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 생명 위협하는 BMW, 잇따른 ‘주행 중 시동꺼짐’ 2년 째 원인 불명?…‘저 품질 연료’ 탓만

차주 생명 위협하는 BMW, 잇따른 ‘주행 중 시동꺼짐’ 2년 째 원인 불명?…‘저 품질 연료’ 탓만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07.0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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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코리아 “국토부 조사 중…제조사, 리콜 결정 못해”

BMW가 판매한 디젤 차량이 주행 중에 시동이 꺼지는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동안 차주들은 BMW의 자체적인 결함이라고 지적해왔지만, BMW 측은 한국의 저 품질 연료를 사용한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공식서비스센터의 부실정비로 주행 중 바퀴가 차축에서 이탈하고, 4륜 차량의 타이어를 잘못 끼워 1년여간 차량 조향을 불가능하게 만든 사례 등으로 전문성에 대한 의심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BMW의 디젤차량 결함 논란과 국내 공식서비스센터의 정비 실태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했다.


주행 중 시동 꺼지는데…BMW 코리아 본사·딜러사 책임 미루기 ‘급급’

2일 자동차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달 12일 용인-서울고속도로를 주행하다가 BMW X6 차량의 시동이 갑자기 꺼지면서 멈추는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 이 차는 지난 2019년 8월 구매한 차량으로 비교적 신형 차량이다.

A씨는 사고 당시 제조사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자 BMW 공식서비스센터는 “고압 펌프에서 나온 쇳가루가 엔진에 영향을 줘서 차가 멈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지난해 7월에도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중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향 톨게이트 2KM 지점에서 갑자기 차가 멈춰 대형사고 위기를 맞았다.

BMW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했음에도 10개월만에 또다시 동일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이번 2차 사고는 고속주행 중 동수원IC 주변 터널 내부에서 시동이 꺼지고 차량이 멈추면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높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제조사 측은 여전히 고압펌프에서 발생한 쇳가루 때문이라는 앵무새 같은 말만 반복했다.

A씨는 BMW 본사와 딜러사가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에 따르면 사고 발생 이후 BMW 본사에 연락하자 차량이 입고된 서비스 센터에 연락을 취하라고 했고, 서비스센터에 연락을 했더니 한독모터스 고객지원팀에 연락하라며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고 한다.

A씨는 “2019년 9월 차를 구입한 이후 같은 사고만 벌써 두 번째”라며 “10개월 전에도 같은 문제로 수리를 했는데 생명의 위협을 느껴 더는 차를 탈 수 없을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BMW 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A씨가)A/S 센터에서 수리를 했다고 하는데 어떤 원인인지는 잘 모른다”며 애써 말을 아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주행 중 시동꺼짐 현상’ 하루 이틀 문제 아냐”

문제는 A씨 뿐만 아니라 BMW가 판매한 디젤 차량에서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현상’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데 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BMW 시동꺼짐 대책 힘모음방’이라는 카페가 개설될 정도로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커뮤니티에서는 BMW의 X5와 X6, 320d, 520d 모델 등에서 주행 중 시동이 꺼지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현재까지 시동이 꺼지는 증상에 대해서 명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커뮤니티에서는 공식서비스센터가 진단한 대로 고압 펌프에서 나온 쇳가루가 엔진에 영향을 줘서 차가 멈춘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BMW코리아는 저 품질 경유 사용함에 따라 쇳가루가 발생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BMW사의 디젤 차종에는 고압펌프로 연료를 분사해 출력을 증가시키는 기술이 탑재됐는데 저가 원료에 불순물이 섞이면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BMW 측의 주장과 관련해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BMW가 국내 경유 품질을 언급한다면, BMW가 직접 품질을 입증할 문제”라며 “소비자는 낮은 품질의 경유를 찾아 쓸 고의성이 없으니까 BMW가 입증하지 못한다면 무상수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커뮤니티의 또 다른 이용자는 “BMW코리아 측은 쇳가루가 발생해 서비스센터에 접수될 때마다 국토교통부에 기름을 보내서 품질검사를 진행한다”며 “검사결과 현재까지 품질이 좋지 않은 주유소는 한 곳도 없다는 식으로 담당 어드바이저에게 전달받았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카페 등에서 시동꺼짐 사례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BMW 측은 <본지>에 “보증기간 내에 수리를 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시동 꺼짐을 결함으로 봐야 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파악을 해봐야 한다”고 답해, 저품질 경유 사용에 따른 시동 꺼짐이라 추정할 뿐 명확한 원인에 대한 파악조차도 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주행 중 차량 바퀴 이탈’…공식서비스센터 부실정비 ‘망신’까지

BMW코리아의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최근 광주시에 있는 한독모터스 BMW공식서비스센터에서는 부실 정비로 인해 운전자의 목숨을 앗아갈 뻔한 정비실수가 일어났다.

최근 전남 나주의 한 도로를 주행하던 BMW 740Li 차량에서 갑자기 바퀴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왼쪽 뒷바퀴가 차축에서 이탈했다.

2차 사고나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일가족 4명이 탑승해있었던 만큼 위험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운전자 B씨는 해당 사고에 대해 BMW공식서비스센터 측에 알렸고, 서비스센터 직원으로부터 정비 후 바퀴와 차축을 연결하는 볼트를 최종적으로 조이지 않았다는 설명을 들었다.

B씨는 “어느 정도 실수가 있었더라도 이해할 수는 있지만 공식 서비스센터 측의 해명과정에서 무성의한 답변에 실망했다”며 “생명을 잃을 뻔한 사고였음에도 화를 내고 나서야 책임자가 등장했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공식서비스센터의 정비실수는 해당 사건이 발생한 이후 또다시 들려왔다.

지난달 28일자 <뉴스1> 보도에 따르면 광주시에 있는 코오롱모터스 BMW 광주서비스센터점에서 BMW 520d xDrive 차량의 타이어의 크기를 짝짝이로 교체하는 정비실수를 저질렀다.

해당 차량은 사륜 구동형 차량이기 때문에 4개의 타이어 사이즈가 동일해야 한다. 앞바퀴와 뒷바퀴의 크기가 다르면 바퀴간 회전수가 달라져 고장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는 “조금만 속력을 내면 핸들 조작이 안되고 기어가 뻑뻑해 사고가 날 뻔도 했다”며 “잦은 잔고장 때문에 센터를 몇 번이나 방문했지만 원일을 알 수 없다고만 해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당시 피해자 C씨는 배우자와 3살 아이를 태우고 나들이에 나섰는데, 돌연 차량에서 매캐한 냄새가 진동하자 인근 일반 자동차 공업사를 방문했다.

이후 C씨는 1년여간 발생한 차량 오작동의 원인을 해당 공업사 정비공으로부터 전해 듣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고 한다.

해당 공업사 정비공은 “타이어의 크기가 다르잖아요”라며 “사장님이 직접 타이어를 교체하셨나요? 초보자도 이런 실수는 안 하는데”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후 C씨는 해당 사실을 공식서비스센터 측에 알렸지만, 센터 측은 금전적 보상은 어렵다며 앞바퀴 2개를 교체해준다는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

C씨는 “오작동의 원인을 알려고 생부품도 교체하면서 지출했다”면서도 “센터 측은 돈으로 보상해줄 수 없으니 앞바퀴 두 개만 바꿔준다고만 한다. 차는 비싸지만 고객 서비스는 형편없다”고 토로했다.

결국 C씨는 한국소비자원에 해당 서비스센터를 고발했다.
 


연이은 서비스센터 대응·결함 논란에…“실적 회복 어려울 수도”

이처럼 서비스센터 대응문제와 결함 논란이 연이어 발생하자, 과거 차량화재로 인해 감소한 판매량을 회복하고 있는 BMW코리아가 다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5월말 기준 국내에서 판매된 BMW는 2만9759대로, 같은 기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3만5342대 판매하면서 양사의 판매량 격차는 전년동기 대비 1500대 가량 줄었다.

당초 BMW 코리아는 국내에서 메르세데스-벤츠와 경쟁하면서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2016년에 차량 화재사고가 발생한 이후 2017년 배기가스 시험성적서 조작 논란, 2018년에 다시 차량 화재 사고가 이어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가 크게 하락했다.

이 때문에 지난 2016년 이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내준 뒤에 줄곧 2위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화재 이후 적극적인 리콜조치와 고객 맞춤형 마케팅 강화 등의 노력에 지난해부터 판매량이 점차 회복세를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BMW 코리아는 지난 2017년 5만9624대에서 2018년 5만524대, 2019년 4만4191대까지 감소했다가 2020년에 5만8393대까지 증가하면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행 중에 시동이 꺼지는 등의 품질 문제로 인해 판매량이 다시 꺾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즉, 서비스센터 대응 및 결함 논란 등에 대한 대처가 미흡할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다시금 외면당할 수 있다는 것.

완성차 업계 한 관계자는 “BMW 코리아가 화재 사건 이후 무너진 판매실적을 최근 회복하고 있는데, 부정적인 논란이 지속될 경우에는 실적회복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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