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명확해지는 한화그룹 오너3세들의 경영권 승계 구도…지분 매입 자금처는 ‘한화에너지’

[심층분석]명확해지는 한화그룹 오너3세들의 경영권 승계 구도…지분 매입 자금처는 ‘한화에너지’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2.03.1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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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家 삼형제, 올해 배당금 최소 600억원대?

㈜한화가 이사회를 열고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주주총회 안건을 의결했다. 한화그룹 내 주요 사업과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김 부문장이 본격적인 경영승계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다만 김 부문장이 맡고 있는 태양광사업과 우주사업 등 신사업 부문이 현재까지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한 채 투자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부문이 김 부문장의 경영 능력 입증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도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으로 발령이 났다. 기존 그룹의 호텔과 레저사업에 이어 유통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삼남의 승계 역시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이처럼 한화그룹 오너3세들의 승계구도가 명확해지자, 본격적인 승계를 위한 지분매입 자금을 어디서 확보할 지에 대한 관심도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이들이 지주사인 ㈜한화와 한화에너지를 통해 최소 60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챙겨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본지>는 한화그룹 오너3세들의 경영 승계구도와 지분 매입을 위한 자금 확보처에 대해 짚어봤다.


‘장자 승계’ 구도…㈜한화, 김동관 부문장 사내이사 선임 주총 안건 의결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한화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는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 관련 주주총회 안건을 의결했다.

김 부문장은 지난 2020년부터 맡아온 전략부문을 이끌며 우주항공 분야 등 미래 사업 전략 수립과 이행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김 사장의 등기 임원 선임은 오는 29일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이뤄진다.

앞서 김 부문장은 지난 2020년부터 그룹 내 신사업 발굴에 앞장섰다. 한화솔루션에서는 대표이사 사장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으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도 겸직하며 그룹 내 입지를 넓히고 있다. 현재는 한화그룹의 미래성장동력인 우주, 방산 등에서 핵심 직책을 맡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는 그룹의 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스페이스허브’의 팀장을 맡기도 했다. 스페이스허브는 누리호에 들어가는 75t급 엔진 제작과 더불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인공위성의 심장’으로 불리는 저장성 이원추진제 추력기 개발에도 나서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인공위성 업체 ‘쎄트렉아이’에 이어 영국의 우주 인터넷 기업 ‘원앱’의 지분을 매입하는 등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한화는 지난해 50조원대 매출을 올렸는데, 김 부문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의 ‘케미칼’부문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회사의 ‘방산사업’ 호실적이 지주사 매출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한화 측은 “불확실성이 커진 포스트 코로나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책임경영이 필요하다는 점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겸 (주)한화 전략부문장

한화家 3세 김동관, 태양광 사업 부진에 승계 명분 오점 남기나


이처럼 한화지주는 그룹의 본업으로 알려진 ‘케미칼’과 ‘방산사업’ 덕분에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신사업(태양광사업·우주사업) 부문은 여전히 투자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승계를 위한 김 부문장의 경영 능력 입증은 ‘신사업’의 성공 여부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 부문장은 한화그룹 승계 1순위로 꼽혀왔던 인물이다. 과거 중학교 시절부터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고,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와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를 거치면서 재계 안팎에선 수재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김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과 삼남인 김 상무가 과거 폭행과 대마초 흡입 등으로 구설수에 오른 것에 반해 별다른 논란이 없어 대체로 평가가 좋은 편이다.

이 때문에 김 부문장에 대한 김 회장의 총애도 각별했을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김 부문장이 한화그룹에 입사하기 전부터 장남을 차기 후계자로 염두에 뒀을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특히 지난 2010년 한화그룹 차장으로 입사한 그는 김 회장이 시작한 태양광 사업에서 한화솔라원, 한화큐셀, 한화케미칼 등으로 확장하며 조 단위 매출 기업으로 만든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주사업, 케미칼부문과 달리 최근 태양광사업의 부진이 김 부문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태양광사업을 주력으로하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6% 감소한 3조568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실 328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1분기도 실적 역시 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해 태양광사업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웨이퍼와 유리, 은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패양광 패널용 폴리실리콘 가격이 2020년 1kg당 7달러대에서 최근 30달러대까지 상승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해상운임 상승세로 인한 물류비 인상과 중국의 저가 공세 강화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재계에서는 김 부문장이 현재까지 별다른 논란 없이 그룹내 주력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온 이력을 비춰봤을 때, 지난해 태양광사업부문의 부진이 승계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다만 이번 주주총회에서 해당 사업 실적을 짚고 넘어갈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에는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김 부문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 ‘과다 겸직과 일감몰아주기 수혜자’라는 이유로 반대를 권고했다.

CGCG는 지난 16일 공개한 한화솔루션의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김동관 (사내이사) 후보는 현재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내이사와 쎄트렉아이 기타비상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동관 부문장과 형제들이 100% 보유했던 한화S&C는 시스템통합(SI) 계열사로 전체 매출 중 상당 부분이 한화그룹 계열회사와의 거래를 통한 것이라고 CGCG는 밝혔다.

한화S&C의 총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 2013년 55%에서 2018년 80%까지 확대됐고, 2005년 말 순자산 80억원이었던 회사는 2016년 말 자본총계가 약 9500억원에 달하는 성장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후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지속되자 2017년 10월 한화S&C를 에이치솔루션과 한화S&C로 분할하고 2018년 8월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을 합병해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고 CGCG는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CGCG는 “대표이사가 다른 회사의 등기이사를 2개 초과해 겸직할 경우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며 “과거 일감몰아주기 거래의 수혜자로, 회사의 사업기회를 지배주주 등에게 넘겨 손실을 입힌 의사결정 과정에 찬성한 경력이 있거나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해 수혜를 입은 지배주주 일가의 이사 선임에 반대를 권고한다”고 했다.

▲(왼쪽부터)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


차남은 금융 사업, 삼남은 호텔·레저·유통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 부문장이 그룹 내 주요 사업과 신사업을 승계받는 구도로 굳혀지는 가운데, 최근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지난달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으로 발령났다.

기존 그룹의 호텔과 레저 사업에 이어 유통 사업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삼남의 승계 구도 역시 명확해지고 있다.

1989년생인 김 상무는 미국 태프트스쿨, 다트머스대학을 졸업하고 2014년 한화건설에 입사해 한화그룹의 면세점 사업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다.

하지만 수차례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빚어 여론의 뭇매를 맞자 2017년 한화건설에서 퇴직하고 독일에서 아시아 레스토랑을 개업하는 등 개인사업을 했다. 지난 2020년 4월부터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먼트에서 경영 경험을 쌓았다.

이후 지난 2020년말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 담당으로 경영에 복귀한 김 상무는 작년 5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로 발령났다. 김 상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프리미엄사업부 산하 프리미엄레저(PL) 그룹장을 맡으며 승마장 관리와 승마 관련 신사업을 맡고 있다.

지난달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으로 인사가 난 김 상무는 기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PL 그룹장도 겸직한다.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은 갤러리아백화점의 신사업 발굴과 VIP 관련 신규 프리미엄 콘텐츠 발굴 및 사업화 등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성장이 정체된 갤러리아의 체질 개선이라는 과제가 김 상무에게 부여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유통사업은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이 아니지만 김 회장이 애착을 갖고 있는 사업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과거 동생 김호연 빙그레 회장과 재산 다툼을 벌일 당시 한화갤러리아를 지키기 위해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김호연 회장을 강제로 사임시키기도 했다.

김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책임자(부사장) 역시 한화생명의 전사혁신실, 미래혁신담당, 해외총괄담당, 미래혁신부문장을 거치며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업무를 맡아왔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14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2016년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2018년말 한화생명의 미래혁신부를 이끌며 2019년 롯데카드 인수전을 실무적으로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화생명이 막판에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빠지긴 했지만 2014년 삼성테크윈 인수전 이후 한화그룹의 최대 규모 인수합병을 김 부사장이 이끌었다는 점에서 그룹 내 존재감을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는 3번의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디지털과 신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열을 가다듬었다. 한화생명은 작년 1월 신사업부문과 전략부문을 신설함으로써 보험, 신사업, 전략의 3부문체제를 꾸리기도 했다. 이후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경영혁신과 투자 등 2개 부문을 추가했다.

김 부사장은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의 핀테크 투자를 주도하고 어느 정도 수확도 거뒀지만 정작 한화생명 등 금융계열사의 최대 과제인 미래 먹거리 발굴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화그룹 지분구조 (그래픽=신한나 기자)

한화家 삼형제, 승계 자금 어디서 구하나…올해 배당금 최소 600억원대?

이처럼 오너3세의 그룹 내 승계구도가 명확해지자, 재계에서는 본격적인 승계를 위한 지분매입 자금을 어디서 확보할 지 관심을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이들이 지주사인 ㈜한화와 한화에너지를 통해 최소 600억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챙겨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지주사인㈜한화는 지난해 실적에 따른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중당 750원, 우선주 1주당 80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1%, 6.7% 증가한 금액으로, 총 배당액은 699억원이다.
 

▲(주)한화 2021년도 실적에 따른 배당금(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먼저 장남인 김 사장은 ㈜한화 주식 333만주(4.44%)를 보유하고 있고, 차남인 김 부사장과 삼남인 김 상무는 각각 125만주(1.67%)를 갖고 있다. 여기에 삼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에너지(前에이치솔루션)은 ㈜한화 주식 727만2546주(9.70%)를 보유하고 있는 2대주주다.

아울러 김 사장은㈜한화 우선주 86만654주(3.75%)를, 한화에너지는 117만479주(5.10%)를 보유하고 있다. 김 부사장과 김 상무는 별도의 우선주를 갖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삼형제가 보통주 배당으로 지급받는 현금은 약 98억2691만원, 우선주 배당 16억2491만원으로 총 114억5182만원이다. 이는 ㈜한화 전체 배당금의 16%를 웃도는 수준인데 이를 삼형제가 챙겨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한화에서 받을 배당금은 한화에너지에서 챙길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삼형제는 한화그룹의 계열사 중 ㈜한화의 지분과 한화에너지의 지분만을 보유하고 있다. 김 부사장의 경우 책임경영을 이유로 자신이 근무하는 한화생명의 주식 30만주(0.03%)를 소유하고 있지만, 이 회사는 올해 배당을 하지 않는다.

이들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에너지는 현재까지 올해 배당금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배당금이 책정될 경우 고스란히 삼형제의 자금이 된다는 것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해 주당 3700원을 배당했다. 당시 모회사 에이치솔루션과 역합병하기 이전인 만큼, 배당금 501억원은 회사로 귀속됐다. 이와 별개로 에이치솔루션은 매년 4월 중간배당으로 삼형제에게 400억~500억원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올해도 한화에너지가 전년 수준의 배당금을 지급한다면, 삼형제가 받을 올해 배당금의 총액은 600억원대로 추산되며, 만약 배당성향을 확대할 경우 이들이 챙기는 현금 역시 증가하게 된다.

재계에서는 이들 삼형제의 ‘자금줄’인 한화에너지가 배당 규모를 키울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회사인 한화임팩트(前 한화종합화학)을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화임팩트는 지난 2015년 한화그룹이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하면서 편입된 회사로, 작년까지 별도의 배당을 진행하지 않았다. 인수 당시부터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지분 일부를 소유했기 때문에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한화그룹이 작년 6월 삼성물산(10.44%)과 삼성SDI(2.10%)가 보유하고 있는 한화임팩트 지분을 모두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한화에너지의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한화임팩트는 매년 자회사(지분율50%) 한화토탈로부터 중간배당과 결산배당을 수취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한화임팩트가 받은 배당금은 ▲2018년 3085억원 ▲2019년 1590억원 ▲2020년 438억원이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상반기에도 중간배당으로 288억원가량을 마련했다. 한화임팩트가 한화에너지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 만큼 배당을 재개할 경우, 한화에너지의 현금 유동성이 확대된다. 즉, 이 돈 역시 삼형제의 승계자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한 재계 한 관계자는 “한화에너지가 오너3세의 승계 밑천을 담당하는 자금처로 보인다. 향후 배당금 액수를 늘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현재까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실적이나 배당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선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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