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발 코로나19 집단감염' 신동빈 회장의 ‘엇박자’로 시작된 무더기 확진…이미지 쇄신 ‘찬물 쫙’[추적]

김다정 기자 / 기사승인 : 2020-08-19 09: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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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人災)인가, 천재(天災)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는 좀처럼 잡힐 듯 잡히지 않으면서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외식업계는 올해 수차례 반복되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비심리가 쪼그라들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확진자 방문 소식이 알려지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매장을 기피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이달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위축이 가시기도 전에 폭우를 동반한 긴 장마가 이어지면서 외식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졌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고객들의 씀씀이가 줄었는데 궂은 날씨까지 이어지면서 음식점 매출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발(發) 집단감염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다.

 

이들에 의한 N차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애써 살려놓은 내수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쓴소리까지 나온다.


이 과정에서 롯데리아를 운영하는 롯데GRS의 대응과정도 도마에 오르면서 ‘공공의 적’으로 전락한 모양새다.


이에 <더퍼블릭>은 고통 받는 외식업계 코로나 방역 ‘비상’의 불을 재점화한 롯데리아의 집단감염 논란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봤다.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최근 할리스커피, 스타벅스 등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하자 방역 당국은 지난 4일 커피전문점 등 외식매장을 대상으로 취식 시간 외에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는 방역 수칙을 발표하는 등 감염 예방의 고삐를 조였다.


그러나 방역 수칙을 강화한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외식프랜차이즈 ‘롯데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1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롯데리아 종사자 모임과 관련 집단감염이 확인돼 지난 12일 오후 6시까지 서울과 경기 등에서 점장과 직원 1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기에 14일 낮 12시 기준 롯데리아 종사자 모임과 관련한 확진자는 4명 늘어 누적 15명이 됐다. 신규 확진자 4명은 모임참석자와 같은 공간에 있던 이용객들이다.


이들은 지난 6일 오후 3시18분부터 오후 9시4분까지 회의를 하고 족발집·치킨집 등에서 식사를 했다. 회의와 족발집에는 10명이 함께했고, 치킨집에선 9명이 합류해 총 19명이 참석했다.


방역당국은 장시간 모임에도 마스크 착용이 미흡했던 점을 감염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롯데리아 운영사인 롯데GRS 관계자는 “정례 회의는 아니었고, 영업활동 과정에서 각 매장에서 터득한 노하우와 잘된 점을 공유하는 자리였다”며 “회의가 늦게 끝나 참가자들이 저녁을 함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롯데GRS는 지난 11일 종각역점 직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것을 통보받은 이후 하루 동안 이 매장을 폐쇄하고 방역을 했다.


이 지점은 다음 날인 12일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감염 방지를 위해 13일 다시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이외에도 면목중앙점, 군자점, 소공2호점, 서울역사점, 숙대입구역점, 건대역점, 건대스타시티점 등 서울 시내 8개 점포의 문을 닫고 방역 및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이후 이들 8개 점포는 14일 영업을 재개했다


이번 롯데리아 점장 모임과 관련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사람은 83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는 회의에 실제로 참석한 점장 19명과 지점 직원 2명을 비롯해 이들의 직장 동료인 부점장·아르바이트생과 가족이 포함됐다.

“이 시국에” 대면회의 필요했나?

확진자의 방문으로 일시적으로 매장 문을 닫은 앞선 외식업체 집단감염 사례와는 다르게 롯데리아발(發) 집단감염은 롯데리아 점장과 직원이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큰 혼란을 야기했다.


일반적으로 외식업 특성상 매장 내에서 음식을 먹을 때에는 마스크를 벗을 수밖에 없는 데다가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마스크를 벗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특히 고객이 몰리는 시간에는 거리두기가 무색할 정도로 다닥다닥 붙어있기 마련이다.


업계 특성상 사실상 완벽한 방역이 어렵다는 얘기다. 때문에 이전에도 외식업계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의 조짐이 왕왕 있었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코로나19 위험이 사그라들지 않은 시점에 굳이 롯데리아는 다수가 참석하는 대면회의를 진행했어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비대면 회의와 보고를 강조하고 있다.


‘디지털 체제 전환’을 통한 체질개선을 추진하면서 주 1회 재택근무제와 화상회의 등을 실시하는 등 업무 환경에도 혁신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에 따라 롯데GRS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화상 회의를 원칙으로 하고 메신저를 활용한 관련 시스템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정작 ‘언택트’(Untact·비대면) 기조에 따른 체질개선이 요구되는 롯데리아는 화상시스템을 갖춰 놓고도 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불가피하게 대면 회의를 진행했다고 하더라고 굳이 2차에 걸친 술자리까지 이어가야 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더욱이 롯데리아는 버거 프랜차이즈 특성 상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해있고 불특정 다수가 방문하므로 철저한 방역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매장의 책임자인 점장들의 안일한 행동에서 시작된 사회적 파장은 거세지는 분위기다.


모임 참석자들은 첫 확진자가 나온 11일까지 5일간 각 지점에 출근해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곳에서 전파가 일어났다고 해도 모르고 지나갔을 가능성이 높고, 숨겨진 감염자가 또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를 전파하고 있을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문 열었다 닫았다 ‘오락가락’…늦장대응 구설수

다만 롯데리아 관련 확진자 역시 전염병의 피해자인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롯데리아를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는 이유는 이번 사태를 대응하는 방법이 부적절했다는 이유에서다.


애초에 수도권 내에서 집단감염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대면회의를 진행했다는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롯데GRS는 무더기 확진자 발생에도 이를 고객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빈축을 샀다.


롯데GRS는 지난 11일 종각역점 직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것을 통보받고 하루 동안 이 매장을 폐쇄하고 방역을 실시했다.

 

이후 바로 다음 날인 12일 다시 운영을 재개했다. 그러더니 13일에는 전면 폐쇄로 가닥을 잡고 하루만에 다시 영업을 포기했다.


또 종각역점에서 확진자가 발생에 따른 선제적 조치로 혜화점, 면목중앙점, 군자점, 소공2호점, 서울역사점, 숙대입구역점, 건대점 등 7곳을 11일 오후 7시께부터 문을 닫고 방역을 진행했다.


그러는 동안 롯데리아 홈페이지나 SNS 그 어느 공간에도 고객에게 해당 매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안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코로나19 잠복기가 최장 2주인 데다 불특정 다수가 빠르게 식사를 해결하는 패스트푸드 특성상 방문자를 일일이 찾기가 쉽지 않다.

 

자칫 롯데리아가 새로운 집단 감염 진원지로 지목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사실을 고객들에게 적극적이게 알리지 않았다.


롯데GRS는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꼬박 하루가 지난 뒤에야 뒤늦게 홈페이지에 공지를 올렸다.


이를 두고 롯데GRS가 최소한 확진자 발생 전날부터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를 인지했음에도 제대로 고객에게 알리지 않고 영업에만 몰두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회사는 해당 모임 관련 사항을 면밀히 파악하지도 못했다. 당초 롯데GRS는 모임 참석자수가 총 20명(점포 19명, 지점 사무소 1명)이라고 12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다음 날에는 참석자수를 총 22명으로 정정하면서 정확한 사태 파악을 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 자사에서만 11명의 확진자가 나온 후에야 뒤늦게 전 사원을 대상으로 재차 ‘모임 자제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공지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준수 ▲마스크 착용 생활화 ▲대면 모임 지양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올해 초 롯데GRS는 이미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됐을 때부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지를 직원들에게 알린 상태였다. 그러나 이같은 회사 지침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결국 전형적인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나선 모양새다.


‘황금연휴’ 앞두고 확진자 폭증…내수경제 회복에 ‘찬물’

특히 이번 롯데리아발 집단감염 사태는 ‘황금연휴’를 앞두고 터졌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


당초 정부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내수경제를 활성화를 위해 ‘8월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그러나 이를 코앞에 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애써 살려놓은 내수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나온다.


15일~17일까지 황금연휴를 앞둔 지난 14일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 대비 103명 증가했다. 지역 사회 감염이 85명이고, 해외 입국자 가운데 18명이 확인됐다.


신규 확진자가 100명이 넘은 것은 지난 7월 25일(113명) 이후 20일 만이다.

 

하지만 당시는 이라크 입국자 등 해외 확진자가 많았고 이번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 사회 감염이 대규모 확진에 영향을 미쳤다. 수도권에서만 7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특히 집단감염이 있었던 소규모 교회, 요양병원 등 취약시설에 더해서 시장, 학교, 패스트푸드점 등 생활과 밀접한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해 지역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 조짐이 보이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향 방안까지 거론하면서 외식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최근 긴 장마로 외출을 자제하는 시민들이 늘어나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 집단감염이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내수에 큰 영향을 끼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한 올 4월 71까지 곤두박질 쳤다. 100이하면 경기 등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후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재정지출에 더해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지난달에는 84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다시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또 다시 손님들의 발길이 끊길 것이란 불안감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롯데리아발 집단 감염의 경우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매장이어서 방역당국이 폐쇄회로(CC)TV와 신용카드 추적 등으로 모든 접촉자를 추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데다 여러 매장에서 확진자가 동시에 나온 상황이어서 역학조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통해 확진자의 감염 장소와 접촉자를 조기에 파악하지 못하면 n차 감염의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 그만큼 어려워진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줄어들만 하면 예기치 못하게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좀처럼 매출 회복세에 속도가 붙지 않는 상황”이라며 “특히 이번 롯데리아발 집단감염의 경우 적절치 못한 대응 등이 외식업계 전체의 불신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롯데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더퍼블릭 / 김다정 기자 92ddang@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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