(FI)의 이해관계로 인해 올해 상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안에 두 계열사가 상장하기에는 무리라는 측면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최근 모회사의 물적분할 이후 자회사 상장, 이른바 ‘쪼개기 상장’으로 인한 기존 모회사 주주 가치가 훼손되는 점에 대한 지적이 늘어나면서 카카오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는 계열사 상장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카카오는 2020년부터 지금까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 3개 계열사를 이미 상장시킨 바 있다.

더욱이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말 임원진들의 스톡옵션 행사로 인해 거래액이 100조원에 가까이 급증했음에도 적자폭은 확대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몸값이 10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상장시키는 것은 카카오 측에 부담이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증권가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신 카카오모빌리티가 올해 상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지난해 상장을 준비해오던 중 주관사 선정 작업이 중단된 상태로 멈춰있고 골목상권 침해 문제로 고심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 2017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카카오모빌리티에 각각 5000억원, 1307억원을 투자해 지분율 29.6%에 달하는 TPG컨소시엄(TPG·한국투자증권·오릭스)은 올해 카카오모빌리티 상장을 통해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서야 한다.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통상 펀드 운용 기간 10년 가운데 초기 5년은 투자, 이후 5년은 회수에 집중하는데 TPG는 올해가 첫 투자 후 5년이 지난 시점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 운용사에서 상장 기한을 연장하기 위해 다른 펀드로 지분을 옮길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하지만 이는 매우 이례적인 사안으로 자칫 배임에 해당될 수 있으며 이러한 문제점과 지분을 떠안게 될 펀드의 LP(유한책임투자자, 펀드에 자금을 출자하고 대가로 보수를 지급받는 개인 또는 기관투자자)들의 반대가 예상됨에 따라 당초 약속대로 올해 카카오모빌리티를 상장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연이은 구설로 인해 카카오에 대한 기업가치가 지난해 8월 8조원 수준에서 현재 5조원 안팎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업계는 카카오의 밸류에이션이 고점에 도달했을 확률이 높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는 앞으로 기업가치의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으며 상장 연기는 그만큼 TPG 및 투자자들에게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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