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잭팟은 안터지지만 ‘환불은 불가능’…“몰랐다·앞으로 잘하겠다” 시종일관

최태우 기자 / 기사승인 : 2021-04-20 08: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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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열어 소통 나섰지만…일부 이용자들 “법정 소송 예정대로 진행할 것”

국내 게임업계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 게임업체 넥슨이 이용자들의 환불요청을 거부하면서 이 또한 논란이 일고 있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가 최근 확률형 아이템 문제로 유저들의 불만을 사면서 트럭 시위로까지 이어졌다. 이에 넥슨 측은 이용자 대표를 선출해 오프라인 간담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간담회에 참석한 넥슨 운영진은 이용자 대표의 질문에 회피성 답변을 늘어놓았다는 지적이다. 넥슨이 유료재화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에 문제가 있었음에도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넥슨 측의 이러한 입장표명은 불 난 집에 기름을 붓는 모양새를 자초한 셈이 됐다.

당초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은 3월 중순 넥슨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데, 넥슨 측의 간담회 소속이 전해지자 잠시 소송을 중단했으나 넥슨 측이 회피성 답변으로 일관하자 소송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

 

▲메이플스토리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넥슨은 지난 11일 잠심 시그니엘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8시간 동안 메이플스토리 이용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는 메이플스토리 공식 유튜브 채널에만 4만명이 참석했으며, 간담회를 중계하는 다른 채널까지 포함한다면 28만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넥슨 측 대표는 ▲강원기 총괄 디렉터 ▲백호영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김창섭 기획팀장 ▲이근우 운영팀장이 참석했고 고객 대표단으로는 부문별 종합랭킹을 고려해 선발된 이용자 7명과 커뮤니티 대표 3명, 총 10명이 참석했다.
 

 

확률형 아이템 ‘큐브’…이번에도 명확한 해명 없었다

넥슨 측은 이날 게임 내 편의성 개선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빠르게 조치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큐브’ 아이템 확률공개 등 주요 문제점에 대해서는 회피성 답변으로 일관했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유저들의 분노를 일으킨 ‘큐브’ 아이템은 게임 내 장비 아이템의 잠재능력을 변경하거나 상위 단계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유료아이템이다. 유저들은 유료재화를 통해 잠재능력 등 옵션을 최대 3개까지 설정이 가능하다.

 

▲메이플스토리 아이템 잠재옵션

 

이 가운데 유저들이 선호하는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증가’와 ‘아이템 드랍률 증가’ 옵션의 경우 3개 중 최대 2개까지만 설정할 수 있도록 한 로직이 공개되면서 넥슨은 확률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유저 대표는 “‘보보보·드드드’라는 최고 옵션이 처음부터 0%인 사실이 드러났다”며 공지를 통해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운영진 측에 질의했다.

이에 대해 강원기 디렉터는 “그동안 확률 공개가 미공개 영역이고 출시 당시에는 일반적으로 게임 내 정보를 모두 공개하는 형식이 아니었다”며 “시대의 흐름에 맞게 게임 내 확률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선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큐브의 경우, 옵션 3가지가 동시에 등장할 경우에만 잠재능력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증가는 2개만 있어도 충분한 효용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고객대표단 측은 “보보보가 1순위 옵션이 아니라는 것은 어느 정도 공감한다”면서도 “사냥 부문 최고 옵션인 ‘드드드’가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한 변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 디렉터는 “많은 유저들이 함께하는 게임이기에 이런 정보가 충분히 공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것이 MMORPG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로 공개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라며 “유저들을 속일 목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넥슨 측의 이 같은 답변에 대해 간담회를 시청하던 대다수의 이용자들은 회피성 답변이라며 질책했다. 게임사에서 직접 공지를 올려서 공개하는 것과 유저들이 경험으로 파악하는 것은 본질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객대표단에 따르면 확률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에서 유저가 해당 옵션의 유무를 파악하기 위해 총 4억5000만원의 금액을 투자해야 한다.

고객대표단 측은 “넥슨의 설명과 달리 나오지 않는다고 했던 아이템이 예외적으로 등장하면서 정확한 확률을 알지 못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유추만으로 확신할 방법이 없다”고 비판했다.

 

 

넥슨, 잭팟은 없는데…‘환불은 불가능’

이처럼 넥슨이 ‘보보보·드드드’ 옵션이 등장하지 않도록 설정한 것이 드러나자,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큐브를 구매하는 데 사용한 유료 재화를 환불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용자들은 넥슨이 해당 아이템과 관련해 별도의 안내를 하지 않아 없는 아이템이 실존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이용자들은 있지도 않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돈을 써왔던 것이다.

그러나 넥슨은 이번 큐브 시스템 확률 논란에도 ‘이미 사용한 재화’라는 이유에서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일부 이용자들 집단 소송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진출처 = 메이플스토리 인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넥슨의 관련 행위를 두고 사기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존재하지 않는 아이템을 존재하는 것처럼 판매한 사실은 이용자를 기만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

특히 과거 넥슨이 다른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도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는 점에서 이번 논란 역시 위법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한 메이플스토리 커뮤니티 유저는 “자신은 큐브를 돌렸을 경우 3가지 옵션이 랜덤하게 나오는 줄 알았다”며 “2016년부터 매월 2~30만원씩 꾸준히 사용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넥슨 측이 특정 옵션 3가지가 동시에 나오지 않는 것을 공지를 하지 않은 것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17조 3항’에 따라 전액 환불 사유에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넥슨 측은 답변을 통해 “이미 사용된 아이템에 대해서 환불이 어렵다”며 앞으로 고객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보보보·드드드’ 옵션이 등장하지 않은 이유로 큐브에 사용한 재화를 환불해달라고 했으나, 넥슨은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더 이상 참을 수는 없고 개인이 기업을 상대로 이기는 법은 집단소송뿐이라고 생각해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출처 = 게임트릭스


넥슨,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점유율 급락…매출 감소로 이어지나

큐브시스템 확률 논란에 더해 환불 사태까지 이어지면서 메이플스토리 유저수는 급격하게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C방 게임전문 리서치 서비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2월 4주차 확률 논란이 발생하기 전 3%의 점유율을 유지하던 메이플스토리는 불과 두 달 만에 1%대로 급락했다.

구체적으로 메이플스토리 PC방 사용시간은 확률형 아이템 이슈가 확산되기 전 74만 시간을 유지했다. 이후 2월 4주차 추가옵션과 큐브 확률 논란이 발생하면서 3월 1주차 기준 52만 시간까지 하락했다.

이를 두고 게임업계에서는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사측의 미흡한 대처로 이용자들이 크게 감소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용자들 사이에선 큐브 시스템에 대해 배상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게임 이용을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출처 = 인벤

또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시작됐을 당시, 이용자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한도 0원 챌린지’를 벌이기도 했다.

‘한도 0원 챌린지’는 자신의 넥슨계정의 캐시 충전 한도를 0원으로 설정해 결재를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넥슨은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환불 문제가 겹치면서 이용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는 상황이어서 매출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본지>는 넥슨 측에 입장 및 해명, 반론 등을 요청했으나 넥슨 측은 이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전해오지 않았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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