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 김만배‧남욱‧정영학 일당들, 불법성까지 인지하고 있었던 정황 드러나

화천대유 김만배‧남욱‧정영학 일당들, 불법성까지 인지하고 있었던 정황 드러나

  • 기자명 배소현
  • 입력 2022.02.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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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짜리 도둑질, 완벽하게 하자", “무간도 영화를 찍는 것처럼 공사 안에 우리 사람을 넣어놨다”, "김만배씨가 저에게 게이트라고 말하면서 4000억 원짜리 도둑질일 수 있다"

▲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왼쪽)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더퍼블릭 = 배소현 기자] 화천대유 일당이 대장동 사업 공모가 나기 전 사업을 통해 벌어들일 예상 수익을 파악했고, 그 불법성까지 인지하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25일자 <동아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및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이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에게 “4000억짜리. 4000억짜리 도둑질하는데 완벽하게 하자. 이거는 문제 되면 게이트 수준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도배할 거다”고 발언한 내용이 담긴 2014년 11월 5일자 ‘정영학 녹취록’을 확보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가 이 같은 대화를 나눴던 2014년 11월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민간사업자를 공모(2015년 2월)하기 전으로 화천대유도 설립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게 <동아일보>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화천대유 일당들은 사업을 통해 벌어들일 예상 수익 규모를 파악했고 그 불법성까지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는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분양수익을 제외하고도 지금까지 배당금으로만 4040억 원을 벌어들였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남 변호사를 조사하면서 ‘4000억 원 도둑질’ 발언의 배경을 추궁했는데,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 대주주)김만배 씨가 저에게 게이트라고 말하면서 4000억 원짜리 도둑질일 수 있다고 했다. (화천대유가)하나은행 뒤에 숨어 있었으니까 그런 취지로 (도둑질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는 2014년 11월 서울 서초구의 한 중식당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이던 정민용 변호사와 함께 하나은행 관계자를 만났는데, 남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무간도 영화를 찍는 것처럼 공사 안에 우리 사람을 넣어놨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민용 변호사는 남 변호사의 서강대 후배로 화천대유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사업구조를 설계한 혐의(배임 등)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됐다.

이와 관련,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장동 공모지침서도 나오기 전 설계는 이미 끝나 있었다. 설계자가 그분”이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정조준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화천대유 일당이 대장동 사업 공모가 나기도 전 수익 금액까지 정확히 특정해 준비한 사실이 드러났다. 설계자였던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면서 “공모지침서가 나오기 전 ‘설계자’와 교감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설계자가 ‘그분’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했다.

아울러 녹취록에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2020년 10월 30일 김만배 씨와 정영학 회계사 등과 만나 수익배분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이 향후 문제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대목도 등장한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은 “국가정보원에서 분명히 군불이 나오기 시작할 테고, 지금 전혀 움직임이 없어서 의아했다”며 “분명히 옵티머스처럼 불꽃이 어딘가 나올 텐데 왜 안 나올까. 만약에 불꽃이 한번 터지면 그 불꽃은 누구도 못 막는다”고 언급했다는 것.

뿐만 아니라 검찰이 확보한 남 변호사의 메모에 따르면, 김만배 씨는 지난해 10월 15일 남 변호사에게 전화해 “천화동인 1호는 김만배 것이라고 얘기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서 “김만배 씨가 정 회계사 녹취록에 천화동인 1호는 유동규 것이라는 녹취가 돼 있다고 했다”며 “(이 때문에)천화동인 1호가 김만배 것이라고 진술하면 녹취록의 신빙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배소현 기자 kei.0521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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