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항공사...탑승객·화물 독과점 우려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통합항공사...탑승객·화물 독과점 우려돼

  • 기자명 임준
  • 입력 2021.10.0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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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추진

[더퍼블릭 = 임준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와 통합되면 탑승객 50%를 넘는 독과점 노선이 전체의 절반을 넘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또한 탑승객이 아닌 화물의 경우도 통합항공사가 60% 이상 차지하는 독과점이 될 상황이 전개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이 발간한 '2021 국감 정책자료집'에 따르면 국내 공항에서 운항 중인 435개 노선 중 통합 항공사가 독과점할 것으로 예상되는 노선은 50.8%인 221개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9년의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221개 노선에서 연간 이용객의 50% 이상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이용했다고 나타났다.

통합 항공사가 탑승객 50% 이상을 점유하는 노선의 많은 부분이 일본, 중국, 동남아 등의 중·단거리 노선인 것으로 드러났다.

노선별로 김포∼일본 도쿄 노선은 2019년 연간 이용객이 204만1000명인데 통합 항공사의 점유율은 54.97%, LCC와 외항사는 45.03%였다.

인천∼중국 시안 노선은 통합 항공사의 탑승객 점유율이 96.59%, 인천∼푸껫은 90.68%, 인천∼자카르타는 71.90%, 김포∼간사이는 67.56%에 각각 달했다.

대한항공 측은 공항 슬롯(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 횟수) 점유율이 38.5%이며 이는 독과점과 상관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슬롯이 아닌 탑승객 수 기준으로 보면 독과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탑승객 점유율을 기준으로 경쟁 제한성을 판단하며 현재 대한항공의 기업결합심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슬롯의 경우도 밤 시간인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는 외항사가 93.72%를 차지하긴 하지만, 낮 시간대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 점유율이 50% 가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여객뿐 아니라 화물 역시 통합 항공사의 출범으로 독과점이 우려된다. 2019년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의 화물 처리율을 모두 더하면 61.5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두 항공사의 통합 이후 독과점이 불가피함에 따라 공정위는 통합 항공사의 경쟁 제한성을 완화할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쟁 제한성이 있어 일정한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게 심사관들의 의견이라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의 발언은 결합을 승인하더라도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조건을 걸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항공업계는 국토부가 운수권, 슬롯 재분배를 통해 공정위와 협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독과점을 막기 위해 통합 항공사의 운수권을 LCC 쪽에 나눠주지 않겠냐고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운수권 회수는 통합 이후 노선과 운항 횟수를 유지하겠다는 대한항공의 방침과 배치되고, 고용 유지도 어렵게 할 수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엽적인 방법으로 정부의 운수권이나 슬롯 재분배를 하기 보다는 외국 항공사들과 협의하고 해당 국가와도 조율하여 항공권을 늘이는 정책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임준 기자 uldaga@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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