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 '치이고' 점주·라이더는 불만 '속속'…배달의민족의 ‘내우외환’

적자에 '치이고' 점주·라이더는 불만 '속속'…배달의민족의 ‘내우외환’

  • 기자명 홍찬영
  • 입력 2022.04.2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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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수로 음식료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외형 성장과 달리 영업이익은 3년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배달에 대한 수요 폭증으로 배달원들의 몸값이 올랐고, 결과적으로 이 ‘외주용역비’ 지출이 수익성을 깎아먹는 형태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회사도 ‘우리가게클릭’ 광고 상품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통해 수익 개선에 힘을 쓰고 있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모양새다.

우리가게클릭은 실제 주문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이용자가 클릭만 하면 광고비가 청구된다는 점에서, 자영업자들의 볼멘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여론이 악화되다보니 회사는 해당 상품에 대해 2주간 무료로 운영을 하기로 했다.

점주 뿐 아니라 라이더들의 불만 역시 속출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배민은 라이더 배달료 정책을 내비게이션을 실거리 기준으로 변경한 바 있다.

그러나 라이더들은 실제로 움직인 거리보다 적게 나와서 배달비를 제대로 못 받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손해 본만큼 배상액을 지급해주지 않으면 소송까지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본지는 적자에 치이고, 점주와 라이더들에게 원성을 사면서 ‘내우외환’에 빠져버린 배민의 현안에 대해 더 자세히 들여다 보기로 했다.

말많은 '우리가게클릭' 광고 상품...자영업자들 "출혈경쟁 야기" 지적


 

▲ 배달의민족 앱 이미지

최근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우리가게클릭 광고상품을 4월 28일부터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가게클릭은 음식점주가 일정 광고비를 배민에 예치한 뒤, 이용자가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200~600원씩 차감하는 클릭당 과금(CPC) 방식으로 운영된다. 실제 주문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광고비가 청구된다.

광고비 총액과 클릭당 희망 광고 금액은 소상공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1개월 최대 광고비는 300만원이다. 배민은 소상공의 광고 금액이 모두 소진되면 해당 월에는 더 이상 우리가게클릭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이같은 CPC 광고 상품 운영 방식은 1990년대 초반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온라인 광고가 생겨나면서 도입됐다. 구글, 아마존, 메타(옛 페이스북)는 물론 네이버, 카카오, 쿠팡, 11번가 등 대다수 기업이 CPC 광고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이 배달의민족의 광고 상품을 두고, 다수의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볼멘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실제 음식을 주문하는지와 상관없이 클릭 수에 따라 광고비가 빠져나간다는 점이 논란이 됐다.

예컨대, 고객들이 메뉴나 리뷰를 보기 위해 가게 정보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광고비가 지출 돼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부당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경쟁 업체가 악의적으로 본인의 가게를 클릭해 광고비만 쓰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물론 우리가게클릭은 의무 가입이 아닌 선택 상품이지만, 경쟁이 치열해진 자영업 시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가입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가뜩이나 식자재값, 인건비 등이 끝없이 오르는 상황에서 새 광고비 부담까지 떠안게 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반발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배달의민족은 우리가게클릭 상품의 무료 운영 기간을 두기로 했다.

출시 전날인 4월 27일부터 5월11일까지 총 14일간 우리가게클릭 상품을 시범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대상은 27일 오후 8시까지 우리가게클릭 광고를 사전신청 완료한 음식점주다.

배달의민족 측은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가게클릭 광고 설정을 고민하는 음식점 사장을 위해 광고비 부담 없이 우리가게클릭을 이용해보고 진행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영업자들의 불만은 종식되지 않았다. 시범 운영 역시, 무료를 내세워 최대한 자영업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배민의 ‘조삼모사’라고 지적하고 있다. 양측의 갈등이 첨예하다는 점에서 우리가게클릭 상품을 둘러싼 잡음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더들, ‘거리 깎기’ 피해 보상 촉구…소송전 번지나

▲  지난 25일 오전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배달노동자들이 내비실거리 요금제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자영업자 뿐 아니라, 라이더들 역시 배달의민족을 향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상태다.

배달의민족이 실거리 배달요금제 정책 일환으로 내비게이션을 개발·도입했지만, 정작 라이더들은 실제로 움직인 거리보다 적게 나와서 배달비를 제대로 못 받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지난 25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지부는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의민족이 요금제를 직선거리에서 실거리 기준으로 변환하며 개발·도입한 내비게이션에서 사측의 임의 조작에 의한 ‘거리깎기’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달의민족은 꼼수 배달료 시스템을 중단하고 제대로 된 내비게이션 실거리제를 시행하라” 덧붙였다. 앞서 지난 21일 배달의 민족은 노조와의 합의 끝에 라이더 배달료 정책을 실거리 기준으로 변경한 바 있다.


앞서 배달의민족은 라이더 배달료 정책을 내비게이션을 실거리 기준으로 변경한 바 있다.
 

이전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직선으로 배달료를 계산한 방식이 실제 운행거리보다 짧게 측정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내비게이션을 이용한 실거리 요금제는 실제 운행거리를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시행됐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 노조는 최근 도입된 내비게이션이 기존 내비게이션 대비 실제 운행거리를 더 짧게 측정하는 등 회사의 의해 임의로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오류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배달노동자가 떠안고 있다”며 “배달의민족은 피해 배달노동자들에게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배민이 2주 이내 배상애 마련하지 않으면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배달의민족은 노조의 요구에 따라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실거리 오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도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어깨 무거워진 배민...만년적자 탈출구는? 


 

이러한 잡음들은 현재 흑자전환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배민의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배민은 외적 성장과 달리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회사 측도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제시하거나 라이더 확보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대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지속되다보니 부담이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 따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은 연결 기준 2조87억원이다. 1년 전 보다 94.3% 증가한 수준으로,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음식 배달 시장 성황을 이룬 덕분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실질적인 수익은 녹록치 않았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756억원으로 1년 전보다 6배가량 적자가 늘어났다.

이전 실적을 차례로 살펴보면 ▲2018년 영업이익 525억원 ▲2019년 영업손실 364억원 ▲2020년 영업손실 112억원으로 3년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적자가 보고 있는 건 배달원(라이더)에게 지급하는 인건비인 ‘외주 용역비’ 때문이다. 지난해 이 회사의 외주용역비는 786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3294억원 대비 두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외주 용역비가 부풀어오르건, 이 회사의 서비스인 단건 배달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단건 배달 서비스는 기존의 배달원 한 명이 여러 배달을 처리하는 서비스가 아닌 배달원 한명이 한 건의 배달만 처리해 신속히 음식을 배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에 기존 배달보다 속도가 빨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폭증하는 수요를 라이더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자연스레 배달원들의 몸값이 치솟았고, 결과적으로 외주용역비가 크게 늘게 된 것이다.

결국 배달의 민족이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새 수익 모델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앞서 거론했듯, 점주들의 반발로 새로운 서비스의 안착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이른 시간 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가 여간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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