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역대급 인상’에도 삼성·LG 볼멘소리 나온다…왜?

연봉 ‘역대급 인상’에도 삼성·LG 볼멘소리 나온다…왜?

  • 기자명 선다혜
  • 입력 2021.03.29 15:29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직원 연봉을 각각 7.5%, 9%씩 올리기로 하면서, 양사 모두 최대 폭으로 인상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여파가 있었던 것으로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인상 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시국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에 비해서는 인상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1차례의 협상 끝에 최근 연봉 인상 합의를 마무리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원협의회에서는 6%의 기본 인상률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3%를 주장하면서 4.5%로 절충안을 찾았다. 여기에 업무 성과에 따라서도 평균 3%씩을 추가함에 따라서, 삼성전자 직원들은 기본급과 성과급을 합쳐 평균 7.5%씩 연봉이 오르게 됐다.

적지 않은 인상률임에도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합의된 임금 기본 인상률이 당초 노조가 제시한 것에 미치지 못하고, 성과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되는 부분을 고려하면 전 직원 7.5%의 임금 상승이 이뤄진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심지어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 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를 중심으로 올해 임금 협상을 재협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황은 LG전자 역시도 비슷하다. 지난 18일 예년에 두 배가 넘는 평균 9%의 연봉 인상을 발표했다. 기본급 인상이 5.5.%고, 성과 연동형 인상이 3.5%다. 이는 지난 2011년에 이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3년 동안 인상률이 매년 평균 4% 안팎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배 이상 오른 셈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LG전자 내부에서도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양사 모두 최대 폭 인상을 결정했음에도 불만이 나오는 이유가 판교 IT업체들의 영향이 크다고 봤다. 게임 회사인 크래프톤과 웹전은 개발자 혹은 임직원의 연봉을 평균 2000만원씩 올렸고, 네이버·카카오·엔씨소프트는 지난해 평균 연봉 1억원의 벽을 깨기도 했다.

또한 최근 들어 세를 확장하고 있는 두 회사의 노조도 이 같은 분위기에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1500여명이었던 노조원이 임금 협상 과정에서 2500여명으로 증가했다. 따라서 내부적인 불만이 노조를 통해서 ‘재협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임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순히 연봉 인상률만 놓고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T 뿐만 아니라 제조업까지 겸하고 있는 삼성‧LG전자와 게임이나 포털 등 플랫폼 사업을 위주로 하고 있는 IT기업들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IT기업들이 최근 높은 수준을 연봉을 제시하고 있지만, 복지 혜택 등을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대기업에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는 IT기업들의 근속연수에도 드러나는 부분이다. IT기업인 카카오나 네이버, 엔씨소프트의 평균 근속연수는 6년에 미치지 못하지만, 삼성전자 등은 평균 근속연수가 12년에 이른다. 즉, IT기업들의 연봉이 대기업 수준으로 높아졌지만 복지혜택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더퍼블릭 / 선다혜 기자 a40662@thepublic.kr 

<사진제공 연합뉴스>

더퍼블릭 / 선다혜 a40662@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